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윌 헌팅(Good Will Hunting)
최용현(수필가)
‘굿 윌 헌팅(Good Will Hunting, 1997년)’은 보스턴의 빈민가에서 자란 고아 출신의 수학 천재 윌 헌팅의 이야기를 담은 거스 밴 샌트 감독의 드라마 영화이다. 2014년 조사에서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영화 100편 중에서 53위에 선정되었다.
1992년, 하버드대 재학생이었던 맷 데이먼은 문예 창작 과목의 과제로 50페이지 분량의 단편소설을 썼다. 그는 이 소설을 친구인 벤 에플렉에게 보여주었고, 두 사람은 이 소설을 함께 시나리오로 각색했는데, 이것이 바로 두 사람이 할리우드로 진출하는 계기가 된 ‘굿 윌 헌팅’의 각본이다.
이 영화는 아카데미 9개 부문에서 후보에 올라 각본상(맷 데이먼/벤 애플렉)과 남우조연상(로빈 윌리엄스)을 받았고, 골든 글로브에서도 각본상을 받았다. 베를린영화제에서는 은곰상을 받았으며, 그 외에도 여러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 제작비 1,000만 달러를 투자하여 전 세계에서 2억 2,6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대박을 터뜨렸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 관객 16만 5천 명을 기록하였다.
보스턴 빈민가에서 고아로 자란 윌 헌팅(맷 데이먼 扮)은 몇 번에 걸친 입양과 파양, 양부(養父)의 학대를 겪으며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다. 성장해서는 일용직 노동자로 전전하다가 20살이 된 지금은 매사추세츠 공대(MIT)에서 청소부로 일하고 있다. 그는 모든 분야에 뛰어난 재능을 가졌는데, 특히 수학에서는 천재적인 능력을 지니고 있다.
어느 날, 수학계의 노벨상인 필즈 메달 수훈자인 램보 교수(스텔란 스카스가드 扮)는 복도에 있는 칠판에 아주 난해한 수학 문제를 적어 놓고 그 문제를 푸는 학생을 수제자로 삼고 여러 가지 혜택을 주겠다고 공표한다. 그런데 누가 그 문제에 대한 정답을 그 옆 칠판에 적어 놓았는데, 누가 썼는지 밝혀지지 않는다.
며칠 뒤, 램보 교수가 조교와 함께 강의실을 나오다가 복도 칠판에 무언가를 쓰다가 도망치는 젊은이를 보게 되는데, 가보니 또 다른 수학 문제의 증명이었다. 그의 뛰어난 재능을 알아본 램보 교수는 그가 청소부임을 알게 되어 관리사무소를 찾아간다. 그의 이름은 윌 헌팅이며, 쉽게 분노하고 타인과 관계 맺는 것을 두려워하는 청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윌이 경관 폭행 사건으로 구속되자, 램보 교수는 판사의 허락을 받고 매주 정기적인 상담과 정신과 치료를 하는 조건으로 그를 풀려나게 한다. 그런데 윌은 정신과 치료에 거부감을 보이며 매번 상담사를 쫓아내는데, 그러다가 램보 교수의 대학 친구인 심리학 교수 숀(로빈 윌리엄스 扮)을 만나게 된다.
처음에는 윌이 숀 교수에게 함부로 말했다가 크게 혼이 난다. 두 번째는 호숫가 벤치에서 숀 교수가 ‘너는 오만에 가득한 겁쟁이야.’ 하면서 ‘우선 스스로에 대해서 말해봐. 네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나도 도와줄 수 있어.’ 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는 네가 하기에 달렸다.’라고 말한다.
다음 상담에는 숀 교수와 윌이 함께 침묵만 지키다가 끝났고, 그다음 상담 때는 윌이 사귀는 여자친구가 있다면서 얘기를 꺼내자, 숀 교수가 나중에 아내가 된 여자를 처음 보고 꼭 잡아야 할 여자라고 생각하고 월드시리즈 6차전 티켓을 포기한 일화를 들려준다. 2년 전에 세상을 떠났단다. 그런데, 윌의 하버드생 여자친구 스카일라가 ‘사랑해’ 하며 스탠퍼드 의대가 있는 캘리포니아로 함께 가자고 하는데, 윌은 나중에 버려질까 두렵다며 거절한다.
다음 상담에는 램보 교수가 주선한 국가안보국 면접에 친구인 처키(벤 애플렉 扮)를 대신 보낸 이유를 따져 묻자, 윌이 온갖 변명을 늘어놓는다. 숀 교수는 ‘넌 뭐든지 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어. 네가 정말로 하고 싶은 게 뭐냐?’ 하고 묻는다. 윌이 얼버무리다가 ‘목동’이라고 하자, 숀 교수는 ‘넌 간단한 질문도 제대로 대답하지 못해.’하면서 윌을 쫓아내 버린다.
다음 상담 날엔 윌이 공사장에 일하러 나가자, 처키가 ‘이런 데서 네 재능을 썩히지 마라.’고 한다. 램보 교수는 숀 교수을 찾아가 왜 윌을 쫓아냈느냐며 언쟁을 벌이는데, 그때 윌이 찾아온다. 숀 교수는 윌이 어릴 때의 가정폭력으로 인한 흉터 사진을 보면서 대화를 나누다가 ‘네 잘못이 아니다.’라고 반복해서 말한다. 윌은 오열하다가 숀 교수를 껴안는다.
드디어 윌이 램보 교수가 주선한 맥닐 사에 면접을 거쳐 합격하자, 숀 교수는 축하한다며 이제 완치됐다고 말한다. 윌은 숀 교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건넨다. 술집에 모인 친구들이 윌의 21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자신들이 부품을 구매하여 수리한 자동차를 윌에게 선물한다. 램보 교수는 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숀 교수를 찾아가 화해한다. 윌이 선물 받은 차를 타고 스카일라를 만나러 캘리포니아로 가면서 영화가 끝난다.
‘굿 윌 헌팅’은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청년이 굳게 닫힌 마음을 열고 현실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을 담은 영화이다. 진정한 치유는 자신의 상처를 인정하고, 타인의 진심을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고 있다. 이것은 빠른 성취와 성공을 강조하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처방이다.
숀 교수는 과거의 상처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윌에게 ‘네 잘못이 아니다(It's not your fault).’를 반복해서 말하는데, 이 영화의 명장면이면서 유명한 대사로 꼽힌다. 그는 트라우마 치료의 핵심은 자신의 치부까지도 숨기지 않고 드러내어 환자의 믿음과 공감을 얻어야 한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보여주었다.
영화 중간에 처키가 윌에게 하는 이야기 ‘너는 당첨될 복권을 갖고 있으면서 너무 겁이 많아서 돈으로 못 바꾸고 있어!’ 하는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그렇다. 우리는 누구나 복권 한 장씩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런데, 그것을 돈으로 바꾸는 사람도 있지만, 못 바꾸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