절집에서
마시는 차 한잔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가을 바람이 뒤흔드는 풍경소리를 뒤로 하고 송광사 찻집에서 주인장이 내 놓은 솔잎차를
마십니다. 은은한 나무 향과 조용한 명상음악에 마음이 노곤해지고, 산사의 늦가을이 따뜻하게 입안에 번집니다. 소담한 찻집 창밖으로 노을 속으로
빠지는 송광사의 감나무가 보입니다. 늦가을을 맞은 절집에는, 그리고 절집에서 마시는 차 속에는 나그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마치 차 한 잔으로 도를 깨치는 마냥 머릿속이 갑자기 맑아짐을 느낍니다. 그리곤 차를 마시면서 연신 완주의 품에 안긴 풍경들이,
호젓한 절집의 풍경들이 다시 되새김질됩니다. 지나쳐온 완주의 풍경들을 하나하나 다시 되밟습니다. 주황빛 그리움이 주렁주렁 매달린 동상마을,
그리고 피오르협곡을 닮은 호수, 그리고 오색단풍과 조화를 이룬 위봉폭포의 풍경, 그리고 늦가을을 맞은 고즈넉한 절집 등 완주는 감상에 젖고도
남을 만한 여러 풍경을 안고 있는 곳입니다. 그렇습니다. 송광사 입구에 세워져있던 팻말 “참으로 좋은 인연입니다.”, 그 말 그대로 가을날 만난
완주는 참으로 좋은 인연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만난 그대와 나, 참으로 좋은 인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