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6. 5 일요일
모처럼 부모님 모시고, 식구들이랑 남해로 바람을 쐬러 간다.
인터넷을 통해 남해에서 제일 유명한 것들, 반드시 가봐야할 것들을 꼽아 추려서 가기로 한다.
당일치기로는 시간이 모자랄수도 있겠지만 큰 욕심없이 그냥 둘러볼 계획이라 여유롭게 출발한다.
[여행 코스]
남해대교- 충렬사- 남해유배문학관- (설흘산밑)가평 다랭이마을- 동천식당(멸치쌈)- 독일마을- 파독전시회관(인당 1천원)
- 원예예술촌 (입장료 5천원)- 쿤스터라운지(레스토랑) - 대구 복귀.
6시 20분에 일어나 준비를 서두른다.
학교가는게 아니라 놀러간다니 나영이도 적극적으로 호응해줘서 무리없이 출발을 한다. ㅋㅋ
어디로 간다니 참 좋다. 애들은 오죽하겠는가?
우리 삶의 목적이
바로, 여행 그 자체에 있지 않을까?
예전엔 구마고속도. 지금은 중부내륙고속도로로 바뀌어진 곳을 오래간만에 지나간다.
예전에 다이빙하러 이길 참 많이 지났는데.....
'칠서'... 를 지나 진주로 향한다. 도로가 많이 바뀌었고 길이 진짜 넓어졌다.
운전하면서 예전에 추억들을 주마등처럼 스쳐지나보낸다. 추억은 아름다운 것이여~
남해에서 빠진다. (2시간도 안 걸린다.)
아담하고 포근한 도시가 펼쳐진다.
남해는 진짜 이쁜 곳이 많다.
특히, 남해대교 가는 길이 이뻐서 가는 내내 아름답다는 생각을 계속 떠올리게 해준다.
충렬사가 남해대교 지나고 바로 옆인데도 불구하고, 똑똑한(?) 네비는 섬 한바퀴를 다 돌게끔 만들어줘서 왔다갔다 알바를 좀했다.
그래도 좋았다. 너무 이쁜 경치라서~~
충렬사를 거닐고, 남해 유배문학관에 가서 구운몽의 저자 '서포 김만중'도 보고, 사씨남정기 내용도 읽어보고~
알찬 하루를 만들어간다. 다음은 다랭이마을이다.
가평 다랭이마을은 예전 설흘산 밑에 있는 이쁜 산이잖은가~ 또 네비의 힘을 빌려본다.
그런데~ 와우~!!
연휴라고 대한민국 모든 사람들이 다~ 남해로, 그것도 다랭이마을 앞으로 모인줄 알았다.
저 앞으로 끝없이 이어진 행렬~
저멀리 따닥따닥 붙은 차들이 있는 방향이 내가 가야할 방향인데 ....
아무리 살펴봐도 꼼작달싹 하지 않는다.
차는 서있고, 가야할 곳은 저렇게 막혀있고~
그렇다고 좁은 편도 1차선에서 돌릴 수도 없고,
마지못해 그냥 기어서 기어서 1시간을 꼽박 보내고 나서야 ~ 다랭이마을에 다다른다.
아름답고 포근한 마을이었다. 적어도 예전에는!
하지만 지금은 정신없이 막히는 차량때문에 전혀 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없었다.
빨리 이 지옥같은 체증으로부터 벗어나고팠다.
경찰의 도움을 받아 재빠르게 돌려서 빠져 나왔다. 아까 기어오듯한 도로를 다시 되짚어 반대로 내려가는 것이다.
이리로 오는 방향은 막혀 있지만 나가는 방향은 텅 비어있어 속이 시원하게 속도를 내어본다.
으하하하~
개구리 올챙이시절 모른다고,
조금전만 하더라도 나는 저 건너편의 밀려서 기어오는 입장이었잖은가~ 절대 두번다시 겪고싶지 않다.
이건 마치 고스톱 칠때 형편없는 패를 들고, 마음대로 죽지도 못하고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결국 피박,광박 다 당해서 쪽박찰 때의 기분 아니겠는가! ㅎㅎㅎㅎ
이리로 오려고 서 있는 차들에게
한편으론 불쌍하고, 한편으로는 엿먹어 보라는 간단하면서도 잡다한 감정을 실은 흐릿한 비웃음을 날려줬다 ㅋㅋㅋ
이제는 잘 살펴보고 사람 많은데 피해서 가야겠다~
'독일마을'이나 가야지~
독일마을이라고 별수 있겠는가?
독일마을 가는 길에도 많이 막혔지만 다행히 주변 경치가 이뻐서 잘 버텨냈던 것 같다.
'미국마을'은 규모가 적어서 그냥 지나치기로하고, '금강산 구경도 식후경'이라 했거늘.....
'독일마을'은 배고픈 것을 해결한 후에 가기로했다.
맛집으로 검색한 몇 개의 음식점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인터넷에 맛집으로 등극된 곳은 스쳐지나가며 보니 전쟁터를 방불케했다.
아니 이 뭔가~ 식당 곳곳에 줄을 서는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음식점에 저렇게 줄을 서야 하다니...
어떤집은 아무도 없이 파리만 날리고~ 정보라는게 진짜 무서운 것이다.
저 많은 사람들은 이 낯선 곳의 음식점 정보를 어떻게 알고 왔겠는가?
인터넷이야말로 앞으로 사업을 해야할 터전이 아니던가~
'동천식당'에서는 다행히 자리도 있었고, 친절도 했다.
기본반찬이 다 떨어져 몇가지 찬을 만들때까지 30분을 기다려야 한다는 친절한 안내멘트에도
우린 묵묵히 웃음으로 답했다. (천천히 하시라고.... 기다리겠다고....)
다른 곳도 이와 다르지 않으니, 어쩔수 없이 여기서 기다리기로 한다.
시장이 반찬이라
그렇게 맛나게 멸치쌈밥을 먹고. 해물탕 국물을 음미하며 즐겁게 주린 배를 채웠다.
배가 부르니 여유가 생긴다.
버벅대던 네비도 배가 부른가~ 이제는 여유와 안정을 찾았는지 우리를 제대로 가르쳐줘서
독일마을 중심까지 쑥 잘 들어가게 해준다. 와우~
가랭이 마을처럼 독일마을도 줄이 쭈욱 늘어뜨려져 있었기에... 우리는 운이 좋았다.
파독 전시홍보관에는 비록 1천원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도 괜찮을만 했다.
아이들 학습효과랄까?
파독 광부 및 간호사들의 업적과 시대적 배경, 우리나라 발전에 미친 영향 등등 교육자료로 충분했고.
'원예예술촌'에는 세계의 정원을 나라별로 구성해서 정원을 어떻게 꾸며놨나도 보여주고
각종 여러 야생화들도 구경할 수 있게 해놨다. 더군다나 탤런트 박원숙의 까페도 보여주고...
나름 하루종일 정말 알차게 잘 보냈다는.....
'쿤스터라운지' 레스토랑은 와이프가 진짜 가보고프다고 한 레스토랑이라 걸어서 찾아 찾아갔다.
소세지 몇 토막에 15,000원, 맥주 얄브리한 컵에 반틈 담아 8,000원.
진짜 이쁜것도 이쁜 것이지만 한마디로 비쌌다~!! ㅎㅎ
뭐가 이렇게 비싼지 일반 서민들은 이런데 올 수 있겠는가~!
그렇게 오늘 하루를 하나하나 최선을 다해 보냈다는~
되돌이켜보면 '하루치기'치곤 빡시게 강행군해서 볼것을 거의 다 봤다는....ㅎㅎㅎ
오늘도 언젠가는 미치도록 가보고파서 그리워할 날이 올 것이다.
하루를 살아도
절대 후회없이 살도록 최선을 다해야할 것이다.~
독일마을은 너무도 이뻤고, 원예 예술촌에서는 싱그러운 자연을 많이 즐겼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