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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4/16 권수현_젠더분석 강의2
경기도 디지털성폭력 대응활동가 양성과정
▶ 주제 : 젠더분석법의 실제
▶ 강사 : 권수현(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강사)
▶ 일시 : 2021년 4월 16일
▶ 장소 : 온라인 Zoom
▶ 참여 : 유정화외 15명
권수현 교수님의 젠더 분석법 2탄이 막이 올랐다.
우리는 지난 시간에 여성과 소수자의 관점, 미디어 분석에서 이미지 분석, 서사 분석을 배웠다. 이번 시간은 다양한 사례를 보며 젠더 분석법을 해보기로 했다.
1. <뉴욕커> “지연된(Delayed)”_아시아인 빠진 흑백 인종 논의는 틀렸다.
a. 이미지 보기,
기사를 읽지 않고 이 그림을 보고 난 후, 느낌은(어떤 것이라도 좋다) 무엇인가?
장소는 어디일까?
어디의 지하철일까?
이 두 사람의 성별은 무엇일까?
이 두 사람의 관계는 어떤 관계일까?
이 두 사람의 인종적 배경은?
종합해보면 아시아계 모녀가 뉴욕의 지하철 플랫폼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는 장면이다.
다시 질문을 계속해 본다.
엄마의 자세는? 아이가 바라보는 곳은?
이 장면에서 우리는 어떤 인상, 어떤 느낌을 받고 있는가?
b. 느낌 말해보기,
☞ 불안해 보인다.
☞ 일촉즉발 상황처럼 보인다.
☞ 아이가 엄마의 손을 꼭 잡고 있다.
☞ 지하철의 이미지 중 그라데이션이 그늘져 불안해 보인다.
☞ 아이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 무언가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
c. 상황을 한국으로 돌려 지금 한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이 그림을 보고 즉각적으로 연상되는 불안의 정도를 얼마로 느끼고 있는지 1부터 10으로 표현해보자. (1은 작은 불안, 10은 가장 큰 불안정도)
☞ 나경미 선생님: 한국에서 살아가는 50대 여성으로 버스나 지하철을 많이 이용하는 사람이다. 간혹 지하철을 타면 술 취한 사람들이 가까이 오거나 하면 불안하다. 지하철을 이용할 때마다 여러 상황에 노출되었다. 술에 취해 의도적으로 가까이 와서 신체적 접촉을 하려는 경험이 있었다. 무서움을 느꼈다. 무언가 하려는 느낌을 받았다.
d. 결론
우리는 여성과 소수자의 관점에서 보려는 훈련을 계속해야 한다. 해야 보인다.
그것은 살아있는 사람들의 경험(생태환경, 역사)에 기반해야 한다. 미국에서 인종 문제가 흑인 대 백인이라는 이분법적 논의에 갇힌 탓에 아시아계를 향한 차별과 혐오는 잘 보이지 않는 문제가 됐다. 아시아계 여성과 노인(사회적 약자)에 대한 무차별적 폭력이 연달아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미 당국은 이를 인종차별로 인한 증오범죄로 규정하는데 꿈떴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이 무차별적 폭력의 대상은 누가 더 많은가이다. 미국 전체의 공분을 살 여지가 있는 아이는 여기서 배제되고 그나마 공분을 덜 살 수 있는 여성과 노인이 타겟 그룹이 되는 것이다. 키쿠오 존슨이 처음부터 이런 이미지를 그릴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이 상황을 알아채고 다른 기사를 읽을 수 없을 정도로 몰입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어머니, 할머니, 고모의 입장이 되어 볼 수 있는 관점(알아채기)을 내면화하게 되었다. 그는 주변 여성들에 대한 공감 능력으로 그 안에 젠더 센서티비티에 불이 켜진 것이다. 결국은 그가 염려하는 동료 여성들에게 확장이 되고 농축되어 이 이미지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정의는 공평해야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지연되고 있다. 그 지연되는 시간 동안 그 누군가는 엄청난 불안과 공포를, 죽음의 공포를 경험하고 있다.
뉴요커의 표지 작가 R. 키쿠오 존슨이 그린 삽화 “지연된(Delayed)” “너무나 많은 여성이 일상에서, 특히 지하철에서 표적(타겟 그룹)이 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 처한 내 어머니, 할머니, 고모를 상상했다. 그림 속 모녀는 이 모든 여성들로 이루어져 있다.” “ 이 커버를 통해 누군가가 드디어 보이게 되었다고, 인지되었다고 느끼길 바랐다. 아시아계 미국인에 관한 이슈는 미국 문화의 차원에서 거의 다루어지지 않아 왔다. 나는 사람들이 이 이미지 속에서 진실을 찾길 희망할 뿐이다.” 존슨은 이번 표지로 인종차별과 혐오 범죄로 고통받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에게 “지연된 정의”가 오길 희망했다. |
<< 젠더분석법이 나의 역량이 되려면 >>
1. 관련된 지식 학습
2. 가치관, 태도, 습관의 형성
3. 역량, 기능의 실현
또한 더불어 인문학적 상상력을 가져야 한다. 나와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 몰입하고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2. Brigitte Bardot | From 1 To 84 Years Old__당대의 섹스심벌로 유명했던 배우 브리짓 바르도의 일생 사진을 동영상으로 제작.
a. 성화(성적 대상화=여성의 몸에 성적인 의미, 시선의 대상으로서 성적 의미가 부착된 현상). 개념을 장착하고 이미지 보기 ==>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 나의 관점으로 보고 인상적인 사진을 하나 골라 생각을 정리해보자.
브리짓 바도르가 섹스심벌로 응축된 시점, 적극적으로 성화 된 시점은 언제일까? 마돈나의 이중적 의미에서는 “여성의 12세에서 13세를 상당히 중요한 기점으로 본다. 그 시기 여성의 사회화 과정은 여성이 자신을 성적 존재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한다. 즉, 여성의 사회화 과정은 여성의 성화다.”라고 말하고 있다. 위 사진에서 보듯 17세의 소녀가 자신의 엄지를 빨고 있는 행동은 아기가 하는 행동이다. 이 이미지는 로리타를 연상시킨다. 로리타는 할아버지뻘의 남성이 어린 여성과 성적 관계를 갖는 것을 의미한다. 이 이미지는 사진사에 의해 브리짓이 셈스 심벌로 훈련되어가는 과정이다. 그렇다면 왜 중년의 남자들은 어린 여자에게 성적인 자극과 흥분을 느끼는 것일까? 왜 로리타라는 영화가 나왔을까? 왜 로리타 영화의 내용은 마치 정상 상황인 것처럼 우리에게 보여지는 것일까? 네이버 어학사전에는 로리타의 정의를 나이 든 남자들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는 조숙한 소녀로 나와 있다. 성인 남자의 욕망을 어린 여자가 나이 든 남자를 욕망할 것이라는 판타지로 정의하고 있다. 어린이는 연약한 존재이다. 연약한 존재에게 성적 욕망을 분출하면서 자기 효능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것을 지배의 성애화라고 한다. 즉 자기가 지배를 할 수 있는 존재에게 성적 욕망을 느끼는 것을 eroticization 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아이유의 음반 포스터 중 젓병을 빠는 장면은 아이유가 음악시장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음악을 소비하는 남성들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만들어진 eroticization 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문화적 압력에 존재하며 자유롭지 않다. 우리의 내면을 살펴보면 그러한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현실의 맥락 끊어내기를 우리가 해내야만 한다.
권수현 선생님이 알려주시는 적용 능력 키우기!! 꿀팁. 하나의 개념을 세 번 써보기!! 친구에게 개념 설명해주기. 이 개념을 통해 내가 본 것 적어보기. 느낀 것 적어보기. |
3. 맹견에 맞서 여동생 구한 6살 꼬마..."네가 바로 진짜 영웅" __ 안전 문법 서사 만들기
미국의 한 주에 사는 6살 남자아이와 4살 여자아이가 집을 나섰다가 이웃집 맹견이 달려들어 남자아이가 동생을 구하면서 맹견에게 물려 수십 바늘을 꿰매고 몇 번의 수술을 받았다. 이에 할리우드 히어로물의 대표 남자배우가 남자아이에게 “네가 바로 진짜 영웅”이라는 칭찬과 영화 속 히어로의 방패를 아이에게 주었다. 또한 그는 앞으로 그렇게 자라라는 메시지를 보내어 화제가 된 영상이다.
a. 어른들의 준 메시지는 뭘까?
☞ 선생님들의 답변
젠틀맨, 여동생을 보호해라. 지켜라, 여성과 약자를 지켜라, 힘을 장착하라, 부담스럽다. 스스로 지킬께, 트라우마도 있을 텐데, 남자아이에게 강요되는 사회가 있는 듯요.
☞ 6살 남자아이의 관점에서 사건을 보자.
이 아이는 맹견에게 물려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물려본 경험이 생겼다. 두 차례의 수술로 아이는 아팠다. 무서웠다.
☞ 1년 후, 똑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 남자아이의 대응은?
아마도 물려본 경험과 수술받고 고통스러웠던 시간 때문에 바로 도망갈 것이다. 그 이후 아이는 어른들이 준 메시지로 인한 자책으로 힘들어 할 것이다.
☞ 4살 여동생과 오빠와의 관계는?
부채 의식으로 살아간다. 재난 발생 시 오빠(남자)가 구해준다는 믿음으로 자신은 무력하게 행동
<<빅데이터; 안전문법>> 재난 시 여성이 압도적으로 사망한다. 그중에 중·장년층 여성이 가장 많다. 그 이유는 재난 시 그들은 돌봄을 하고 있었다. 여성은 사회에 진출하지 못하는 경우 안전교육을 받을 기회도 없거니와 특히 동남아시아는 재난 시 여자답게 누군가 도와줄 때까지 가만히 있으라고 사회화되었음.
이 메시지는 재난 시 사회적으로 보호 받아야 함을 남성의 몫으로(그것이 아주 어린 경우에도) 지배되어온 사회에서 6살 남아는 자신이 세상을 지켜야 한다는 압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고, 4살 여아는 자신에게 닥친 위험을 타인에게 맡기는 우를 범하는 삶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이 뉴스에 대한 권수현 교수님의 페이스북 글---------------------------------------
어른들이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다.
"맹견의 공격에 여동생을 껴안고 온몸으로 막아낸" 6살짜리 꼬마에게 몇몇 미국의 영화 샐럽들이 '네가 진짜 영웅'이라며 칭찬을 쏟아냈다는 기사를 봤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른들이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다. '장하다', '잘했다', '영웅이다', '자랑스럽다'고 폭풍 칭찬할 것이 아니라,
먼저, '미안하다'고 말했어야 했다.
맹견이 목줄 없이 풀려있었던 것, 무방비 상태에서 공격에 노출되게 한 것, 공격을 당하고 있을 때 곧바로 도움을 받지 못했던 것, 이렇게 무자비한 공격을 당하고, 크게 상처를 받게 된 것, 그 무서운 일을 겪게 한 것, 그 모든 것에 대해서 '미안하다'고 말했어야 했다. 다시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다른 사람이 이런 일로 다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어야 했다.
그리고 물어보거나 살폈어야 했다. 공격을 당했을 때, 그리고 그 이후에 어떤 마음인지, 무엇이 필요한지. 섣불리 어른 영웅의 옷을 입혀 6살의 감정, 생각을 가리기보다는 그렇게 보살폈어야 했다.
동생의 손을 잡고 뛴 것은 고맙고 장한 일이지만, 너도 고작 6살일 뿐이라고. 6살인 네가 감당하기엔 너무 큰 일이었다고. 사고 이후에 네가 잘살아갈 수 있도록 응원하고 지지하겠다고. 치료 과정을 잘 견뎌주어서 고맙다고, 그렇게 말했어야 했다.
'영웅'이라는 칭찬은 아이에게 구원자의 역할을 요구하는 일종의 학대로 들렸다. 어른들이 그러면 안 되는 것이다.-----------------------------------------------------------
4. 갈무리 영상
아시아 여성 혐오에 맞서는 여성들__방송 중 눈물 흘린 cnn 한국계 앵커
윤여정의 한국계 미국인 아들은 윤여정이 오스카 시상식을 위해 미국에 가려는 윤여정을 걱정하고 있다고 한다. 아들은 나이 든 윤여정이 혹시라도 증오범죄 공격을 받을까 봐 걱정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특히 고령의 아시아인들을 대상으로 폭행 등 범죄가 이어진 현실을 아들의 걱정을 통해 알 수 있다.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마치 없는 듯한 삶을 살아가고 있고 자신이 태어난 곳에서 외국인 취급을 받으며 증오와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다. 현 상황이 그러한 때 미국 대통령이 증오와 혐오의 범죄를 바꾸어 나갈 때고 행동해야 할 때라며 “당신의 고통을 압니다. 당신의 고통을 느낍니다”. 라고 공식 석상에 발언한 것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향한 인종차별의 역사를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과 앞으로 바꾸어 갈 의지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대국민 메시지로 국가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한 의지의 표명이다. 이것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에게 안전하다는 메시지, 외국인으로서 느껴지는 삶이 아닌 자기 고향이라는 신뢰 회복을 준다. 정치인들의 메시지는 국민에게 강한 정책적 의지를 표현하기에 국가의 이념적 방향을 보여주는 것이다.
권수현 교수님의 페이스북 글---------------------------------------------------
< 잠재적 가해자의 시민적 책무 >
1. 인종 혐오 범죄 - 잠재적 가해자의 시민적 책무
배우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그런데 미국에 사는 그녀의 아들이 아시안 증오범죄 때문에 오스카 시상식 참석을 만류했다고 한다. 아시아계 노인으로서 길거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시안 증오범죄가 창궐하는 미국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으로 살아가는 배우의 아들이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상상하기란 어렵지 않다. 아시안이라면 누구든 이런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 특히 주로 여성과 노인이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고, 그 공격은 길거리, 식당, 카페 등을 포함한 모든 곳에서 매일 발생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크게 다쳤고, 총기 난사로 학살되기도 했다. 문제는 누구한테 공격당할지 알 수 없고, 언제, 어디서, 어떻게 조심하면 되는지 예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시안, 특히 여성과 노인 아시안은 불특정 다수의 비-아시안, 그리고 미국이라는 나라 자체를 두려워하게 됐다. 미국은 불특정 다수가 아시아계 인종 혐오 범죄의 잠재적 가해자가 되어버린 국가가 되었다. 아울러 국가 안전성과 신뢰도 등급도 곤두박질쳤다.
지금 미국의 아시안은 어떤 상황인가.
첫째, 가족, 친구, 동료들은 걱정스러운 마음에 불특정 다수의 비-아시안을 의심하고 경계하라고 당부할 것이다.
둘째, 아시안이 비-아시안을 경계하면 그들로부터 ‘잠재적 가해자’ 취급한다는 비난을 받을 것이다.
셋째, 아시안이 길거리에서, 식당에서, 커피숍에서 공격당하면 ‘요즘과 같은 시국에 왜 돌아다니냐고, 왜 조심하지 않았냐?’고 비난받을 것이다.
아시안은 살아남기 위해서 모두를 의심해야 하지만, 누군가를 경계하고 의심한다는 이유만으로 도덕적으로 비난받는 딜레마를 겪어야 하는 이중적 곤경에 처했다. 그것이 소수자의 처지다.
그럼 비-아시안 미국인들은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하는가.
아시안들이 ‘비-아시안 미국인=잠재적 가해자’ 프레임에 갇혀있다고, ‘나는 아시안 인종 혐오 범죄자가 아닌데 왜 나를 ‘잠재적 가해자’로 의심하냐‘고 짜증 내고 비난해서는 안 된다. 아시안에게 비-아시안 미국인은 잠재적 가해자가 맞기 때문이다. 이것이 누군가에게는 짜증, 불쾌감의 문제일지 모르지만, 누군가에게는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비-아시안 미국인들은 아시안이 겪고 있는 곤경과 두려움을 헤아리고 동료 시민으로서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아시안들이 불안과 공포로 인해 시민으로서 삶을 제대로 살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에 대해 함께 염려하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불안과 공포에 빠진 아시안 동료 시민을 대할 때, ‘나는 아시안을 혐오하는 다른 미국인과 다르다’는 것을 증명해야 할 책무가 있다. 그것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동료 시민의 책임이다.
2. 여성 혐오 범죄 - 잠재적 가해자의 시민적 책무
나는 한국에서 살아가는 여성으로서 두렵다. 최근 어떤 여성이 커피숍에서 모르는 남성으로부터 두들겨 맞는 일이 발생했고, 어머니와 두 딸 등 일가족이 남성 스토커로부터 몰살된 끔찍한 일이 발생했다. 공공장소에서, 일터에서, 학교에서, 여성들은 수많은 여성 혐오 범죄와 공격에 노출되어 있다.
여성은 아버지나 오빠로부터 ‘남자’를 조심하라는 말을 듣고 자란다. 남성을 경계하고 조심하는 것은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적 공간에서 남자를 조심하면 ‘잠재적 가해자’ 취급한다고 비난받는다. 남자에 대한 경계심을 내려놓으면 조심하지 않았다고, 꽃뱀이라고 비난받는다.
여성에게 남자는 잠재적 가해자다. ‘잠재적 가해자’인 남성에겐 불쾌감의 문제일지 모르지만, 여성에게는 생존의 문제다. 동료 시민으로서 남성들은 ‘남자=잠재적 가해자’ 취급받는다고 기분 나쁘다고 화를 낼 것이 아니라, 나는 다른 남자 가해자와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그것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동료 시민으로서의 책무다. 당연한 것 아닌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의 동영상 콘텐츠 플랫폼 젠더온에서 2020년 2월에 게시한 동영상은 성차별과 여성 혐오 범죄가 일상화된 위험 국가 한국에서 남성이 동료 시민으로서 이 이슈를 어떻게 바라보고 행동해야 하는지 친절하게 알려주는 콘텐츠다.
이 당연하고 친절한 메시지가, 1년도 훨씬 지나서 일부 언론에 의해 공격받고 있다. 그 기사를 계기로 ‘남자를 잠재적 가해자 취급하지 말라’는 주장으로 똘똘 뭉친 이들이 출현하여 권인숙 의원실에서 준비 중인 ‘성인지 교육지원법안’까지 공격하고 있다.
성인지 관점 및 감수성이 직업 규범으로 요구되는 직종이 있다.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국가 행정/사법 기관에 속한 경찰, 검사, 판사, 군인이다. 아울러 이 직종만큼 성인지 관점 및 감수성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직종이 있다. 정치인, 그리고 언론인이다. 미디어의 영향력이 커진 만큼 미디어가 만들어내는 혐오도 커졌다. 시민의 성인지 역량, 그것은 한국이 안전한 인간 생태계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그것을 가로막는 언론이라면 이 언론은 도대체 어떤 공적 이익을 생산하는가?------------------------------------------------------------
나는 젠더 분석법이 아직은 익숙하지 않다. 권수현 교수님의 두 번에 걸친 젠더 분석법은 나에게 세상을 제대로 보게 하는 관점을 주셨다. 우리가 가는 길은 멀고 먼 길이겠지만 많은 젊은 남성들이 자신을 잠재적 가해자로 인정하고 행동하고 있음을 듣고 희망을 보았다. 세상이 통째로 바뀌는 일을 없다. 잔잔한 새벽 어스름이 눈 부신 태양으로 빛나듯이 지금은 여기 어스름한 한 귀퉁이에 있지만 어쩌면 머지않은 시간에 눈 부신 태양을 바라보고 서 있는 우리를 발견하기를 소망하며 배우고 연대해야겠다고 다짐하며 글을 마친다.
첫댓글 와우, 샘. 너무 잘읽었습니다. 제가 이날 참석을 못해서 너무나 궁금했는데, 생생한 내용 감사드립니다. 많은도움이 됩니다.^^-까밉-
무슨...논문? 박사학위 줘야하나요?
대단하신 울림인들입니다~~
ㅋ 상희샘, 압박감이 밀려오죠~^^ -까밉 씀^^
@함께울림 완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