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판장네 집
갑판장과 엮인 후로 본인의 삶이 허접해지셨다며 스스로 여론을 조작하시는 선장님이지만 그래도 갑판장을 만난 덕분(?)으로 깨우친 것들 중에서 스스로도 만족을 하는 것을 꼽으라면 단연 와인을 곁들인 쇠고기 숯불구이를 먹는 맛이지 싶습니다.
물론 순전히 갑판장의 생각입니다만...
암튼 쇠고기나 와인의 값이 서민의 입장에선 결코 만만치 않은지라 어쩌다 한 번씩 먹게 될뿐입니다. ㅡ.,ㅡ;;
버거운 비용을 감안하면 아무래도 집에서 먹는 것이 여러모로 마음은 편합니다.
집에서 먹는 경우에는 한우의 등심이나 살치살 등을 1인당 150g정도로만 준비하고는 음식점에서 먹을 때마다 늘 아쉬웠던 애호박, 가지, 감자, 양파, 아스파라거스, 표고버섯 따위의 구이용 야채를 푸짐하게 준비를 합니다.(고기값=<모둠야채값)
그리곤 (갑판장네 집의 구이기가 허접한 관계로) 한꺼 번에 왕창 구워서 접시에 수북하게 담고는 최대한 편안한 자세로 와인과 함께 먹고, 마십니다.
외곬종수가
"요즘 (내 몸이)허한 것 같아."
"그래! 몸보신하러 꼬리곰탕이라도 먹으러 갈까?"
"그거 말고..."
"그럼 뭐?"
"등심이나 먹으러 가든지...?"
선장님이 등심이 꽤나 드시고 싶으셨나 봅니다.
이럴 때는 아뭇소리 않고 냉큼 따라 나서는 것이 가정의 평화를 지키는 길임을 비싼 수업료를 내고서야 터득한 갑판장입니다.
"어디 가고 싶은데?"
"글쎄..맛난 와인이랑 함께 먹고 싶은데...어디가 좋을까?"
이크! 선장님이 갑판장에게 풀기 어려운 숙제를 내주셨습니다.
이탈리안, 프렌치, 스테이크 전문점, 야끼니꾸, 곱창집, 정육점식당, 가든 기타등등 기타등등
수 많은 음식점들을 후보로 경합을 벌인 끝에 이번에는 목동에 있는 외곬종수가로 정했습니다.
- 선장님과 갑판장이 '외곬종수가'를 즐겨찾는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1. 강구막회를 기준으로 약 8km쯤인 목동 트윈빌 1층에 있기에 비교적 이동이 편리합니다. (택시 편도요금 7천원대)
2. 한우 등심 1+, !++ 등급 400g의 부가세 포함가격이 5만6천원으로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습니다.
3. 여러 번 방문을 했었는데 늘 큰 편차없이 꾸준하게 유지를 잘 하고 있습니다.
4. 숙성이 잘 된 고기를 제공하기에 덜 숙성된 고기를 사다가 집에서 대충 구워 먹는 맛과는 확실히 구분이 됩니다.
5. 화력이 만족스러운 양질의 숯불과 석쇠를 제공합니다.
6. 와인잔과 오프너가 늘 준비되어 있습니다.
- 선장님과 갑판장이 외곬종수가에서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은 아래와 같습니다.
1. 별도의 구이용 야채메뉴가 없습니다.
2. 숯불구이를 제공하는 만큼 고기를 훨씬 더 두툼하게 제공했으면 좋겠습니다.
3. 홀서빙이 만족스럽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4. 콜키지가 없어서 오히려 마음이 편하질 않습니다. (소정의 콜키지를 받는 것이 손님의 입장에선 더 편할 수도 있습니다.)
요즘 갑판장이 막걸리와 맥주, 커피의 맛에 심취해서 집으로 선장님용 와인을 사다 나르는 일을 거를 때가 생기니 이제는 선장님이 직접 와인을 사다 나르십니다.
엊그제 몇 병의 와인을 직접 장을 봐 오신 선장님 曰 '할인율이 높은 와인은 많이 살수록 돈을 버는 것인데.'
허걱!!! 쪼잔한 갑판장은 손이 왕창 큰 선장님이 심히 두렵습니다. ㅠ.,ㅠ;;
"커피 마시러 가자."
"지금?"
"응."
외곬종수가로 오면서 커피도 마시러 갈 것을 염두에 두었던 갑판장입니다.
목동 로데오거리에 있는 '커피마루'는 외곬종수가에서 걸어서 가도 20여분 정도면 충분히 당도할 수 있는 로스터리 카페입니다.
선장님의 투덜거림을 한 귀로 흘리며 갑판장이 앞장을 섰습니다.
"투덜투덜....너덜너덜..."
커피마루는 진작부터 갑판장이 간(?)을 보고 싶어했던 목동의 명소인데 2층에 있어서 갑판장이 자전거를 타고 오기에는 조금 껄적지근한 관계로 차일피일 미뤄뒀었던 곳 입니다.
오늘은 마침 자전거도 없겠다, 차도 없겠다 딱이지 싶습니다. (선장님이 곁에 계십니다...)
이런 기회를 놓칠 갑판장이 절대 아닙니다.
마지못해 갑판장을 쫒아오는 선장님을 배려해서 커피마루에서의 자리 선택권은 선장님께 드렸습니다.
갑판장은 주방과 맞대면을 하는 바(테이블)를 선호하는데 선장님은 창가 자리를 고집하셨습니다.ㅠ.,ㅠ;;
늦은 시각이라 선장님께는 비교적 카페인 함량이 적은 더치커피를 주문해 드렸고 갑판장은 뭐였더라?
에궁...기억이 안 납니다. ㅡ.,ㅡ;;
이번 것도 정확히 기억은 안 납니다만 아마도 갑판장의 첫잔은 탄자니아였고, 두번 째 잔은 과테말라였지 싶습니다.
그날 밤, 다음 날 새벽 그리고 밤, 그 다음 날 새벽까지 한잠도 못 주무신 선장님은 두 눈이 쾡해지셔서는
' 커피는 내 몸에 안 맞나 봐!'라며 GG를 선언하셨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선장님이 밤잠을 못 주무시거나 말거나 코를 드렁드렁 골면서 숙면을 취한 갑판장은 그날 이후로 선장님의 눈 밖에 완전히 났다는 소문도 함께 전해 드립니다.
<갑판장>
& 덧붙이는 말씀 :
음식점에서 손님들께 대접하는 음식의 품질은 날마다 편차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 점은 갑판장도 인정을 합니다만...
그 편차를 줄이는 것이 운영자의 몫이고...
그 중 가장 나빴을 때가 그 음식점의 능력이라고 갑판장은 생각을 합니다.
첫댓글 사진이 구린(?) 것은 그 동안 갑판장이 애용하던 똑딱이 카메라가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를 못하는 상황에 빠진 탓에 요즘들어 허접한 폰카로 찍기 때문입니다.
네.. 사진이 좀 허접하긴 하네요... 저도 집에서 넉넉하게 고기 구워놓고 마시는 와인이 제일 편하고 맛나더라고요.. ㅋ
요즘은 폰카도 허접하지 않다고 하더만...ㅎㅎ
요즘들어 내 반쪽은 음주를 멀리 한다지 아마...ㅠ.ㅜ
여기 나오는 소고기는 질은 괜찮은데 조리 탓인지 맛이 심히 아쉽습니다.
와인은 둘째치고 구워먹게을 생고기만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참에 아이폰으로 기변해야겠는데 어느참에나 실현이 될런지...하여간 그렇다는 소문입니다.
미군을 통해서 아이패드를 구매할 예정입니다.
갑판장님의 기변이 이루어질 때 즈음 도착할 것 같으니 트위터 함께 하시지요^^
트위터도 트위터지만 똑딱이카메라가 고장난 이후로 임시방편으로 폰카를 사용중인데 찍은 사진을 한 장씩 메일로 컴퓨터로 보내는 것이 무지 성가신 일이구만요. ㅡ.,ㅡ;;
글을 과메기만큼 맛깔나고 깔끔하게 쓰시는 재주가 부럽네요...
돈을 버는 재주는 참으로 거시기한데 돈을 쓰는 재주는 참으로 신통방통합나다. ㅠ.,ㅠ;;
오호 버는것만큼 잘 쓰는것도 능력이지요...정말 다재다능하신듯....부럽삼!
오독을 하신 듯...쓰는데만 선수입니당!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