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친형 이상훈 7단을 통해 기사복직 의사 표명 내년 1월 8일 상임이사회 승인받으면 바로 기사생활
17일 이세돌 9단이 한국기원에 복직할 의사를 표명했다.
지난 6월 8월 이세돌 9단의 휴직계를 제출했던 이세돌의 친형 이상훈 7단은 당일 오후 2시 40분 일차 한국기원을 방문하여 한상열 사무총장과 면담한 후 오후 4시에 이세돌 9단의 전문기사 복직원을 제출했다.
이상훈 7단은 "이세돌이 돌아오고 싶어한다. 일주일전 내게 복직하는데 있어 절차가 무엇이 있는지를 물어왔었다"고 말하면서 이유를 묻자 "바둑기사가 바둑을 두어야지"라며 간단히 답했다.
이세돌은 올 4월 한국바둑리그 불참을 통보한 후 26일에 열린 기사총회에서 자신에게 '모종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결의안이 통과되자 6월 26일에 1년 6개월간의 휴직서를 제출했었다.
기사회로부터 안건을 상정 받은 한국기원은 7월 2일에 열린 제87회 상임이사회에서 랭킹 1위 기사의 휴직이라는 미증유의 사안에 대해 참석이사 전원의 합의 의견으로 이세돌 9단의 휴직을 접수해 받아들이며, 복직 시에는 이사회의 심사와 승인을 받도록 의결한 바 있다.
현재 일정대로라면 2010년 1월 8일에 예정된 제89회 한국기원 상임이사회에서 이세돌 9단의 복직 문제를 심사하게 된다. 상임이사회에서 복직을 승인할 경우 이세돌은 즉시 복직 처리되어 기사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 한국기원 김종렬 홍보팀장으로부터 복직원 설명을 듣고 있는 이세돌 9단의 형 이상훈 7단.
이세돌은 자신과 브랜드 사용권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주)킹스필드 사무실에서 차만태 회장과 만나 17일 한국기원에 복직계를 접수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자신의 심경을 토로하였다.
다음은 킹스필드와 이세돌 9단과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하였다.
■ 이세돌 9단의 인터뷰
우선 이세돌 9단의 복귀를 환영한다. 당초 휴직기간이 1년 6개월로 정했고 또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을 했었는데 이렇게 빨리 복귀하게 된 배경과 동기는?
쉬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그 동안 앞만 보고 뛰었던 과거 일들을 회상하며 한때는 은퇴까지도 생각했으나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앞서 마음을 가다듬고 우선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이 앞섰다. 그러던 차에 평소 가깝게 지내던 (주)킹스필드의 차만태 회장으로부터 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슈퍼인터 바둑단 설립에 주장으로 입단해 줄 것을 제의 받아서 국내 최초로 프로바둑단을 창설하는데 선봉장으로 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 고민 끝에 승낙을 하였다. 그러나 프로바둑단의 일원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가장 시급한 문제가 휴직을 철회하고 복귀를 해야만 가능하므로 부득이 조기 복귀를 결정한 것이다.
프로바둑단 출범은 이세돌 9단의 복귀와는 별개의 새로운 사실인데, 우선 복귀 시기는 언제쯤으로 생각하는지?
내년 1월 1일부로 복귀를 하려고 생각한다. 금년 한 해 개인적으로 좋지 않았던 분위기를 쇄신하는 의미도 있고, 또 새로운 각오로 출발한다는 의미도 있고해서 새해 첫 날을 복귀시기로 잡았다.
휴직기간에는 주로 어떤 일들을 하고 지냈는지?
바둑도장에서 예전처럼 후배들을 지도하기도 했고 고향에서 휴가를 보내기도 했으며 몇 군데 여행도 다녀왔다. 그리고 형(이상훈 7단), 누나와 함께 앞으로 출판 예정인 명국집을 집필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휴직하게 된 동기가 기보저작권과 한국리그 불참 문제, 중국리그 대국료의 5%를 기사회에 납입하는 문제 등 한국기원과의 여러 가지 의견 충돌로 발생된 것으로 아는데 이러한 문제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되는지?
기보저작권에 사인을 하는 문제는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다른 기사들의 뜻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복귀 후 위임장에 사인을 할 예정이다. 한국리그 참가는 앞으로 제가 슈퍼인터 바둑단 소속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다른 바둑단 이름으로 참가 하는 데는 약간의 모순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제가 결정하기 보다는 소속 바둑단과 한국기원간의 협의에 의해 출전 가부가 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 외에도 앞으로의 중국리그 대국료 수입의 일부를 기사회에 납입하는 문제는 과거에도 제가 말한 것처럼 한국기원 측에서 저의 대국 스케줄만 조정 해 준다면 납부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이 9단께서는 휴직기간 동안 정신적 고충이 많았을 텐데 가장 큰 어려움이 있었다면?
휴직 결정을 내린 날부터 약간의 고충은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는 마음이 편해졌다. 특히 휴직을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휴직 전에는 바둑을 두는 일 외에는 인생을 돌아 볼 여유가 없었는데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나니 이제 세상이 조금씩 보이는 것을 보면 아마 그 것이 소득이라면 소득인 것 같다.
장기간 바둑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프로기사로서의 대국 감각이 떨어질 수 있는 우려도 있을 것 같은데?
오랜 시간 동안 바둑을 두다가 중단하면 실전 감각이 떨어지는 수도 있는 것은 사실이나 바둑 자체가 정신적으로 차지하는 부분이 크기 때문에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바둑을 두던 휴직 전보다는 마음의 평정을 찾고 편안한 마음으로 복귀를 하고 둔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들어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에서도 구리 9단과의 10번기가 추진되고 있다는 소문이 들리고 있는데 혹시 구리 9단과 구체적인 상의를 한 적이 있는지?
몇 달 전에 구리 9단과 칫수고치기 10번기 얘기를 나눈 적이 있었는데 한 동안 조용하다가 최근에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에서도 몇몇 사람들이 찾아와서 제게 10번기 의사를 타진한 적이 있다. 칫수고치기 10번기는 중국의 오청원 기성께서 당대 일본 최정상급 기사들의 칫수를 고쳐 바둑계를 은퇴하게 만들 정도로 아주 위험한 대국이다. 열 번의 대국 중에 어느 한쪽이 4승을 앞서가게 되면 칫수가 고쳐지는 부담이 가는 대국인지라 쉽게 할 수 있는 대국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몇 달 전에 구리 9단과 만난 자리에서 어차피 얘기가 나왔으니 빠른 시일 내에 서로 한번 해 보는 것도 좋지 않겠냐고 서로 의논을 했지만 알아보니 제가 휴직 중이므로 한국기원의 승인 없이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만일 10번기가 성사된다면 소속 바둑단에서 프로모션을 하리라 생각한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그 동안 오로지 바둑만을 두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또 성인이 되어 결혼도 했지만 어려운 일이 생기면서 이번 휴직기간 동안 많은 생각과 고민을 했다. 이제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써 또 바둑인의 한사람으로써 특히 바둑계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 하는 사람이 되겠다. 그 외에도 개인적으로는 바둑 이외의 문화와 예술 그리고 스포츠 분야의 취미활동도 겸하면서 특히 저를 아껴 주시는 팬들과 함께하는 이세돌이 될 것을 약속드린다.
첫댓글 이세돌사범 인간적으로 더 성숙해 지시는 것이... 왠지 반갑지만은 않네여...날카롭게 모난 천재성이 두리뭉실해지진 않을지..역사적으로 천재가 동시대의 사람들에게 억압과 탄압을 받았던 사례는 흔하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