近朝鮮 末까지에 걸쳐서 우리 나라의 三大茶書를 든다면 茶賦, 茶神傳, 東茶頌 일 것이다. 500년 전 (1495년 무렵)의 茶賦는 茶에 대한 순수한 禮讚書(예찬서)이며, 茶生活을 통해서 수신 求道(구도) 하는 朝鮮時代 선비의 散文詩이다. 반면 茶神傳은 덩이차가 잎차로 바뀐 이래의 茶經에 比肩(비견)되는 茶의 교과서이며, 東茶頌은 우리 나라 茶에 대한 고체 '頌詩'시다.
茶를 공부하는 이라면 많은 茶書를 많이 탐독할수록 좋겠지만 불가피할 경우라 할지라도 이 茶神傳 만큼은 숙지해야 할 茶事의 표준서이다. 茶神傳의 原本은 "敬堂萬寶全書 採茶論(경당만보전서 채다론)"이고 채다론의 원본은 "茶錄(다록)"이다.
이들 年代를 정리해보면 1595년 무렵에 明의 張源이 지은 "茶錄"을 1615년 무렵에 "만보전서"에 "채다론"으로 실었고, 235년 뒤인 1830년에 다시 "茶神傳"으로 抄錄(초록) 改名하였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閱覽(열람)할 수 있는 原文으로는 "다록"이 "만보전서로" 轉載(전재)되면서 유수한 誤植(오식)을 남겼고, 다시 茶神傳으로 초록되면서 상당한 차이를 남겼음을 알 수 있다. 茶神傳의 跋文에 拔抄(발초) 과정이 상세함으로 미루어 그때 만보전서 原文 狀況을 짐작할 만 하다.
실상 그 '茶道' 항목은 ◇만들 때 '精'하고, ◇간직할 때 '燥'하며, ◇달일 때 '潔'하면, '茶道'(道;上聲→ 방법)를 다했다는 內容으로 全文이 「造時精 藏時燥 泡時潔 茶道盡矣」이다. 즉 찻일 22항목의 要約한 方法과, 22항목을 要約한 말(道, 去聲→ 말)을 다 했다는 內容이기도 하다. 先人들은 '道'자를 신중하게 다루었다. 우리 언어전통에 걸맞지 않은 日本語를 濾過(여과)없이 남용하는 것은 문화인으로서 삼갈 일이다.
茶事 23과정에 能熟치 못한 나로서는 茶錄과 茶神傳의 두 原文중에 茶錄을 準據(준거)하여 註說할 수 밖에 없는 苦衷(고충)을 告白하며, 이 경우가 어쩌면 艸衣스님이 茶神傳을 초록한 본의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先 後進 茶友의 叱正(질정)을 바랄 뿐이다.
茶 神 傳 다 신 전
艸衣 張意恂 초의 장의순
抄出萬寶全書 만보전서에서 가려냄②
採 茶 1.차 따기①
採茶之候, 차 따기를 살피건 데,
貴及其時. 귀 급 기 시 귀중한 것은 그 시기에 좇음이다.
太早則味不全, 태조즉미부전. 너무 빠르면 맛이 온전치 않고,
遲則神散. 지즉신산 늦으면 신기로움이 흩어진다.
以穀雨前五日爲上, 이 곡 우 전 오 일 위 상 곡우 전 오일을 으뜸으로 삼고,
後五日次之, 후오일차지 곡우 뒤 5일이 다음,
再五日又次之. 재 오 일 우 차 지 다시 오일이 또한 다음이다.
茶芽紫者爲上, 다 아 자 자 위 상 차 움은 자주 빛깔이 으뜸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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遲(더디다). 穀(곡식). 皺(주름). 穀雨(二十四 節候의 하나, 4月 20日 경).
面皺者次之, 면 추 자 차 지 葉面이 주름진 것이 버금,
團葉又次之. 단 엽 우 차 둥근 잎③이 또한 다음이다.
光面如篠葉者最下. 광 면 여 소 엽 자 최 하 조리댓잎④ 같이 광택나는 것이 가장 낮다.
撤夜無雲, 철 야 무 운 밤새 구름이 없고,
露採者爲上. 읍 로 채 자 위 상 이슬 흠뻑 젖었을 때 딴 것이 으뜸.
日中採者次之. 일 중 채 자 차 지 해가 비칠 때 딴 것이 버금이다.
陰雨中不宜採. 음 우 중 불 의 채 흐리고 비올 때 따면 마땅치 않다.
産谷中者爲上, 산 곡 중 자 위 상 산골에서 나는 것이 으뜸이고,
竹下者次之, 죽 하 자 차 지 대나무 밑엣 것이 버금이며,
爛石中者又次之, 란 석 중 자 우 차 지 문드러진 돌엣 것이 또한 다음이며,
黃砂中者又次之. 황 사 중 자 우 차 지 붉은 모래흙엣 것이 또한 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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團葉(둥근 잎). 篠(조리 대 꼭지 잎이 펴지기 전의 말린 잎). 撤夜(徹夜, 밤 새). 露(이슬에 흠뻑 젖음). 爛石(문드러진 돌, 風化石). 黃砂(누른 빛의 모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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註① 抄出萬寶全書; 만보전서에서 뽑아 내다, 1595년 무렵 明 張源이 지은 "茶錄"이 1611-1617년 무렵에 出刊된 "敬堂增訂萬寶全書 "卷之十四 "採茶論"에 실리고 다시 1830년에 "茶神傳"으로 정초됨.
註② 採茶論; 註① 參考
註③ 團葉; 찻잎이 둥글게 말린 잎은 대체로 차잎말이 나방의 애 벌래 피해를 입은 것이다. 그러므로 자줏빛 움이 으뜸, 葉面이 주름진 草綠움이 다음가는 움인데 아직 꼭지 잎이 둥근 것을 말한다.
註④ 篠葉; 차나무 잎은 한가지(新枝)에 8-12잎이 나는데 마지막 꼭지 잎이 펴지면 그 전까지 펴진 잎은 조릿대 잎처럼 光澤이 난다. 이때는 차 움에 아미노산 (특히 '茶 神'으로 불리는 '데아닌')의 含量이 急激히 減少하며, 햇빛이 강하고 溫度가 높으면 쓰고 떫은맛이 나는 '카테친' 含量이 增加 하므로 감칠맛이 흐트러진다. 온 뜸 차 (全醱酵茶→ 紅茶)를 따는 시기이다.
造 茶(조 다) 2. 차 만들기
新採揀去老葉 신 채 간 거 로 엽 새로 따서 묵은 잎과 굳은 줄기
及枝梗碎屑. 급 지 경 쇄 설 부스러기들 가려 버리고,
鍋廣二尺四寸. 과 광 이 척 사 촌 두자 네 치 넓이의 노구솥에,
將茶一斤半焙之. 장 다 일 근 반 배 지 곧 차 움 한 근 반을 덖는다.
候鍋極熱. 후 과 극 열 솥이 달궈지기를 살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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揀(가리다). 梗;(개, 줄기). 碎(부수다). 屑(가루).
始下茶急炒. 시 하 다 급 초 차를 넣고 급히 덖기 시작하는데,
火不可緩. 화 불 가 완 불을 늦추면 안 된다.
待熟方退火. 대 숙 방 퇴 화 익기를 기다려 곧 불을 물리고,
徹入篩中. 철 입 사 중 체 안에 담아 펼쳐,
輕團數遍. 경 단 수 편 가볍게 몇 번 돌려 체질 한다
(이상 첫 덖음)
復下鍋中, 부 하 과 중 다시 솥 안에 넣어,
漸漸減火, 점 점 감 화 점차 불을 낮추고,
焙乾爲度. 배 건 위 도 덖어짐이 알맞으면 말린다
(이상 두 덖음)
中有玄微, 중 유 현 미 이중에는 현미 함이 있는데,
難以言顯. 난 이 언 현 말로 나타내기는 어렵다.
火候均停, 화 후 균 정 불기운을 고루 받는가를 살펴,
色香全美, 색 향 전 미 빛깔과 향기가 온전하고 좋아도,
辨 茶(변 다) 3.차의 분별
茶之妙. 在乎始造之精. 다 지 묘 재 호 시 조 지 정차의 묘방이란, 첫 덖음을 정결하게,
藏之得法. 泡之得宜. 장 지 득 법 포 지 득 의 간직할 때 적법하게,
달이기의 適宜(적의) 함에 있으나,
優劣定乎始鍋. 우 렬 정 호 시 과 우열은 첫 솥에서 결정된다.
淸濁係乎末火. 청 탁 계 호 말 화 청탁은 끝 불에 관계하는데,
火烈香淸. 鍋寒神倦. 화 렬 향 청 과 한 신 권 불이 세면 향이 맑고,
솥이 차면 신묘함이 더디다.
火猛生焦. 화 맹 생 초 불이 맹렬하면 설익고 타며,
柴疏失翠. 시 소 실 취 섶나무 더디 타듯 하면 비취빛을 잃고,
久延則過熟. 구 연 즉 과 숙 오래 지연되면 過熟(과숙) 하고,
早起却還生. 조 기 각 환 생 일찍 꺼내면 설익어 되살아난다.
熟則犯黃. 生則著黑. 숙 즉 범 황 생 즉 착 흑 과숙 하면 황변 하고,
설면 검게 착색된다.
順那則甘. 逆那則澁. 순 나 즉 감 역 나 즉 삽 순조로우면 달고, 거스르면 떫다.
帶白點者無妨. 대 백 점 자 무 방 흰 점이 둘린 것은 무방하며,
焦點者最勝. 절 초 점 자 최 승 볶아진 점을 막아야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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逆(거스르다). 澁(떫다). 妨(방해하다).
藏 茶(장 다) 4. 차 간직
造茶始乾. 조 다 시 건 만든 차는 건조를 시작하는데,
先盛舊盒中. 선 성 구 합 중 먼저 오래 쓰던 합 그릇에 담아,
外以紙封口. 외 이 지 봉 구 겉은 종이로 입을 봉하고,
過三日. 俟其性復. 과 삼 일 사 기 성 복 삼일 지나,
차의 성질이 회복하기를 기다려,
復以微火焙極乾. 부 이 미 화 배 극 건 다시 약한 불에 쬐어 바짝 말리고,
待冷貯 中. 대 랭 저 담 중 식기 기다려 오지병에 간직하는데,
輕輕築實. 경 경 축 실 가볍게 다져 채우고,
以 緊. 이 약 친 긴 대껍질로 속을 감싸되,
將花筍 及紙數重. 장 화 순 약 급 지 수 중 또한 죽순껍질과 종이로 몇 겹을 싸서
封紮 口. 봉 찰 담 구 오지 병 입을 감아 봉합한다.
上以火 冷定壓之. 상 이 화 외 전 랭 정 압 지 위에 구운 벽돌을 식혀
눌러 定置하고,
置茶育中. 치 다 육 중 차 기름상자 속에 두되,
切勿臨風近火. 체 물 임 풍 근 화 온통 바람이 닿거나 불을 가까이 않는다.
臨風易冷. 임 풍 이 랭 바람에 쏘이면 냉해지기 쉽고,
近火先黃. 근 화 선 황 불에 가까우면 먼저 황변 한다. 火 候(화 후) 5. 불 시중
烹茶旨要. 火候爲先. 팽 다 지 요 화 후 위 선 차 달이기의 요지는, 불 시중을 우선 한다.
爐火通紅. 茶瓢始上. 로 화 통 홍 다 표 시 상 화로 불이 붉게 퍼지면, 비로소 瓢를 올리고,
扇起要輕疾. 선 기 요 경 질 부채질을 빠르고 가볍게 일으켜,
待有聲稍稍重疾. 대 유 성 초 초 중 질 끊는 소리를 기다려 점점 무겁게 빨리 한다.
斯文武之候也. 사 문 무 지 후 야 이는 文武를 살핌이라.
過于文則水性柔.과 우 문 즉 수 성 유 文이 지나치면 물이 유약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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烹(삶다, 요리하다). 瓢(박, 표주박, 구기). 扇(문짝, 부채, 부채질). 疾(병, 빠르다). 輕疾(가볍고 빠름). 稍(벼줄기 끝, 점점). 文武之候(불이 뭉근 하게 또는 강하게 타면서 강유가 조화하는 것-文武和-를 살핀다는 뜻, 너무 빨리 끊으면 물에 녹아 있는 유기 오염물이 분해되지 않고, 너무 늦으면 老水가 되기 때문이다).
柔則水爲茶降. 유 즉 수 위 다 강 물이 유약하면 물이 차를 지우고,
過于武則火性烈. 과 우 무 즉 화 성 렬 武가 지나치면 불기운이 거세며,
烈則茶爲水制. 렬 즉 다 위 수 제 불이 거세면 차가 물을 제압한다.
註① 萌湯; 植物의 움 싹을 비유한 물끊음, 즉 땅속 움(萌芽)과 같이 끊는 물의 기포 가 구슬 줄 같다가 땅속 움처럼 끊는 상태.
註② 湧沸;'沸'는 '끓을 비→ 去聲', 계속 끊으면 물이 용솟음 치는데 샘물이 솟아 오르 는 상태와 같다. 곧 '샘솟는 모양' '불→ 入聲'이다. '샘솟을 용→ 湧' + '끊을 비 = 沸', 湧沸→ '팔팔 끊음'.
湯用老嫩(탕용로눈) 7. 탕으로 쓸 老 嫩①
채 군 모 탕 용 눈 이 불 용 로
蔡君謨湯用嫩而不用老. 채군모②는 탕의 嫩은 쓰되 老는 不用했다. 개 인 고 인 제 다
蓋因古人製茶. 대저 고인으로 유래된 製茶는,
조 즉 필 연
造則必 . 제조③하면 반드시 에 찧고,
연 즉 필 마 마 즉 필 라
則必磨. 磨則必羅. 찧으면 반드시 갈고, 갈면 반드시 체질 하니,
즉 다 위 표 진 비 분 의
則茶爲飄塵飛粉矣. '차 티끌 나부끼고 가루 날리며 만든다' 하니,
우 시 화 제 인 작 용 봉 단
于是和劑印作龍鳳團. 이를 和劑④ 龍, 鳳을 찍은 團茶를 만든다.
즉 현 탕 이 다 신 변 부
則見湯而茶神便浮. 탕에 茶神이 곧장 떠 나타나면,
차 용 눈 이 불 용 로 야
此用嫩而不用老也. 이는 '嫩'을 쓰고 老'를 쓰지 않음이다.
금 시 제 다 불 가 라 마
今時製茶. 不假羅磨. 오늘날 製茶는 체와 맷돌을 빌리지 않고,
전 구 원 체
全具元體. 원 몸을 온전히 갖추므로,
차 탕 수 순 숙
此湯須純熟. 이의 湯水는 모름지기 純熟이어야,
원 신 시 발 야
元神始發也. 으뜸의 茶神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고 왈 탕 수 오 비
故曰湯須五沸. 그러므로 '탕은 모름지기 五沸라야,
다 주 삼 기
茶奏三奇. 차의 삼기⑤를 누린다' 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