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정도면 자랑질도 중병이다.
얼마전에 제가 속한 지역 목회자들이 모여서 자체 세미나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이름을 대면 웬만한 그리스도인은 알 정도로 대형 교회를 담임하고 은퇴하신 목사님을 강사로 초청하여 강의를 들었습니다.
그분은 처음부터 자기 업적에 대하여 자랑을 늘어놓기 시작하였습니다. 한 시간이 지나고 두 시간이 지나가는데도 밀물처럼 몰려오는 자랑을 숨길 수 없어 하는 듯 보였습니다. 참다 못하여 제가 손을 번쩍 들고 말했습니다. “목사님의 말씀을 들으면 저 삼층 천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듯합니다. 저희는 사실 어려운 여건에서 이를 극복하며 사는 목회자들입니다.”라고 말입니다.
그런데도 그분은 지나온 세월에서 성취된 일들을 계속 늘어놓았습니다. 분립 개척하는데 여러 명의 부목사에게 10억씩 나눠 주었더니 1년도 채 되지 않아 천여 명의 성도가 되었고, 은퇴한 후에도 자기에게 3,000여 후원자가 매달 보내주는 것으로 지금도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노라고 하였습니다.
점심을 먹으면서도, 차를 나누면서도 그분의 입에서는 자기 자랑이 그치지 않았습니다. 오후 강의에서도 역시 지난날의 목회를 더듬으면서 사모님의 헌신적인 기도와 내조 그리고 자녀들이 성공적인 결혼과 더불어 지금도 변함없이 자신을 존경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한국교회의 영향력 있는 목회자로 5위 안에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는 것을 무척 자랑스럽게 여겼습니다. 4시간을 연속으로 자랑을 듣고 있노라니 피곤도 하고 내가 이런 것을 들으려고 이 자리에 앉았는지 스스로가 부끄러워졌습니다.
강의가 끝나고 동료 목사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강사료 50만 원을 드렸습니다. 저는 내심 거절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냉큼(?) 받아 바지 주머니에 넣는 것입니다. 순간 얄미운 마음이 제 마음에서 스멀거리고 올라왔습니다. 자기에게는 별 것 아니지만 우리에게는 큰돈인데 거리낌 없이 마땅하다는 식으로 받는 모습이 왜 그리 싫었는지 모릅니다.
인터넷에 설교대학원에서 강의를 하는 한 목사가 자기의 설교가 얼마나 큰 영향력을 행하고 있는지 늘어놓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자랑질을 들으면서 저는 이 정도면 중병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자기를 드러내놓지 않으면 견딜 수 없어 누구를 만나고 어디서든 자랑하고픈 욕구를 누가 말리겠습니까? 저는 그런 사람들과 가까이하고 싶지 않습니다. 중병에 빠져 자기를 돌아보지 않는 나르시시즘(narcissism)에 빠진 사람을 저는 경멸합니다.
롬 11:18 “그 가지들을 향하여 자랑하지 말라 자랑할지라도 네가 뿌리를 보전하는 것이 아니요 뿌리가 너를 보전하는 것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