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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의 침투 프로젝트 ● 작가는 지난 봉화 재래시장 입주기간동안 우발적으로 혹은 의도적으로(?) 시장 상인 분들과 접촉을 하며 인간적인 유대들을 가져왔다. 닭집 사장님께 그분의 따님을 그려드리고 닭을 얻어먹은 사건을 계기로 유대관계를 다져왔고 본인의 화상사고을 계기로 민간묘약을 가지신 기름방사장님과 유대를 가지는 등등 그의 삶 자체에는 우발적인 사고나 흥미로운 에피소드들이 계속되었다. 그는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시장 상인 분들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실만한 인격과 경험 노하우등을 가지신 분들이란 걸 깨닫게 되었고 작가 자체가 매개가 되어 상인 분들을 이미 있는 훌륭한 의식들을 교류시키고자 했다. 실례로 그의 작은 그림들을 매개로 상인 분들로부터 돈 이외의 식품이나 물건을 받아 어려운 인근 주민에게 전달하고자 하였다. ■ 너구리 J. P
가로등 역시 아득한 빛이 되어 버리는 이곳 해가 지고 달이 뜨면 이곳은 또 하나의 정적이 찾아왔다. 해는 져도 달빛 보다 더 밝은 밤이 찾아오는 도시의 생활에서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다. ● 사람들은 어디로 사라져 버렸을까? 익숙했던 내 생활들은 어디로 가버렸을까? 이곳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여기 있을까? 라고 생각을 하다. 언젠가 읽었던 나의 문화 답사기가 생각났다. 봉화를 설명한 페이지는 몇자 적혀 있지 않았다. 그는 봉화를 이렇게 말하며 답사를 포기했다. 외지인의 상처를 받지 않고 옛 이끼까지 곱게 간직한 살아있는 민속촌 이라표현하고 봉화를 진짜 사랑하는 사람들은 봉화의 전통마을이 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기를 바란다.' ● 그는 무엇을 보았을까? 옛 이끼가 뭐라고? ● 그렇게 나의 봉화 살피기는 시작 되었다. 시장을 가고, 마을을 찾고, 사람을 만나기 시작했다. 관광지도에 나와 있는 곳을 우선 찾다. 사람들을 만나 그들에게 묻고, 느끼는 동안 ● 무리 속에도 오롯이 서있는 소나무 시간과 함께 자연의 것과 닮아 버린 고택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안개가 사라지듯 그들은 내게 모습을 드러낸다. ● 내게 봉화의 야경은 봉화 그 자체 였다. ● 달과 별빛 다른 어떤 것도 없다. 다만 달과 별에 비친 것을 보기위해 기다리고 애정을 줘야 그 모습을 보이는 봉화의 밤 처럼.. ● 셔터막이 열린다. 조금씩, 산과 아득한 빛이 들어온다. 조금씩, 구름은 제갈 곳을 찾아간다. 조금씩.. 조금씩.. 셔터막이 닫히고 그 밤을 밝히는 것들이 내게 말을 건네 온다. ■ 박은아
30여 년 전, 봉화를 만나다 ● 그를 만난 건 봉화로 이사를 와 2, 3년 후쯤이다. 그것도 벌써 10여 년이 지나가 버렸다. 그래서 세월은 유수와 같다고들 하지 않던가? 그는 봉화에서 태어나고 봉화를 떠나선 한 번도 살아보지 않았다. 봉화 지킴이, 봉화의 사랑방 역할을 해 오던 그가 지금은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긴 시간은 아니지만 그의 살아 온 이야기를 그로부터 듣고, 또 보아온 나로선 요즈음같이 찬바람 부는 날이면 문득 더 그리워진다.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사는 동물이다. 어렵게 살던 우리네 옛 시절이 뭐 그리 좋을까만 우리는 그때 그 시절 얘기가 그립고 또 그 풍경들을 그리워한다. 이번 전시에 사용된 사진은 그가 찍어온 30여 년 전의 사진을 이용했다. 예견은 했지만 어느 날 문득 그가 전화를 했다. 사진관을 비워야 한다고 했다. 원래 집주인은 그였었는데, 세상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다. 디지털이 그렇게 세상을 바꾼 것이다. 초등학교만 나온 그에겐 디지털 앞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었던 것일까? 몇 번 학생들의 앨범작업을 지켜본 적이 있다. 그가 해오던 옛날 방식으로 작업하기엔 기술적이든 능률적이든 지금의 시대와는 잘 어울리지 않았다. 그러기에 결국 그는 살아남을 수 없었고 그렇게 평생을 해 오던 일을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 ■ 이청초
너무나도 붉어라: 10가지 이야기 ● 이야기는 모두 봉화 내에서 이루어 졌으며, 이 말콤씨와 릴은 이야기가 완성되어질 수 있도록 각자의 맡은 역할을 수행하였다. 봉화의 몇몇의 의도적으로 또는 우연적으로 선택된 사람들은 이야기에 적극 개입되었다. 모두는 하나의 일시적 완성을 위해 각자 주어진 행동을 하였고, 그것은 완벽하게 합의가 되거나 또는 이해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 졌다. 릴은 생각 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무엇을 발견 할 수 있는 가를 또한 무엇을 삭제 시켰을 지를, 그로 인해 우리가 얻은 이야기와 소멸되어간 것들이 있을 가능성에 대해. ● 무엇이 진실인가 너는 말이 없고, 나는 대답한다. 그때 돌아가야 했다 달은 어디로 갔을까? What is the truth You do say nothing, and I answer I should have got back at that time The moon, where has it gone? ■ 이말콤씨와 릴
봉화시장에서 지내면서 발견한 놀이 문화는 택시기사 아저씨들의 장기 게임이다. 이 프로젝트 작품은 봉화시장 입구 택시 승강장에서 택시기사 아저씨들이 손님을 기다리며 두는 장기를 통해 만들어진 것인데 장기 게임을 주도권을 놓고 싸우는 전투로 해석하여 장기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를 만들었다. 타 프로젝트와 병행하면서 예술을 위한 예술이 아닌 공공을 위한 예술이 무엇인가 질문하게 되었는데 프로젝트의 완성이 기획 단계에서부터 실행하는 단계까지 작가만의 아이디어와 실행방법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업의 주체 및 목적, 작품의 향유자 등 타인의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서 작가의 아이디어와 지역성의 충돌이 일어났는데 나는 이것을 주도권을 누가 쥘 것인가에 대한 전투로 해석하여 위와 같은 작품을 실행하였다. 특별히 전시장 설치 뿐만 아니라 시장입구 택시승강장, 봉화공용버스터미널 대기실에서 해프닝을 벌이고 사진으로 기록하였다. 해프닝은 장기를 두는 두 주체가 종이컵으로 연결된 훈수자들의 지시를 통하여 장기 게임을 벌이는 것이다. ■ 조성배
내게 주어진 시간과 공간, 제시된 풍경들 ● 지평이란 사물을 이해하기 위한 제시된 배경이다. 내게 어떤 지역을 이해한다는 것은 봉화의 위치나 풍경, 특산물만이 아니다. 인간으로써 살아가는 삶들의 교감, 개별적으로 느끼는 소소한 자극과 기억들이 내게 봉화를 느끼도록 한다. 그렇기에 한 사람 한 사람 느끼는 바가 다를 것이다. 어떻게 이러한 느낌을 날카롭고 차가운 모던사회의 폭력 속에서 지킬 수 있을까. 지도란 지구 표면의 일부나 전부의 상태를 기호나 문자를 사용하여 실제보다 축소해서 평면상에 나타낸 것을 말한다. 지도를 통해 우리는 특정 정보를 보다 간편히 해석할 수 있고 이해를 위한 축이 되기도 한다. 각각의 지도는 주관을 가지고 있다. 그때그때의 필요와 중요성에 따라 필요 형식이 바뀐다. 정보와 과학의 발달에도 영향을 받아 시간이 지날 수 록 발달하거나 새로운 기준의 지도가 나타난다. 지도의 우리의 인식의 가장기본이 되는 시작점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내게 주어진 짧은 시간과 역량으로 봉화의 모든 면을 낱낱이 파악할 수 없었지만 그중 내가 관심을 가진 몇 가지를 통해 우리가 간과해버린 중요한 것을 다시 인식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 멀어지는 것과 다가오는 것의 관계 ● '0'이라는 숫자는 함수 상에서 음수와 양수가 만나는 지점이다. 시간이라는 축에서 '현재'는 함수의 '0'과 유사하게 지속되어져온 과거와 미래의 가운데선상에 위치하고 있다. 어떠한 사건이라도 '현재'를 벗어나 이야기 할 수 없다. '현재'역시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규정되어지는 하나의 기준이 된다. 다가오는 것 바라보기 ● 작가는 다가올 이지역의 주역이 될 청소년을 찾아보기로 했다. 봉화읍내에서 찾아보기 힘들었기에 설문조사라는 핑계를 가지고 학교를 찾아다니며 그들이 가지고 있는 봉화의 단편적인 이미지를 담아오려 했다. 이 이미지란 단지 기록물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시선이 닫는 곳, 관심사, 청소년들과 교류 등 보다 사적인 인식이 더해 진 것이다. 멀어지는 것 수집하기 ● 시장은 어떤 곳인가. 시장은 지역주민의 기초 생필품을 사고파는 가장 기본적인 상업 지구로써 복잡한 관계가 얽혀 있다. 지역사회속의 각 계층의 필요를 위해 만들어진 상가는 수요가 감소하게 되면 쇠퇴하여 사라지게 되고 각자의 자생적 시스템 속에서 하나의 세계를 구축한다. 현대에 들어 대형마트들의 영향 속에서 점차 쇠퇴하고 있기에 봉화시장은 몇 년 후에는 지금보다 쇠퇴할 가능성이 많다. 그것을 위해 디자인 사업과 시장 문화 사업팀을 구성해 시장 경재를 살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다. ● 시장은 계속 존재할 수 있고 없어질 수도 있다. 분명 사라질 것은 지금 현재 살아가는 상인들의 일터속의 삶의 흔적일 것이다. 흔적은 그들의 취향 - 당시 상가를 개설할 때 주어진 선택의 한계, 지역적, 시대적, 상황에 따른 - 에 의한 것이었고 그때그때 필요에 의해 변형이 된 본인 의지와는 상관이 없는 개별적인 것이다. ■ 천현욱
이거 얼마니껴? ● 최형욱 작가의 오브제들은 그가 시장에서 11개월간 생활하면서 얻어먹은 것들을 드로잉 및 사진을 통해 연대기 자료 형식으로 정리해 벽에 옮겨놓았다. 그리고 오프닝 날 작가가 받은 것에 대한 보답으로 리폼한 세탁기, 옷걸이, 나무화분 등을 상인 분에게 나눠주었다. 대신 상인 분들 또 다시 커뮤니티를 위한 실천을 하나씩 약속받음으로써 순환되는 선의의 프로젝트가 이어지도록 하였다. ■ 최형욱
Vol.20111225a | 봉필 프로젝트-봉화재래시장 지역성에 대한 예술가들의 소통과 침투 프로젝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