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사장직, 직원들에겐 회사 물려준 창업자
최근에 기업주 가족의
‘과도한’ 상속세 부담을
완화하자는 주장이 많습니다.
하지만 섣부른 상속세 완화는
부의 대물림만 조장할 수 있죠.
기업승계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하고
회사와 직원들도 지키는 방법이 없을까요.
미국의 한 회사에서는
종업원들이 회사를 물려받아
기업주 가족과 함께
모두 윈윈(Win-Win)하고 있습니다.
1990년 댄 푸엔테 창업자는
자기 이름의 머리글자를 따서
DP 일렉트릭(DP Electric)을 만들었습니다.
애리조나의 한 창고에서
트럭 한 대와 직원 한 명으로
전기 설비 일을 시작했죠.
2024년 현재 회사는
850명 이상의 노동자가
3억 달러의 연매출을 올릴 만큼
훌쩍 성장했습니다.
2021년에 DP일렉트릭은
중대한 변화를 맞았습니다.
바로 ESOP이라고 하는
종업원 주식 소유제를 통해
회사 지분의 30%를 노동자들에게 넘겼죠.
ESOP은 우리사주제와 달리
지분 매입금을 노동자가 아니라
회사가 전액 부담합니다.
ESOP의 제도적 혜택 덕분에
기업주 측은 해당 부분의 세금을
사실상 면제받을 수 있죠.
창업자는
여러 세대에 걸쳐 회사가 이어지고
현재와 미래의 직원에게
보상하는 방안을 고민했다고 합니다.
특히 딸이 다니엘 푸엔테 씨가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는데도
종업원 승계를 택했습니다.
오래 전에 회계 담당자로 입사한
다니엘 푸엔테 씨는
회사의 최고재무관리자(CFO)로
일하고 있었거든요.
아직 창업자 측이 70%의 지분을
가지고 있지 않느냐고요?
놀라지 말아주세요.
창업자 가문은 2024년 1월에
나머지 지분도 ESOP에 팔았답니다.
DP 일렉트릭은
100% 노동자 소유기업이 되었습니다.
물론 전액 회사 부담이고
기업주 측도 큰 세제 혜택을 받았다며
푸엔테 창업자가 말합니다.
“우리 직원들은 주인의식을 가지고
가족 같은 직장문화를 만들어갑니다.
완전한 종업원 소유가 된 결과
팀원들은 회사와 개인의 성공을
더욱 일치시킬 수 있습니다.
종업원 소유주들은 경제적으로 힘을 얻고
직장에 대한 자부심도 키울 거예요.”
복리후생도 훌륭합니다.
직원들에게 무료 교육과
커리어 계획을 지원하죠.
직장에는 회사 체육관이 있고
피클볼과 농구를 즐길 수 있습니다.
봄에는 소풍을 가고
평일 하루를 골라 따로 파티도 엽니다.
강의실과 첨단 교육시설을 갖춘 사내 대학은
정식 인가를 받은
4년제 견습생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댄 푸엔테 창업자는
여전히 회사의 CEO이지만
후계 계획을 착실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DP 일렉트릭의 모든 지분은
직원들이 가지고 있으며,
딸인 다니엘 푸엔테 CFO는
사장으로 승진했죠.
재직 기간 동안 다니엘 푸엔테 사장은
회사의 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여러 직원 포상제도도 만들었습니다.
그 덕분인지 회사는
지역매체가 뽑은 ‘최고의 직장’에
6년 연속으로 이름을 올렸어요.
다니엘 푸엔테 사장의 말을 들어볼까요.
“고객들은 우리 직원이
다른 회사와 차별성을 가진다는 사실을
바로 알아차립니다.
회사의 성공은 직원들과 함께
올바르게 성장하고 싶은
아버지의 비전에서 시작되었어요.
진정한 열망을 지닌 제 동료들이
개인으로서, 또 조직으로서
나날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저 역시 매일 아침 거뜬히 일어나게 되죠.”
전 세계 100개국 이상에서
13만 명의 전문가가 일하고 있는
세계적인 부동산 투자업체 CBRE는
DP일렉트릭 누리집에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CBRE 팀은 지난 주말
(설비의) 가동이 중단되었을 때
여러분이 보내준 지원에 감사드립니다.
DP 일렉트릭 팀은
(주말) 새벽 다섯 시에 전기가 끊겼을 때
준비된 상태로 일찍 도착했고
마지막까지 함께 해주었습니다.”
ESOP이라는 제도적 지원,
기업주 가족의 진정한 기업가 정신,
노동자 소유주들의 헌신 덕분에
고객사 역시 어려움을 이겨냈습니다.
우리나라도 상속세 완화나
무분별한 M&A 지원 대신에
종업원들의 기업 승계에
더 많은 관심을 둬야 하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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