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말로 잘하는게....
낫질,톱질, 도끼질, 지게질이다.
조선 최고라고 해도 맞을거다... 아버지가 안계시니까....
겨울이면 내 장난감이었고, 우리집 생계 수단이었고, 운동기구였다.
고등학교때는 복근이 선명했고 수건을 비틀어 짜면 "우지직"하는 소리가 날 정도였다.
주먹을 쥐면 내 힘에 내 손가락 뼈가 부저질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
겨울방학 50일중에 45일 이상은 나무를 했다...
선택이 아닌 필수였고...내 의사와는 무관했고....아버지가 산에 가시는 한, 내가 안 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내가 안 가면 아버지가 더 힘드실걸....아주 잘 알기에....
아침 햇살이 뜰때쯤 군축령에 도착해서 저녁에 경운기에 싣고 남북리 외가집에 오면
어둑해진다.
어느날인가는 저녁을 다섯 그릇을 먹은 기억이 난다....
더 먹으려다가 너무 먹는거 같아서 참았다.
그때 외숙모가 해 주시더 밥, 반찬은 정말 맛있었다...
겨울 바람에 엄지 손가락 마디가 터져서 안티프라민을 바르고
손바닥에 마디가 아닌 마디 사이게 굳은살이 배겼다...
그렇게 나무를 하고 다음날 일어나면... 온 몸이 뻐근하던 기억도 난다....
내가 고 1,2,3 학년때다.
한참 힘쓸 나이인 내가 그정도로 피곤했으니까 당시 50 초반이시던 아버지는 더 하셨을거다...
요즘 들어 생각이 난거다...내가 50 초반이니까.....
지금도 내 손에 낫과 톱이 들리면....나무들이 알아서 눕는다...
그때 이후로... 낫을 들고 처음으로 제대로 낫질을 해 봤다...
기분은 그대로이고... 손맛도 그대로인데..... 몸에 기억되는 통증은 훨씬 심하다...
거의 열흘을 어깨며 손목, 손가락이 쑤시고 아프고...무거운걸 들면 시큰거린다....
쓰벌... 그때는 안 그랬는데....
낫질만 한거 같은데...허리까지 시큰거린다.
그래도 행복하다....
그때는 선택의 여지없는 생계 수단이었지만....
지금은 운동삼아.. 하는 일이니까....
오늘 못하면 내일 해도되고... 그래도 안되면 포크레인으로 밀면 되니까...
아무튼 우리집 하나뿐인 아들도 손에 톱과 도끼를 들었다...
낫은 프로의 영역이라 일부러 안 줬다...

장갑을 저렇게 쓰기는 그때 이후로 처음이다.
저렇게 된 장갑도 반대로 끼면 또 한참을 사용한다...
꼭 그렇게 해야만 했고.....
지금도 장갑을 버릴때면 아버지가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 같다....
"더 써도 된다..."
"그걸 벌써 버리냐?....."

3일 이상을 벤거같다..
하루종일 한건 하루고... 이틀은 퇴근후에 가서 네시간 정도씩...
이 작업을 하는 내내 아버지가 떠 오른다...
아버지의 나뭇단은 간결하셨고.. 깔끔했다...
저렇게 너저분하지 않고....난 팔게 아니니까 좀 대충하긴 했다....

나무에게 많이 미안하다...
10년 이상은 큰 나무들인데....
내... 다른 나무 심어서 잘 가꾸마.....

이 사진을 왜 찍은거 같은가?......
나무는 한 번에 못 자른다...
이쪽 저쪽을..... 넘어지는거 생각해서 톱질해야 한다.
근데 이 톱질을 잘못하면 아래 사진처럼 된다.
20분이면 자를 나무를 2시간을 톱질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게 내공의 차이......
경지에 다다르면 톱의 만나는 면이 거의 일치한다...

요렇게 서 있는 뽕나무를 자랐다...아들이...

요렇게 자르고....

이렇게도 자르고....

도끼로 난도질도 하고.... 결국은 엄마의 성화로..포기.....
그 시간에 다른거 하라고...


봐도 잘 모르겠지만.... 난 안다...
저게 얼마나 처절한 싸움이었는지.....
처음 제대로 톱질, 도끼질을 해 본거다...곁에 아빠는 없었지만.....
그래서 아빠에게 뭔가 결과를 보여주고 싶어서....죽어라...도끼질을 했겠지만....
가장 큰 실수는 처음 톱질을 수평으로 하지않고 경사지게 한 것이다.
그래서 처음 톱이들어간 자리와 두버째 들어간 자리가 잘 안맞은거다.
나도 낫질을 처음 할때는 난도질을 했었다...
제대로 안 맞아서, 맘대로 안되서...
포기하지 않고 저정도 까지 한 아들에게 박수.....
엄마의 성화만 아니었으면... 다 잘랐을거다...




저렇게 나무를 해서 칡으로 묶어서 산 아래로 끌꼬 내려간다....
하루에 저보다 굵고 긴 나무단을 30단 가까이 한다.
그걸 묶고 묶어서 200미터 쯤되는 급경사의 골짜기를 따라 끌로 내려가서
경운기에 싣기 좋게 쌓아놓고... 다시 올라와서 또 끌고 내려간다.
그렇게 적게는 세번, 많게는 다섯번을 하고 마지막 올라갈때는 기어서 네 발로 올라간다.
여기서 꿀팁하나....
산을 오를때 네발로 기면 힘이 훨씬 덜 든다...
그래서 산 짐승이 잘 뛰는 거다...
마지막 내려올때 아버지는 점심먹으면서 조금 남겨둔 밥을 내게 먹으라고 하신다...
내가 이때쯤.....배 고플걸 생각하시고 남겨 놓으신거다....
경운기에 실으면 높이가 2.5미터는 된다.
나무짐 가운데를 움푹 파이게 짐을 꾸리고... 난 그 속에 누워서 "탕탕" 거리는 경운기 엔진 소리를
들으며 밤 하늘의 별을 보곤했다....
우리집 경운기는 석유 엔진이라 디젤 엔진하고는 소리가 다른 맑은 소리였다...
지금도 가끔은 경운기 소리가 들리고 .... 그 흔들거림니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