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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버트 서만 1962년부터 달라이라마와 인연 함께 질의응답하며 지식 공유 미국 티베트하우스 설립 주도 |
로버트 서만(Robert Thurman)=컬럼비아대학의 인도티베트불교학 석좌교수며 미국 내 티베트문화 보존활동 본부인 티베트하우스 회장이다. 배우 우마 서먼의 아버지이기도 한 그는 달라이라마와 함께 동양 사상이 서양인의 일상생활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역설하고 옹호해왔다. 1997년 ‘타임’지의 영향력있는 미국인 25명에 오른 그는 이성, 평화, 자비의 가치를 늘 설해왔다.
하버드대학 재학 시절부터 깨달음에 관심을 가졌던 그는 사고로 한 쪽 눈의 시력을 잃게 되면서 본격적인 영적 여정을 시작했다. 학업을 중단하고 유럽, 중동을 거쳐 인도에 가서 1962년 처음 달라이라마를 만났다. 그의 나이 23세, 달라이라마가 29세였다. 이들은 그로부터 1년 반동안 매주 1번씩 만나 티베트어로 소통했다. 두 사람의 대화는 늘 티베트불교에 대한 서먼의 질문으로부터 시작됐다. 달라이라마는 그때마다 적절한 답을 줄 스승을 알려주고 이후 서양문화와 학문에 대한 질문을 서먼에게 쏟아내곤 했다. 프로이드, 물리학, 2차대전사 등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서먼은 훗날 “달라이라마와 함께한 18개월 동안 나는 그동안 하버드에서 배운 것들을 다 전수했다”고 표현했다.
1965년 그는 달라이라마에게 수계를 받은 최초의 서양인 스님이 됐다. 하지만 몇 년 후 미국에서 활동하려면 동양의 ‘사찰’에 해당하는 가치를 가진 ‘대학’에서 하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하고 환속해 하버드대학에 복귀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생들은 언어 재능과 영적 수행이 뒷받침된 그의 강의를 듣고 ‘삶이 바뀌는 경험을 했다’고 평한다.
1987년 리처드 기어, 필립 글래스와 함께 티베트하우스를 설립했다. 티베트하우스에는 박물관, 문화센터가 있고 티베트미술과 티베트과학 강좌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멘라산속수행센터(Menla Mountain Retreat Center)를 캣스킬산맥에 설립하여 치유의 수행과 힐링, 티베트의학을 전하고 있다.
오랫동안 달라이라마와 깊은 우정을 키워온 서먼은 “이제 영웅은 민중을 위해 목숨을 내어놓는 사람이 아니라, 증오심이 일어나도 폭발하지 않을 수 있는 힘을 기른 사람”이라며 “달라이라마가 바로 그것을 전세계에 전하고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