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답사 이후로 이곳 송악저수지에서 한번쯤 캠핑을 하고 싶었습니다.
잔잔한 물을 쳐다보는 맛은 산속에 들어가 새소리 들어가며 유유자적 하는 것과는
또다른 맛이 기대되기 때문이었지요.
한스 아우를 불러 조용한 곳에서 이 얘기 저 얘기 나누며
호수 한번 쳐다보고, 술 한잔 마시고 지내고 싶었습니다.
여름이라 일이 훨씬 줄어듭니다.
1박2일을 계획했으니 늘어놓는 살림 최대한 줄이고 먹을 것과 상을 준비하고
불만 켜놓으면 되니 겨울하고는 참 비교도 안되는 일거리라는 게 실감나죠.
밝은 달이 하룻밤 머무는 중생들을 비춰줍니다.
웃고 떠들지는 않아도 즐거운 미소가 가득한 타프 아래 공간을 위해 달빛이 비춰주는듯 합니다.
풍성한 먹거리를 사진에 담다보니 이거 너무 호사스럽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술은 넉넉하게 준비해왔으니 천천히 먹어주기만 하면 되겠군요.
참 요상도 하지.
애들은 어른들 심정 모르고 비싼 건 아주 잘 먹습니다.
니들도 커서 돈 벌어봐라, 그렇게 입으로 쏙쏙 들어가지나....^^
직접 장도 봐오고, 솥에 삶고, 조카에게 살도 먹여주는 삼촌이 있어 좋습니다.
많이 늘어놓을 것도 없이 해산물만으로도 오늘 밤이 행복할듯 싶습니다.
일을 끝내고 인간 네비 보라미 아우가 찾아왔습니다.
다음날 집안 일로 바쁜데도 술 몇 잔, 이바구 좀 떨려고 오다니 참 대단들 합니다.
그러고보니 보라미 아우와는 오랫만에 한적하게 캠핑 얘기, 사는 얘기 했던 것 같네요.
날이 밝으니 저수지에 나무 그림자들이 예쁘네요.
물가에서 쐬는 새벽 공기의 맛도 남다릅니다.
가끔씩은 물비린내 맡아보고 싶어지는 새벽입니다.
남들보다 좀 일찍 일어나니 여기저기 싸돌아다니는 것도 특권이네요.
진달래 산천이란 말이 실감납니다.
낮은 곳에서 하루 눈뜨고 나면 진달래가 마치 계단을 올라가는 것처럼
산 정상을 향해 오르는 걸 볼 수 있지요.
담이는 벌써 저걸로 친구들과 화전을 해먹었다네요, 부럽습니다.
쓰러진 소나무가 생명을 이어가는 모습도 경이롭습니다.
앞으로 많은 세월을 저렇게 죽지 않고 살아남아주길 바래봅니다.
송악저수지는 낚시꾼들에게는 너무도 유명한 곳인 모양입니다.
밤새도록 차가 들어오고 포인트를 잡기 위한 경쟁도 치열한 모양입니다.
일설에 의하면 여기서 가장 큰 붕어가 낚였다고도 합니다만....
여하튼 성수기에는 캠핑하긴 곤란하겠습니다.
사유지이기도 하고, 동네 사람이라고 우겨도 밀려드는 낚시꾼들을 막아낼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한스 아우의 차가 이상 있어 온양 시내에 갔다오는 길에 목화반점에 들렀습니다.
이 동네 이사와서 찾은 첫번째 맛집입니다.
다른 곳보다 값도 비싸지만 짜장면, 짬뽕 맛이 일품입니다.
언제고 기회되면 한 번 들러서 탕수육 같이 시켜서 드셔보시길...
텐트 접고 집에 가서 씻고 나와 담이 학교에서 하는 연수프로그램/총회에 참석했습니다.
이 학교는 이런 프로그램이 거의 의무사항이라 빠지기가 곤란하죠.
그래도 그 와중에 땡땡이치면서 꽃구경, 나무 구경으로 시간을 보냅니다.
역시 어릴 때나 지금이나 땡땡이 치는 맛은 일품입니다.....^^
생태에 신경을 쓰는 학교라 곳곳에 참으로 다양한 꽃들이 심어져 있었습니다.
요새 담맘은 숲해설가 과정을 듣고 있고, 담이도 풀꽃, 나무들을 많이 익혀서 저를 자주 구박합니다.
"아빤 그것도 몰라? 저건 조팝나무 잖아." 이러면서 말이죠. 에이, 증말....^^
이승복 동상, 세종대왕 동상도 좋지만 이런 돌 하나 세워놓으면 어떨까요.
우리 캠퍼들이 자연을 사랑하고, 아이들에게 그걸 즐기도록 해주고 싶은 만큼,
그것을 어떻게 사랑하고, 어떻게 실천할지 가르쳐주는 것도 뜻있는 일일 겁니다.
<강아지똥> 책을 읽어주는 것은 물론 좋은 일이지만,
민들레 한송이 앞에서 똥이 빗물에 녹아 들어가 꽃을 피우는 얘기를 한다면
저 흔한 꽃을 보면서도 아이의 자연사랑이 더 깊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학교 행사를 마쳐갈 때쯤 타카 아우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오늘도 집에서 안 자고 나가야겠습니다. 맛있는 닭발이 있다니 가야지요.
닭발 먹고, 족발 먹고.... 발 종류로 배를 채우고 온양 모처 나무 아래에서 시원한 바람 쐬가며 잠을 청합니다.
깨알 같은 꽃잎이 날리며 얼굴을 간지럽힙니다.
어제 떠 있던 그 달이 오늘은 온양 모처에서 비박하는 두 남자의 침남 위에 떨어져 내리고 있습니다.
적당한 바람과 따뜻한 침낭 속에서 아침까지 기분 좋게 잠을 잡니다.
강행군입니다.
타카 아우와 헤어져 집에 가서 대충 씻고 집안 청소도 좀 해놓고 소풍 준비를 합니다.
천안에 사는 친구, 평택에 새로 부임한 선생 부부와 함께 들놀이 겸 나무캐기에 나섰습니다.
나물캐는 처자들 3인방.
나물을 얼마 안해왔는데, 시끌시끌해서 올라가봤더니 수다를 더 많이 담아왔나보더군요.
친구 남편 왈,
"왜 이리 안 내려오는겨. 칡뿌리라도 봤나?"
들에 나오면 이런 게 좋죠.
어른들은 어른들 대로 놀고, 아이들은 아이들 대로 놀고....
물총 놀이로 온몸이 젖어가면서 노는 아이들 보니 새삼 나이 먹은 생각이 드네요...
가까운 교회 요양시설 앞마당에서
흙으로 더럽혀진 옷을 빠느라, 몸을 씻느라 정신 없습니다.
그 와중에도 물장난은 끝이 없습니다. 으이그, 녀석들....ㅎㅎ
어른들은 한낮은 한가로움에 늘어져 있고,
아이들은 젖은 몸을 말리려고 바위 위에 올라앉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장난은 끝이 없습니다. 말리는 게 아니라 땀이 더 나겠습니다.
2박3일 동안 4군데를 찍는 강행군....
나름대로 재미 있었지만, 다시는 이런 식으로 놀지 말아야겠습니다.
입술가 한쪽이 헐었더군요....ㅠㅠ
하지만 제가 제 자신을 믿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즐캠하세요....^^
첫댓글 흐미....끼 사들고....요리...가셨네요.........
한스표 대겝니다... 마쵸님이야 워낙 많이 드시는 품목이니 시답지않게 넘겨도 좋을듯....ㅎㅎ
입술이 부르트도록 노셨군요. 부럽습니다.
입술이 부르터도 또 가고싶은 병 잘 아시죠? ㅎㅎ
분위기가 아주 좋은 곳이네요. 그나저나 맥주대문에 밤에 잠좀 깨셨을 것 같네요
분위기 때문에 찾았는데, 워낙 낚시꾼 많은 동네라 추워지면 가야겠습니다...^^
요즘 왜들 그런지 모르겠네 왜 어디들 가면 간다 온다 말들이 없는 것인지 나원참~~~~
요새 심사가 그런지 왜 그렇게 잘 삐지는지 모르겠네 나원참...ㅎㅎ 처가 동네로 마실와유~ㅎㅎ
요즘 왜들 그런지 모르겠네 왜 어디들 가면 간다 온다 말들이 없는 것인지 나원참~~~~
그러고보니 란수 얼굴 본 지 좀 됐네 그려... 어디 간다 말좀 하고 다녀....ㅎㅎ
아니.. 뭐그리 바쁘게 사신담! ^^
내가 보기엔 공주아비/왕자어미 부부 바쁘게 사는 거에 못당할 거 같은데...ㅎㅎ
송악지에대해 잠시설명을 드리자면...내기억에 64cm급에 붕어가 잡혔던기록이있는곳이랍니다...국내 최대어지요~그런데 항간에 붕어와 잉어가 어찌어찌잘못되서...등등등...수염을 떼고 ..붕어라는등...비늘수가 붕어랑 일치하지 않는다는등... 말도 많았지요...그전에는 충북음성군 금왕에 있는 육령 저수지에62cm던가???그랬었는데...좌우당간에...송악지는요즘엔 떡붕어 등쌀에...정통낚시인들이...가기를 꺼려 한다는...그틈에 우리 오토캠퍼들이점령 해야 한다는...그런 생각을가지고..불철주야...담이네가...노력을 해달라는...^^^ 그런 ..말이지요...^^
반달곰님 역시 낚시 좋아하셔서 잘 아시네요..~~~
하룻밤 1만원이니 돔텐트 하나 쳐놓고 담이랑 낚시도 좀 해봐야겠습니다. 뭐 대단한 거 잡으려는 건 아니고 그냥 재미루다가... ^^
참 바쁘게 캠핑 하셨네요... 활짝 핀 꽃들을 보니 봄의 한 가운데 있는 것이 실감납니다.
요새는 꽃들보다 먼저 눈에 띄는 게 나물입니다. 매번 나물 캐고 그게 곧장 밥상으로 올라오는 맛도 쏠쏠합니다. 이제 그것도 끝물이네요....^^
전 알고 있습니다.. 담이네님 겉옷에 가려진 속옷의 진실을~~ 여러분은 잘 모르시지만 겉옷을 사알짝 벗겨보면 그 속에 파란색 속옷이 보이고 가슴팍에 빠알간 색으로 S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입술 부르트는 슈퍼맨도 있어요...? 내가 보기엔 돌고래님이 더 슈퍼맨 같은데....ㅎㅎ 5월에는 광덕산 한번 가자구요....^^
참으로 늘상 넉넉한 후기 같습니다...~~~~또 다른 자연의 맛 !! 술을 담으면 술병 이요~~꽃을 담으면 꽃병이 되는것 처럼! 캠핑병 이야기 같습니다..
네 캠핑병 이야기 맞습니다. 하지만 일상과 잘 조화되도록 수위 맞춰 다니는 것도 지혜겠지요... ^^
벌써 아이들은 여름을 느끼나보네.....매주 즐거운 여행 계속....좋은후기 즐감...!
몸에다 서로 물 퍼붓고 흙바닥에 뒹굴고 하는 거 보니까 애들은 애들이드만.... 여하튼 애들 노는 건 보기 좋아....^^
언제 한번 꼭 뵙고 싶은 가족입니다... 저희도 매주 캠핑을 가지면 담이네님 가족을 보면 부럽습니다^^
부러울 게 뭐 있겠습니까. 조용하게 가족캠핑을 즐기시는 분들이 많은 줄 압니다. 다 가족들을 위해서 자주 가고, 덜 가고 하는 것이니 만사가 다 같는 줄 아뢰옵니다....^^ 언제고 기회되면 뵙죠...^^
신~~나게 다니십다요 ^ ^b 저수지 수면위로 스치는 바람 맞으며 좋은 사람들과의 한잔....캬~~거의 주금이였겠습니다.
캬~~ 만 하지 말고 언제 내려올 겁니까? 초청장 바로 보냅니다...^^
산 하나 넘으면 끝인 줄 알았는데 또 다른 산(2차 구술시험)이 앞을 막아서네요ㅠㅠ;; 이산도 5/1일 쫑치니 다담주말계획으로 작전짜보고 연락드리겠습니다.
글구, 복분자 와인과 라거,스타우트 맥주 왕창 장전해놨습니다. 꾸울~꺽!!!
하하, 밖을 안나오니 술이 쌓이는구만... 기대 만땅인 사람 따로 있겠네요...^^
저도 바쁘게 움직였으면 좋겠습니다. 넘 한가하니 놀생각만하구 큰일입니다.^^ 시간을 잘 이용하시는 담이네님이 부럽습니다. ^^
내가 알기론 무쟈게 바쁜 것 같던데.... 랜턴 좋은 거 살려면 눈에 불을 켜고 바쁘게 돌아다녀야지....ㅎㅎ
그럼 내 생일 때 랜턴 500cp짜리 하나 주는겨? ㅋㅋ
너무 재미나게 즐기며 지내시는군요. 먼거리 마다않고 찾아주신 분들도 대단들 하십니다. 전 오랜만에 캠핑을 해서 그런지 어깨가 아직도 뻐근하네요. 조만간 올라오실래여 내려갈까여 ?
저야 서울 매일 왔다갔다 하니까 심슨님이 한번 내려오시죠... 곧 초대장 보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