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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첫째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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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할 놈의 한강물을 퍼다가 고춧밭에다 뿌려주고 싶구마는.”
지난주 전국여성농민대회차 서울에 갔다가 관광버스 안에서 맹자언니가 한 말입니다.
농사 짓는 사람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달이 넘게 비가 오지 않아 고추가 쓰러지고 들깨가 죽어나가는 판을 보면서
너울너울 한강물을 보니 절로 그런 생각이 드는 거겠지요.
어수룩한 저야 오랜만에 서울에 와서
‘무슨 건물들이 저렇게 생겼나’ 하면서 ‘성냥갑같다’는 어르신들 말이 딱 맞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뒤로 바로 가을이 닥쳤습니다.
‘더위가 한풀 꺾였다’기보다는 더위가 단 칼에 날아가 버렸다고나 할까.
태풍이 지나간다고 바람이 쌩쌩 불어대서 나뭇잎들이 우수수 떨어지기도 합니다.
징그러웠던 더위가 이렇게 인정사정 없이 가고 나니, 더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가는 뒤통수에 대고 “올해는 해도해도 너무 했어.” 하고 한 마디 해 주고 싶었는데,
이렇게 순식간에, 하룻밤 사이에 가 버리다니.......
1.햅쌀(생산자 정경자) - 햅쌀이에요! 전국여성농민대회 날 전라남도 농민들은 쌀값보장 시위를 했습니다. 쌀 소비량은 줄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풍년이라 쌀값이 또 떨어진다고 합니다. 제가 시골로 온 뒤 가격이 오른 농산물이 있나 모르겠습니다. 제자리라도 지키고 있는 건
몇 가지뿐 다들 떨어졌습니다. 농사는 왜 짓나 하는 생각을 맨날맨날 하게 됩니다. 무슨 철학자처럼.
2.오이고추(생산자 정경자) - 아삭아삭한 고추입니다. 맵지 않아서 된장에 찍어 먹으면 좋습니다.
3.미니밤호박(생산자 윤종호) - 여름내 바싹 말라서 무척 달콤합니다. 제초제나 기타 농약을 하지 않아 껍질 채 드셔도 됩니다. 기름에 볶거나 튀겼을 때 베타카로틴의 흡수율이 높다고 합니다. 단호박전을 부쳐 먹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4.옥수수(생산자 정유선) - 재래종 옥수수입니다. 작지요? 그래도 알이 꽉 차 있는 게 참 이쁩니다. 동네에서 맛있다고 소문이 나서 일부러 얻어다 심었습니다.
5.머루포도(생산자 김주환) - 드디어 머루포도가 나오네요. 블루베리 딸 즈음에 다리를 다쳐서 여적 농사일을 제대로 못하고 계신데, 이렇게 머루포도를 수확하게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6.건고사리(생산자 한영숙) - 햇고사리입니다. 아침에 물에 담그면 저녁이면 나물해서 드실 수 있습니다. 저녁 때 삶아서 그 물에 조금 더 불려 줍니다. 안 그러면 좀 질깁니다. 부드러워졌으면 찬 물에 여러번 헹궈 줍니다. 여기에 조선장, 마늘을 넣고 손으로 주무른 뒤에 기름 넣고 볶아 줍니다. 마지막에 들기름이나 참기름 넣어 주면 맛난 고사리나물.
7.깻잎(생산자 한영숙) - 지금 이 때 제일 많이 먹는 채소가 깻잎일 듯합니다. 깻잎김치며, 깻잎졸임, 깻잎장아찌, 깻잎나물, 깻잎전, 깻잎샐러드까지, 여러 가지 요리가 가능합니다. 깻잎장아찌를 마련해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8.유정란(생산자 이주승) -기름기가 조금이라도 더 먹고 싶어지는 가을날. 달걀후라이며 달걀말이, 뜨끈뜨끈한 달걀찜이 좋습니다. 선선한 아침에 따뜻한 달걀찜에 따끈한 아침밥.
2016년 8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