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와 스마트
우리집에 흑백 레이져 프린터가 한 대 있어서 늘 계란 보낼때마다 그안에 시골의 소식이나 이웃 농부의 판매품들을 소개하는 통신문을 함께 보내는데, 간혹 개인적으로 편지를 보낼때도 있어서 노트북에다 글을 쓰면 이것을 프린터기가 연결된 컴에다 옮겨 적어야 합니다.
여태 그래왔다가 이번에 인터넷 시장에 들어가 보니 “ 오매!”빵빵하고 싼게 메이커가
지천입니다. 그래서 옥션이나 무슨 마켓에 들어가 회원이 되어 사볼라 카이 어찌나 힘이 들든지, 남들은 쉽게 산다 카든데, 나는 회원이 되어도 돈 낼라 카먼 이런 보안 시스템 깔아라! 조금 해보니 혹시 해킹 당하는거 아닌가 겁이나서 못하겠고, 아이고! 마 치아뿌라 내일 하이 마트 같은데 가서 사지!“했는데, 기회가 닿아 삼성 진주 대리점에 가서 같은 물건을 보고 반가워 가격을 물어보니, 인터넷과는 약 4=5만원이 차이가 납니다.
“이거 인터넷으로 가격을 보니 여엉 싸든데, 여기는 와이래 비싸요?” 물어보는 내가 한심한 듯 그기는 직원도 엄꼬, 건물도 엄시 달랑 소개하는 카달로그 한 장 인쇄해서 주문을 받아 팔기 때문에 쌀 수밖에 엄따고 성질 넣어 말해 버립니다. “아따 자쓱아! 니도 그래 팔지 여기서 말라꼬 안되는 장사 하고 있노?” 말할라 카다가 듣는 넘 귀가 아플까 봐서 그냥 나왔습니다.
인터넷 시장은 오프라인의 모든 시장에 비하면 블랙홀 같은 무서운 경쟁자입니다. 먹는거 빼고는 모든게 인터넷으로 가능하니 점포 장사가 안된다고 울상들인데, 가격에 이렇게 차이가 나니 소비자는 한푼이 아쉬븐 판에, 우째 할 수가 엄지요. 대세를 따를 수밖에... 다음날 아침 잠시 들른 아들에게 어제 시장에 가서 프린트기 하나 보고 못 사온 이야기를 다 해주니“아빠! 프린트기는 집에 한 대만 있으먼 다 쓸수 있다. 아니! 내말은 노트북에서 글을 쓰면 저짝으로 옮겨야 되고, 아니면 연결 짹을 빼서 노트북에 꼽아도 머가 안되는지 프린터가 안되서 마아! 작은거 하나 사서 내방에 넣어놓고 쓸라카이 하나 주문해 도고!” 이렇게 변명을 하며 앞으로 글을 많이 쓸것처럼 이야기 했지요.
아들은 한 대만 가지고도 호환을 할수 있다며 내 노트북을 가지고 가더니 앉아서 머라머라 전화도 하고 해싸서 “니도 별수 엄찌. 내하고 머 차이가 있겠노?” 속으로 웃으며 닭들 배추를 한 무더기씩 주고 집안에 들어오니 “아빠! 와이파이가 되는 곳에서 프린트를 켜놓고 노트북 인쇄를 누르면 프린터가 인쇄를 해준다!” 이러는 거라!
이기 무슨 소리고? 유선 연결 안해도 와이파이 무선으로 프린터가 알아듣고 인쇄를 해준다꼬?옛날 서부 말타고 다니든 시대에 자동차를 본 사람들이 이기 우째서 사람을 태우고 가노? “한다더니 딱 그짝입니다. 아들 말대로 짧은 글을 찾아서 프린터를 켜고 인쇄를 찍으니 프린터가 왱 소리를 내더니 ”철철철“ 하며 인쇄된 종이가 나옵니다.
”와따! 신기하네! 프린터 야가 대기 똑똑 한 넘이네. 프린터 한 대 값 벌었다. 아빠! 프린터 값 반은 내도! 택도 음따! 여태까지 프린트 때문에 힘든거 생각하면 니가 퍼뜩 쫌 해 주지! 아이고! 알았다. 우리 가족들 한번 모일 때 밥 한끼 내꺼마!“ 아들과 흥정은 이렇게 끝이 났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신기 합니다.
아마도 아날로그와 스마트의 생각차이가 아닐까 싶어요. 컴에 관해서라면 아들이 훨씬 선생입니다. 아무래도 그렇겠지요. 4살 손자도 핸드폰을 가지고 켰다 껏다 좋아 하는 음악 듣고 해쌋는데 세월이 더가서 손자 손녀에게 물어보면 무슨 재미난 일이 또 나올지
기다려 집니다.
이참에 글 많이 쓰고 싶은 산청 농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