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3권 4-114 사관寺觀 절 구경 11 개천사開天寺
벽운심동리碧雲深洞裏 푸른 구름 그 깊은 골짜기 속에
희견고초제喜見古招提 옛 절을 보고서 참 반가왔네.
요락산문정寥落山門靜 하도 적막하여 山門이 다 고요하고
반회석경미盤廻石逕迷 빙글빙글 돌려진 돌길이 희미하네.
량산송력로兩山松櫟老 두 산에 소나무·참나무 늙었고
반벽석양저半壁夕陽低 벽에는 반만큼 저녁 볕이 나직하네.
도처개가려到處皆佳麗 가는 곳마다 경치가 하 곱고 아름다워
선심미이제禪心未易擠 선禪 마음을 쉽게 누르질 못하겠네.
►초제招提 관부官府에서 사액賜額한 절.
산스크리트어 catur-diśa의 음사. 사방四方이라 번역. 모든 수행승을 통틀어 일컫는 말.
►요락寥落 희소하다. 드물다. 쓸쓸하다. 썰렁하다. 적막하다.
별이 적은 모양. 적막하여 볼 만한 것이 없는 모양. 영락零落된 모양.
효성정요락曉星正寥落 새벽별은 정말 드물구나./<사조謝眺>
전원요락간과후田園寥落干戈後 전란 뒤의 농촌은 황폐하고
골육유리도로중骨肉流離道路中 부모형제들은 길거리로 흩어져 떠도네.
/<백거이白居易 기부량대형寄浮梁大兄>
►반회盤廻 꾸불꾸불하게 휘어 돎.
무수유화수분개無數幽花隨分開 수많은 꽃 그윽하게 저마다 만발하여
등산소경고반회登山小逕故盤廻 일부러 오솔길로 돌아서 산을 오르네
잔향막향동풍소殘香莫向東風掃 봄바람아, 남은 향기 쓸어가지 말아라
당유한인재주래倘有閑人載酒來 혹시 한가한 이 있으면 술 한 잔 하려네
/<화경花徑> 꽃 길/이행李荇(1478-1534)
►‘상수리나무 력(역), 문지를 로(노), 고을 이름 약, 가마에 구울 조櫟’
상수리나무. 난간欄干(欄杆)
►가려佳麗 모양模樣이나 경치景致 따위가 매우 아름다움. 女子의 얼굴이 아름답고 고움.
►‘밀칠 제擠’ 밀치다, 밀다. 떨어지다. 배척排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