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칠십리로 214번길 17-17 (동홍동 234-2번지)
open 09:00 / close 18:00
점심시간 12:00-13:00
무료이용
064-732-2128
주차공간 없음 (정방폭포 or 허니문하우스 주차장 이용)
소정방폭포에서 위쪽으로 계단 몇개를 오르면 바로 소라의 성이 보인다.
1969년 12월 1세대 건축가인 한국현대건축의 거장 고 김중업(1922-1988)의 작품인 소라의 성은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왔다.
상업시설이던 소라의 성을 2008년 서귀포시가 암벽붕괴위험으로 철거목적으로 매입했다가 보존가치가 있다는 판단하에
한때 올레안내센터와 제주올레 사무국 사무실로 사용되었다가 2014년 폐쇄후 빈공간으로 남겨져 있었다.
이후 2017년 10월부터 복합문화공간 취지에 맞춰 서귀포시에서 북카페로 활용하고 있다.
제주도민이나 관광객 누구나 창너머 아름다운 오션뷰와 더불어 책을 읽으며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북카페라고는 하지만 커피나 음료를 판매하지는 않는다.
원래는 커피나 차를 셀프 서비스로 준비되어 있었고 금액은 자유롭게 지불하는 방식이었는데...
코로나19로 없어졌다. 이제 다시 해도 될 것 같긴한데.. 공무원들은 복지부동이라고 바뀌는 것이 쉽지 않다.
결국 많은 민원들이 쏟아지고 나서야 바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닷가가 한 눈에 보이는 수려한 경관만으로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온 명소다.
서귀포시는 정방폭포에서 소라의 성 구간 추락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2007년 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으로
주변 토지를 매입하여 위험요인을 해소한 후 산책로 240m를 조성하였다가
2021년 기존에 시설된 삼나무 산책로(폭 1.7m) 구간을 우천 시 미끄러짐과 추락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제주현무암 판석으로 교체했고 파손된 난간 보수(30m), 야간이용 편의를 위한 보행등(115개)도 새로 교체했다.
김중업 선생의 작품은 어느 것 하나 평범한 것이 없다.
한국에서 지낸 날이 얼마 되지 않지만 상당히 왕성한 활동을 하였고, 그만큼 많은 작품을 남겼다.
선생의 일생은 작품만큼이나 파란만장하다.
일찌감치 일본에서 건축 공부를 하고 서울대에서 가르치다가
1952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린 제1회 세계예술가회의에 한국 대표로 참석하였다.
여기서 세계적 건축가 르 꼬르뷔제를 만나고 제자가 되었다.
이후 한국에 들어와 왕성한 활동을 하였고, 이때 제주에 건축물을 지었다.
그러나 1971년에 정치적 이유로 강제 출국 당하고, 해외에서 9년을 떠돌다 1979년에 한국에 들어왔다.
선생은 1988년 5월에 소천하였는데 그 유작이 서울 올림픽공원의 ‘평화의 문’이다.
군부 독재자였던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의해 출국 당하고
군부의 최고 업적이었던 올림픽의 구조물이 유작이 된 것까지 평범한 것이 하나도 없는 인생이다.
소라의 성에서는 2층의 돌출부에서 떨어지는 필로티 구조를 볼 수 있다.
이러한 필로티 구조와 둥글둥글한 벽면을 근거로 김중업 선생의 작품으로 추정하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2000년대 이후 필로티 양식의 건물이 많이 지어졌다. 당시 빌라, 원룸 등에 필로티 양식이 상당히 많이 쓰였다.
북카페인 2층으로 올라가는 원형계단을 올라가 본다. 닫힌 줄 알면서도 그냥 소라 속을 걸어보고 싶어서...
다시 내려가야 한다.
소라의 성이 예전에 식당이었던 적도 있었고 허물어질뻔한 위기도 여러번 있었다.
보존가치가 있다는 각계각층의 목소리가 모여 결국 소라의 성은 이제 시민의 품에 안겨있다.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