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 제18주일 강론 :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루카 12,13-21) >(8.3.일)
* 예수님은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를 가르쳐주셨습니다. 우리가 이 세상의 것들에 너무 집착해서 살아가면 죽음으로써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맙니다. 이 세상에서뿐만 아니라 하늘나라에 보화를 쌓으며 살겠다고 결심하면서, 오늘 미사를 봉헌합시다!
경주에서 했던 1박 2일 여름신앙학교 무사히 잘 다녀왔습니다. 학생 16, 어른 8, 총 24명 함께 워터파크, 동궁과 월지, 진목정 성지를 경유하며 잊을 수 없는 기쁘고 행복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모든 교우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청소년 교육을 위해 적극적으로 기도와 빨랑카를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연탄길』이라는 책이 있는데, 이철환 작가가 쓴 감동적인 실화집입니다. 수년간 노량진에서 학원강사를 했던 저자는 그가 체험한 아름다운 이야기를 모아 만들었는데, 430만 명이 읽은 베스트셀러이며, 1-4권까지 시리즈로 출간되어 있는데, 치열한 경쟁사회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가출 후, 식당에서 일하다가 《연탄길》을 읽고 마음을 바꿔 집에 돌아왔습니다.’라는 어느 독자의 후기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감동을 줍니다. 청도본당에서 사목할 때인 2013년 2월 3일에 작가를 초대했는데, 작가는 제게 연탄길 2권을 주면서 책 앞면에 이런 싸인을 했습니다. < 정재성 요한 신부님께 드립니다. “불을 켜면, 별은 멀어진다.” 주님의 말씀은 내 발의 등이요, 내 길의 빛이니이다. > 이 책에 나오는 실화 하나를 소개합니다.
한 남자가 거미처럼 밧줄에 매달려, 고층 아파트의 외벽을 칠하고 있었습니다. 페인트공을 붙잡고 있는 줄은 한 줄뿐이라 아주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그의 생명을 지탱해주는 밧줄을 지켜보면서, 과연 자기 목숨을 걸어야 할 만큼 엄숙한지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그 페인트공의 모습이 아주 고독해 보였는데, 그때 아파트 창문이 열리더니 그를 향해 내민 손이 있었습니다. 어떤 뚱뚱한 아주머니가 음료수를 그에게 주었습니다.
저자는 그 모습을 보면서, 생명을 붙잡고 있는 건 밧줄만이 아니고, 마음 좋은 이웃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인간은 동식물, 무생물보다 나을 것이 없습니다. 여름신앙학교 때, 교사들과 학생들 서로 챙겨주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피를 나눈 형제자매는 아니지만, 앞으로도 그렇게 친하게 잘 지내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현실을 돌아보면 돈, 재산 문제로 다투고, 혈육 간에도 원수가 되곤 합니다. 돈과 재산 문제 때문에 서로 죽이고 죽는 상황이 너무나 많습니다.
자기 노력으로 모은 재물이 아니면 과욕을 부리지 말고, 또 자기가 모은 재산이라도 죽고 나면 흔적도 없이 공중분해 될 수도 있습니다.
오늘 제1독서인 전도서에서는, 인생이 참으로 무상하고 허무하다는 사실을 확실히 일깨워줍니다. 죽으면 다 사라질 인생인데, 너무 아웅다웅 다투며 살지 않아야 합니다.
제2독서는 ‘탐욕’에 대해 경고합니다. “여러분은 모든 세속적인 욕망을 죽이십시오. 음행과 더러운 행위와 욕정과 못된 욕심과 우상숭배나 다름없는 탐욕 따위의 욕망, 그리고 거짓말로 서로 속이지 마십시오.”
오늘 복음도 ‘탐욕에 대한 경고’와 함께,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부자라고 해서 다 어리석고 욕심 많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부자 중에도 다른 사람들에게 잘 베푸는 사람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이 비유를 말씀하신 이유는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지 않고, 재물을 좋아하면 어리석은 사람이 된다는 뜻입니다. 모든 죄의 원인이 되는 것은 ‘탐욕’입니다. 탐욕으로 아무리 많은 재산을 모아도 죽고 나면 끝입니다. 예수님은 잠시 뒤에 없어지는 생명을 위해 재산을 쌓아두고 베풀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경고하셨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게 많지만, 가장 중요하게 찾는 것이 돈입니다. 돈이 있으면 안 되는 일이 없는 것 같고, 영원히 행복할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에 돈을 벌기 위해 혈안이 된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돈은 살아가는 데 필요하고, 돈 없이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하지만 돈은 내가 갖고 있을 때만 내 돈이지, 다른 사람들에게 가면 내 돈이 아닙니다. 내가 죽고 나면 전부 다른 사람에게 가버리니까, 살아있을 때 가치 있게 사용하면 좋겠습니다.
돈을 많이 벌면 좋은 점이 있겠지만, 돈벌이에 집착하지 말고, 돈을 어떻게 쓰면 좋을지 생각하며 살아야 합니다. 내가 갖고 있은 돈으로 무엇을 해야 나를 돋보이게 할까 생각하지 말고, 그 돈으로 어떻게 봉사하면 좋을지, 또 가정과 성당과 사회를 위해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 생각해서, 그 생각대로 실천하면 좋겠습니다.
사제가 되기까지 넉넉하지 않은 가정에서 살았습니다. 사제 월급이 많지 않아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궁색하지는 않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구슬치기로 용돈을 벌며 저축했고, 대학생 때는 근로장학생도 하고, TV 보안기 판매도 해봤고, 금복주 회사 야간경비도 해봤습니다. 신학생 시절과 유학시절에는 아르바이트를 할 수 없었는데, 그때를 생각하면 정말 불쌍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알뜰살뜰 저축하며 사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돈을 알뜰하게 저축하고, 지혜롭게 사용하면 좋겠습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돈이 많다고 무시하면 하느님과 이웃에게 죄를 짓고 혼자 고립됩니다. 그러니 돈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초연하게 살아야겠습니다.
어리석은 부자가 되지 않도록 헛되고 부질없는 욕심을 버리고, 우리가 가진 것을 잘 베풀며, 하늘나라의 기쁨을 체험하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첫댓글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