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함평 출신으로 광주에서 초중고를 졸업한 전직 3선 국회의원인 이영일 전 의원이 이른바 광주 5.18 정신의 꺼ㅣ헌법 전문(前文) 수록에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1939년생으로 올해 85세의 원로다. 광주전남 지역 최고의 명문 중고로 불리는 광주서중과 광주일고를 거쳐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1960년 서울대 정치학과 3학년 때 발생한 4.19 혁명의 학생주역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이영일 전 의원은 5.18 다음해인 1981년 11대 총선에서 민정당 전국구 의원으로 당선된 데 이어 전국적으로 신민당 '신당 돌풍'이 불었던 1985년 12대 총선에서 광주 서구에서 역시 민정당 공천으로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됐다. 또 1997년 15대 국회의원 재보선에서는 새정치국민회의 공천으로 광주 동구에서 3선 의원에 당선된 정치인이다. 전두환 정당과 김대중 정당을 모두 경험한 호남 정치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영일 전 의원은 5월 26일 인터넷매체 뉴데일리에 게재된 <5.18 헌법전문 수록, 지극히 불합리하다 … 장갑차·기관총·소총 탈취, 무기고·간첩교도소 습격은 뭔가>라는 제목의 ‘이영일 칼럼’을 통해 “5.18은 3.1 운동이나 4.19 혁명과는 성격이 다르다”면서 “국민적 공감을 충분히 얻지 못한 5.18을 헌법가치에 합당한 것처럼 헌법전문에 수록하려 한다면, 심각한 국론분열을 초래, 의외로 큰 위기를 조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른바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문제에 관해서는 여야 정치권에서는 밀어붙이려는 움직임이 눈에 띄지만 비호남 지역은 말할 것도 없고 호남 출신의 뜻있는 지식인들 가운데도 반대론 또는 신중론이 적지 않다.
이번 뉴데일리 칼럼을 통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한 전남 함평 출신의 이영일 전 의원 외에도 전남 광양 출신으로 연합뉴스 편집국장과 북한부장 등을 지낸 원로 언론인 서옥식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전남 무안 출신의 전직 외교관인 정동일 전 주(駐)뭄바이 총영사, 전북 고창 출신으로 5.18 당시 광주 조선대 국문과 3학년생으로 현장을 직접 목격한 이른바 '전라도 시인' 정재학 시인 등이 5.18의 헌법 전문 수록에 부정적인 입장을 잇달아 밝혔다.
또 광주 출신인 주동식 지역평등시민연대 대표와 전북 남원 출신인 이양승 국립 군산대 교수는 최근 5.18 유공자 재검증과 5.18 유공자 명단 공개를 촉구한 바 있다.
이영일 전 의원의 뉴데일리 칼럼 전문(全文)은 다음과 같다.
<5.18 헌법전문 수록, 지극히 불합리하다…장갑차·기관총·소총 탈취, 무기고·간첩교도소 습격은 뭔가>
■ [5.18 정신] 이라 함은 뭘 말하나?
[5.18정신] 을 헌법전문에 넣어야하는가?
3.1운동과 4.19혁명은 참여의 전국성, 감동과 공감의 전국성, 거족성으로 자유와 진보를 향한 변화를 촉발시켰기 때문에 헌법전문에 수록될 수 있었다.
이런 요소가 거의 포함되지 않은, 대중선동과 선전에 의해서 일시적으로 미봉된 한지적(限地的) 민중(民衆)저항운동을 헌법전문이나 규정에 포함시키자는 것은 분단국가의 체제관리차원에서 지극히 불합리해 보인다.
■ 규명되지 않은 의문점들
윤석열 대통령이 5.18을 자유와 민주를 위한 시민운동으로 강조하는 것은 그 시발(始發)에 그런 요소가 있었고, 또 그렇게 함으로써 5.18을 김일성의 대남업적으로 몰아가는 선동을 저지하기 위함일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일어나는 모든 시민항쟁에 북한의 적극적인 공작이 가미되지 않는다면, 광주에서와 같은 내란형 폭동은 결코 발생치 않는다.
기껏해야 부마사태급으로 끝난다.
그러나 무기고가 털리고 미전향간첩 수용시설인 광주교도소가 여러 차례 파괴될 공격 앞에 노정되었고 공장에 있는 군용장갑차들을 탈취, 몰고나와 시민저항수단으로 삼는 것은, 두말할 여지없이 북한 공산계열의 공작산물로 보아야 한다.
■ 공감 못하는 국민들 많다
이런 사건을 그 실체를 완전히 밝히지도 못했고, 또 유공자들의 명단도 당당히 밝혀 국민적 공감도 아직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 하에서 [5.18정신] 을 헌법가치에 합당한 것처럼 헌법전문에 수록하려한다면, 심각한 국론분열을 초래, 의외로 큰 위기를 조성할 것이다.
함부로 할일 아니다.
국민여론을 폭넓게 수렴, 심사숙고한 후 결정해야 할 일이다.
<이영일, 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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