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복지를 이루어가는 공간(空間)1)에 대하여
홍정표,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지역사회포괄촉지부 부서장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는)복지’에 대하여 복지 주체로서 참여한
주민, 당사자와 가족, 돕고 거드는 지원체계 모두가
지속 가능한(아주 평범하고, 일상적으로도 계속 도모되어 질 만한) 일이
의미 있게 여겨지는 요즘입니다.
사회복지사사무소 ‘구슬’의 김세진 선생님은 <복지관 지역복지 공부노트>에서
지역복지 실천 철학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정리해주셨는데 마음에 와닿습니다.
지역복지 3단 법칙, ‘단순하고, 단단하고, 단아하게’합니다.
단순해야 일이 단단해지고, 단단하면 오래갑니다.
이런 일에서는 소박한 맛, 단아한 멋이 풍깁니다.
같은 맥락으로 지역복지를 이루어가는 공간에 대하여 생각해봅니다.
사람들이 쉽게 오갈 수 있는 장소가 대체로 주민들의 일상편의가 충족되는 공간이기도 할 겁니다.
그곳이 어디이건 간에 쉽게 드나들며 무엇인가를 얻거나, 배우고, 사고, 파는, 누리는 공간.
여느 주민 모두가 그곳이면 모두 알 만한 공간일 수 있고, 사람들과 인사 나누고
여럿 또는 몇 명 정도가 느슨한 마음으로 만나더라도 무엇이든 해볼 수 있는 공간.
이런 공간이 남녀노소 누구나 복지를 이룰 수 있는 공간이기에 적합할 겁니다.
특별한 공간에서라야 서비스와 복지를 누릴 수 있는 상황이라면 Community Welfare Center라는
영문으로 표기되는 지역사회복지관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장애인복지관은, 당사자의 삶터인 지역사회에서 신체적․심리적 재활과 사회통합을 향해 그 전력을 다해나가니 Community Rehabilitation Center 정도로 표기되는데,
장애인복지관 영문 표기는 기관마다 다르겠지만 지역사회에 위치해 있고 주민과 관계하며, 지역사회 주민으로서 장애인 당사자를 인식한다면 영문 표기에도 Community 라는 단어가 꼭 표기되어야 마땅하지 않을까요?
장애인복지라 할지라도 여느 주민의 일상적 복지를 이루는 공간을 잘 활용함이
지역복지 실천 철학인 단순, 단단, 단아하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해보았습니다.
지역복지 실천 철학이 복지관의 사명과 비전에 따라 다를 있겠으나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사명으로 삼고 있는 ‘보통의 삶을 실현하는 복지관’에 따르면 무리 없게 여겨집니다.
지난해 ‘지역중심 평생교육지원사업’을 담당했던 박유진 사회사업가는
부지런히 강동구 이곳저곳을 당사자와 함께 평생교육에 관한 합의된 욕구를 바탕으로 찾아가
당사자의 복지를 이루어가기에 마땅한 공간, 지역사회로써 복지를 이룰 만한 공간을 살피고
사회사업을 뜻 있게 실천하였습니다.
고덕로 201,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을 벗어나 여느 주민의 일상복지 공간에서
당사자의 평생교육에 관한 복지를 이루었습니다.
마을의 문화센터와 함께 장애인 당사자의 복지를 이룬 경험은 올해 그 힘을 발휘하였습니다.
강동구 목 좋은 곳에 위치한 문화센터에서 단일 강좌이지만
함께 구성하고 홍보해보면 어떨지 먼저 제안해주셨습니다.
언어치료,
목적은 당사자와 가족, 둘레 사람(환경)과의 상호작용, 소통 정도일 겁니다.
꼭 필요한 시기에 언어치료에 대한 진단을 받아 치료받음은 매우 중요하고,
언어치료에 대한 진단이 아니더라도 가족 구성원으로서
자녀의 제 나이, 또래와 같이 언어발달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마을 엄마들 모두 같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집에서도 할 수 있고, 살필 수 있는 언어를 통한 상호작용’에 대한 특강을
장애인복지 실천현장에서 십 수년 그 경험을 쌓아오신 전문가가
주민들과 쉽게 만날 수 있는 공간에서 진행하게 된다면,
그 공간에 마을 주민으로서 당사자도 참여하고, 자녀의 언어발달에 평소 관심 있었던 주민들이 함께 한다면
단순하지만 단단한 사회사업 실천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최은경 사회사업가는 이렇게 장애인복지관의 언어치료를 마을 문화센터라는 공간에서
주민의 일상복지로 풀어내도록 주선하고, 사회사업으로 실천하였습니다.
최은경 선생님은 특강에 대한 신청접수를 따로 하지 않으셨고,
그 일은 문화센터 직원이 평소 업무로 하셨습니다.
참여하신 주민들은 문화센터로 특강을 듣기 위해 오셨고,
언어치료사는 특강을 하기 위해 문화센터인 그 공간으로 가셨습니다.
장애인복지관 사회사업가이기에 당사자와 환경을 살펴,
청각장애를 지니신 주민에 대해서는 수어로 그 내용을 전달되도록 수어통역사를 주선하였고,
평소 장애를 지닌 엄마로서 자녀의 양육과정 중
언어발달에 관심 있으셨던 당사자 몇 분도 함께 하실 수 있도록 주선하였습니다.
이렇게 주민의 일상복지가 이루어지는 공간에서는 사회사업가로서 챙길 일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 일을 사회사업가답게 도모하기 위해
당사자와 지역사회에 여쭙고, 의논하며, 부탁해나가는 일에 더욱 힘쓸 수 있어 보였고,
풍성한 감사(感謝)의 여운을 남겼습니다.
지역복지를 이루어가는 공간에 대한 사회사업가 인식의 중요성을 생각해봅니다.
장애인복지관에서 일하는 사회사업가에게 뜻을 펼치고, 사회사업 개념, 가치, 이상, 철학에 따라
가지런히 실천해나가기 위한 좋은 구실로 ‘공간’을 생각해봅니다.
코로나19로 그 어느 곳도 안전한 곳 없어 보이는 2020년 여름이지만,
그럼에도 사회사업이기에 주민의 공간 속에서
당사자의 이웃 관계, 인간관계 평범한 일상복지를 놓치고 싶지 않은 가치로 여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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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널리 퍼져 있는 범위.
어떤 물질이나 물체가 존재할 수 있거나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 자리가 된다. 표준국어대사전
첫댓글 홍정표 선생님이 보내주신 글입니다.
복지관 후배 사회사업가 최은경 선생님 실천을 이렇게 글로 응원했다고 합니다.
한 달에 한두 번, '사회사업가 단상'으로 복지관 동료 선후배를 응원합니다.
지금까지 쓴 글이 제법 됩니다. 잘 모아 엮어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