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에서 9월은 `순교자 성월`이다. 천주교 신자들은 이 9월 한 달 동안 신앙을 증거하기 위해 목숨까지 내어던진 장한 한국 순교 성인 성녀들을 특별히 공경하고 그 행적을 기린다. 궁극적 목적은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고 구원 은총에 감사하기 위해서다.
물론 순교 신심은 특별한 시기에만 고양시키는 그런 신심이 아니다. 그리스도교인은 언제나 순교할 준비를 갖추고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교회헌장 42). 그럼에도 교회가 순교자 성월을 별도로 정한 것은 순교 신심만큼 신앙 쇄신에 도움을 주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순교 신심만큼 그리스도 신앙인의 정체성을 확인시키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순교박물관은 옛 선조들의 이러한 생활상과 신앙적 유업을 한눈에 엿볼 수 있는 장소로 제격이다. 게다가 도심 안에서 짧은 여가시간을 활용해 들러볼만한 위치라면 더욱 반갑다. 온종일 성지순례에 나서기 어려운 이들을 위해, 순교자성월을 맞아 온가족이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순교박물관을 소개한다.
◆대구 관덕정 순교기념관
대구 도심에서는 지하철 1호선 반월당역에서 5분거리에 위치한 `관덕정 순교기념관`이 찾아볼만 하다. 2개층에 걸쳐 자료실과 전시실을 갖춘 이 순교기념관에는 대구대교구 역사유물을 비롯해 교우촌, 순교자들과 관련된 유물 및 서적 수백점을 선보인다.
◆서울 절두산 순교박물관·서소문 순교자 기념관
서울 도심에서 찾을 수 있는 대표적인 순교박물관은 바로 `절두산 순교박물관`이다.
지하철 2호선 합정역 인근에 위치한 절두산 성지 내 박물관에 들어서면 천주교 수용 당시 사료들에서부터 순교성인들의 친필 교리서와 묵상글, 치명일기, 순교한 선교사들의 옷자락, 촛대, 향료 등을 통해 순교자들의 숨결을 생생히 느낄 수 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중림동성당 내 `서소문 순교자 기념관`에서도 성인들의 유해와 서적 등 각종 유품들을 볼 수 있다.
◆부산 오륜대 한국순교자기념관
부산 `오륜대 한국순교자기념관`은 순교자들의 유물과 서책, 형구 등을 풍부하게 소장한 대규모 전시관이다. 전시실은 총 3개층으로, 순교자의 유물과 교회사 자료가 중점적으로 전시돼있다. 지하철 1호선 장전역 1번출구에서 4번 마을버스를 타면 기념관 정문에 내릴 수 있다.
◆수원 천주성삼성당 전시관·김대건 기념 유물 전시관
수원교구 미리내성지 `천주성삼성당 전시관`과 은이성지 `김대건 기념 유물 전시관`은 순교성인들의 삶과 신앙의 향내를 풍기는 대표적인 장소들이다. 천진암성지 내에 자리한 `천진암 박물관`은 공사 관계로 유물들이 옮겨져 성모기념성당에서 미사 전후 시간에 관람할 수 있다. 특히 부산교구 언양성당 내 `신앙유물전시관`의 신앙유물들은 교황청에도 등록된 귀중한 자료들로 꼭 한번 둘러볼만하다. 각종 고서적들과 전례용품, 생필품 700여점이 전시돼있다. 수원교구 왕림성당 갓등이박물관과 원주교구 풍수원성당 내 유물전시관, 청주교구 감곡성당 박물관에서도 다양한 신앙유물들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