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 가나 또라이 병신은 있는 법이고 의사도 예외는 아니다. 괜히 이교수가 뜨니까 미워하는 또라이는 많지는 않지만 실제로 있고, 이 글에서는 그런 또라이는 제외할거다.
그리고.. 그사람을 존경하지 않는다는 소리는 절대 아니다.
의사라면, 온몸을 던져서 환자 치료하는 동료 의사를 존경하지 않을 수 없지. 이국종 교수에 대해 띠꺼운 소리를 하는 의사들도 기본적으로 그사람을 존경한다. 이거는 확실한 사실이다. 하지만 존경은 하면서도 그분에 대해 마냥 칭찬 할 수는 없는 것이 한국 의사들이지.
이유는
1. 이국종이라는 이름은 한국 의료의 한계를 상징한다. 한국 의료는 다들 인정하다시피 가성비로 세계 최고다. 세계 최고 수준이 아니라 그냥 원탑이야. 그 어느 나라도 이정도의 의료비로 이정도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최 단시간에 제공하는 나라는 없다.
하지만, 한국 의료 시스템에서 가장 큰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데 바로 외상의학과 중환자의학이다. 한국 의료 시스템 자체가 통상적인 질환을 중심으로 짜여져 있으며 의료비 지불도 통상적인 질환에 맞게 되어 있어.
하지만 외상의학과 중환자 케어는 통상적인 의료비로는 불가능하다. 통상적인 환자보다 인력과 장비와 약품이 몇배로 더 들어가거든.
요약하자면 한국 의료 시스템은........ 죽을 사람은 대충 치료 하다가 죽으라는 개념이지. 겨우 살릴동 말동한 사람 치료할 돈으로 평범한 환자들을 치료한다는 개념이야. 다시말해서 현재 한국 의료 시스템상은 이국종으로 대표되는 와상 중환자 케어가 불가능한 상황이지.
2. 이국종 교수가 각광받고 있는 이유는 이런 구조적인 한계를 본인의 헌신으로 뛰어 넘었기 때문이다. 사실 아주대 외상센터 정도의 환자를 보려면 전문의 수가 20명은 되어야지. 근데 그걸 본인과 제자 한두명으로 커버하고 있는것이다. 그러니 집에는 일주일에 한번 들어갈까 말까 하고 - 제자는 일년에 한두번 - 나이 오십도 안되어 한쪽 눈이 실명되는거다.
근데.. 한번만 더 생각해보자. 이런 시스템상 불가능한 일을 개인의 헌신으로 커버한다면 과연 그것이 지속 가능할까 ?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아주대 외상센터가 의사 20명을 고용하지 않고 단 두세명으로 돌아가는 이유는 명백하다. 의사 월급을 벌 수 없기 때문이다. 아니 벌기는 커녕 적자, 그것도 아주 심각한 적자야. 전임의사를 두세명 쓰는데 - 물론 파견나온 다른과 전공의 몇명 있긴 하지만 말 그대로 배우는 입장 파견이고 - 한해 적자가 10억에 육박하고, 거기다 이국종 교수가 열심히 일을 할수록 적자가 더 늘어나는 구조다.
아주대 입장으로서는 재정 갉아먹는 암덩어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거지.
3. 한국에서 외상의학 중환자의학을 제대로 하려면 돈이 필요하다. 그것도 아주 많이. 지금 보험 공단에서 지급되는 치료 수가로는 절대 의사 월급은 커녕 환자를 볼수록 적자가 될 뿐이다. 거기다 더해서 사실 어찌보면 더 심각한건데, 삭감이라는 개념이다.
한국 의료는 평범한 환자 케어에 맞춰져 있다고 했지 ? 진료하는데 들어가는 약품이나 기구 장비 기준도 거기에 맞춰져 있다. 지금 아주대에 입원하고 있는 북한군 처럼 대변이 가득찬 장이 파열되어 복강에 대변이 꽉찬데다 기생충까지 나오는 상황인데 통상적인 항생제 용량을 투여한다면 그건 그 환자 죽으라는 소리와 같다. 통상적인 항생제 용량 따블 따따블에 여러가지 항생재를 복합적으로 그야말로 쏟아 부어야 살릴 가망성이 생기는거지.
한국 건강보험 심사 평가원에서 하는일이 뭘까 ? 바로 그 통상 용량보다 더 많이 들어간 항생제 비용을 삭감하는 것이 주된 임무다. 그런 중증 환자한테 들이 붓는 항행제는 졸라게 비싸다.. 그 항생제 값을 보험 공단에서 내주지 않는다면 항생제 값은 병원이 지불해야 한다. 그것이 고스란히 적자로 쌓이는거지.
이국종 교수가 인터뷰때마다 삭감에 치를 떠는 이유가 바로 이거다. 나는 환자를 살리려고 항셍재를 쓰는데 국가는 쓰지 말라고 하는거지. 사실 그렇다면 한국 정부의 입장은 여기저기 깨진 심각한 외상 환자는 살리는데 돈 많이 드니까 그냥 죽이라는 입장이라고 이해하면 되는 것이다.
4. 한마디로 국가 입장은 왜 그런 환자 돈써서 살리느냐고 ... 병원 입장은 ? 그렇다. 병원 재정 갉아먹는 암덩어리지.
병원은 분명히 이익을 추구하는 영리기업이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수익으로 지출은 커버해야 돌아간다. 병원 적자가 쌓이면 병원이 망하게 되는거야. 최소한 적자는 보지 않아야 된다. 근데 일년 적자가 10억씩이나 나는 이국종 교수가 이쁠까 ?
이교수 때문에 아주대 흥보가 많이 된거니 쌤쌤 아니냐 그럴건데, 흥보 열심해 해서 치료해 봤자 적자만 쌓이는 중환자들만 몰리는 상황이다. 흥보 안하는 것이 훨씬 나은 상황이야.
이교수가 병원장한테 불려갈 만 하지 ?
5. 그리고.. 보통 의사들, 이국종 교수 봐라 니들 뭐냐고 의사들한테 직업적인 사명감이 없다고 돌 던지는 후레자식들이 많은데, 한국 의사들은 분명히 직업적인 사명감이 충분하다. 의사란 험한 직업은 돈만 바라고 하기 어렵다. 전문직이라면 전문직에 따르는 사명감이 당연히 있지.
하지만, 그 사명감도 인간다운 기본 가정생활이 어느정도 가능한 이후의 일이지. 의사들이 사명감이 넘쳐서 이교수처럼 가정이고 본인 건강이고 다 팽개치면서 일해야 하냐 ?
국가는 시스템으로 돌아가는거다. 개인의 사명감으로 돌아갈 수가 없어. 국가는 의료 시스템을 짤때 평범한 사람들이 일해도 돌아가도록 짜야 되는것이고 그래야 제대로 돌아가는거다. 이교수같은 특출난 사람이 있어야 돌아가는 시스템은 처음부터 실패할 것이 뻔하지.
보통 의사들... 이교수에 비교당하면서 적폐취급 받는다. 열 안받을 수가 없지.
6. 그리고.... 이교수가 이렇게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뒷받침은 누가 하고 있냐 ? 결국 그 엄청난 적자를 감수하는 아주대 병원이다. 그 적자를 누가 메꾸냐.. 아주대 교수들이 번 돈으로 메꾸고 있는거다.
이교수같이 사명감 넘치는 의사와 비교당하면서 돈만아는 의사라고 손가락질 받는 바로 그 의사들이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이교수의 외상센터가 돌아가고 있는거야.
니들 같으면 좋겠냐 ? .... 이교수의 열정을 이해하고 사실 존경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기분이 좋지 않지.
그럼 결론이 뭐냐고 ?
이교수 같은 열정에 의지하는 이상 한국 의료는 절대 발전 못한다. 시스템을 짜야되는거야. 대충 보니까 이교수 열정도 건강때문에 얼마 가지 못할 것 같고, 이교수가 일선에서 물러나는 순간 한국 외상의학은 도로 나무아비 타불이 되는거다.
도대체 그 어느 누구가 일개 의사에게 그정도의 희생을 요구할 수 있냐 ? 없지.
세줄요약
1. 이교수에 대해 의사들의 좀 씁쓰레한 반응은 결코 그를 존경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2. 지속 가능하려면 열정 대신에 시스템이 들어와야 한다.
3 생명과 별로 관련도 없는 비급여를 국가에서 대준다고 자랑질 하기 전에 진짜 필요한 곳에 먼저 돈을 써라.
이국종-아주대 갈등에 전국 권역외상센터 '씁쓸'
의료계 "의료현장 갈등 불가피..통합적 의료체계 필요"
https://news.v.daum.net/v/20200115112948363
첫댓글 정부에서 나서야할 때이다..
문재인대통령은 아마 이런 고충을 알고 있을수도....???
외상중증환자를 전담하는 병원들이 전국 각 지방마다 생겨나길....
지금도 의료혜택 과하다고 난리인데 못할거라고 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