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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절(로쉬 하샤나), 유대인의 새해
1. 로쉬 하샤나의 유래
로쉬(Rosh ראש)는 ‘머리’, 하샤나(Hashanah השנה)는 ‘해’ 라는 뜻을 가지고 있기에 한 해의 머리, 즉 1년의 첫째 날이라는 의미를 가지는 명절로써, 우리나라의 설날과 같은 의미의 명절이다. 이 로쉬 하샤나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나팔절인데, 성경에서는 ‘나팔절’ 이라는 단어로는 쓰여 있지 않다. 단지 민수기 23장에 ‘칠월 초하룻날 나팔을 불며 쉬라’는 여호와의 명령 이후 지켜져 내려오고 있는 유대인의 4대 명절 중 하나이다.
로쉬 하샤나의 또 다른 언급은 느헤미야 8장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출애굽 후 광야에서 주신 명절을 나라가 멸망한 이후에도 율법책을 보며 다시 지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그 성격이 조금 변한 것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출애굽기에 나온 로쉬 하샤나는 속죄하고 안식일과 비슷하게 일을 하지 않는 성격을 찾아 볼 수 있지만, 느혜미야에 나타난 로쉬 하샤나에서는 서로 기쁨을 나누는 축제의 성격을 띠고 있음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2. 로쉬 하샤나의 기간과 시기
일반적으로 설날이라고 하면 1월 1일과 2일만을 생각하기 쉽다. 유대인의 설날인 로쉬 하샤나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유대인의 로쉬 하샤나는 단 2일 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로쉬 하샤나 10일 후에 오는 절기는 욤키푸르(대속죄일)과 그 사이에 있는 10일의 기간(회개의 10일) 까지 포함한 모든 기간을 의미적으로는 로쉬하샤나 기간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유대인들은 로쉬하샤나를 티쉬리월 첫째 날과 둘째 날로 지킨다. 여기서 티쉬리월은 태양력으로 변환했을 때 9월 말이나 10월 초의 가을에 해당하게 된다. 그리고 티쉬리월이 달(月)력으로 첫째 달이 되는 이유는 유대인의 경전 중 하나인 탈무드에서 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신 달을 티쉬리월이라고 하였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이 쓰는 달력은 종교력과 민간력으로 나눌 수가 있다. 종교력의 1월은 민간력의 7월에 해당하며, 오늘날 쓰이는 양력으로는 3~4월에 해당한다. 이를 토대로 확인을 해보면 티쉬리월이 왜 태양력으로 9-10월이 되는지 확인 할 수 있을 것이다.
2010년의 로쉬 하샤나는 9월 9일부터 이며 2011년의 로쉬 하샤나는 9월 28일 부터이다.
유대인들은 세계적으로 사용하는 태양력이 아닌 달(月)력을 사용한다. 또한 이들이 사용하는 달력은 민간력과 종교력으로 나눌수 있다. 민간력은 출애굽 이전부터 계속해서 사용해 오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 달력으로, 유대인의 경전인 탈무드에 쓰여 있는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시고 인간을 창조하신 날을 한 해의 시작으로 보고, 니산월을 한 해의 시작으로 보게 되는 달력이고 종교력은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 한 때를 기준으로 삼게 되는 절기로써 티쉬리월을 한 해가 시작되는 달로써 보게 된다. 때문에 종교력과 민간력은 6개월의 차이를 두게 되며, 이스라엘의 절기 로쉬 하샤나는 종교력으로 첫 달인 티쉬리월에 지키게 되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달력은 태양력과 다르게 달을 기준으로 삼고 있고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시간이 29.5일이기 때문에 29일 30일이 격 달로써 나타나고 있다. 이런 일수가 매달 지속되기 때문에 이스라엘의 1년은 354일이 되게 되고 우리의 365일과는 11일의 차이가 나게 된다.
이스라엘에서는 이 차이를 매꾸고자 19년(3,,6, 8, 11, 14, 17째년) 동안 7개의 윤달을 넣어 1년을 13개월로 지내기도 한다.
3. 로쉬 하샤나의 의미
로쉬 하샤나는 여러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유대인의 신년 정도로만 알고 있다. 실제로 로쉬 하샤나의 중요성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주된 또 상호 관련된 주제들로 요약된다.
(1) 유대인 신년(The Jewish New Year)
로쉬 하샤나를 티쉬리월에 지키는 이유가 탈무드에 나타난 하나님의 창조가 티쉬리월에 이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과 연관지어지게 된다. 즉, 로쉬 하샤나는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신 것을 기념하는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는 정결과 새로워짐을 위한 시간이요, 용서받을 기회이며, 오점을 씻고 새 출발할 기회를 의미한다.
(2) 심판의 날(The Day of Judgement)
로쉬 하샤나 축제의 가장 두드러진 주제 중 한 가지는 상징적으로 만들어진 생명책의 주위를 도는 것이다. 우리가 설날을 완전히 새롭게 시작하는 것과는 다르게 유대인들의 로쉬 하샤나 축제에서는 이전에 지었던 죄에 대해 반성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그 모든 죄를 내려 놓고 이제 다시 깨끗해진 몸을 가지고 새롭게 한 해를 시작하는 축제를 벌이는 것. 이것이 유대인들의 설날인 로쉬 하샤나이다.
(3) 회상의 날(The Day of Remembrance)
유대인들은 아브라함이 이삭을 거의 죽일 뻔한 그 당일이 티쉬리월 1월 1일이라는 신앙을 가지고 있다. 성경에서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이 100세때 겨우 얻은 아들인 이삭을 제물로 바치라고 명령하셨고, 아브라함은 그 명령을 따라 이삭을 제물로 바치려 했었다. 하지만 그 순간 하나님께서 수풀에 걸린 수양을 준비해 주시고, 그 수 양을 대신 제물로 바치게 하시며,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시험을 통과하였다. 그리고 큰 복을 받게 되는 그 사건을 유대인들은 회상을 한다. 이는 하나님께 대한 순종은 하나님의 자비를 얻는 길이란 것과 진실로 의로운 자들은 하나님의 뜻을 묻지 않는다는 것을 유대인들에게 기억나게 하기 위한 것이다. 그들은 하나님의 명령대로 행하며, 그들의 믿음에 따라 보상을 받는다.
(4) 양각나팔 부는 날(The Day of Shofar Blowing)
로쉬 하샤나의 주된 상징들 가운데 마지막은 양각나팔이다. 양각나팔은 속이 빈 수양의 뿔로 만든다. 양각나팔을 부는 날은 몇 가지 함축된 의미들을 갖지만, 적어도 세 가지 폭넓게 인식된 의미들이 있다. 첫째는, 이삭의 이야기를 회상하는 것이고 둘째는,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의 믿음에 대한 보상으로 이삭의 생명을 보존하신 것을 회상하는 것이며, 셋째는, 이삭을 대신해서 희생된 수양을 기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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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절(레 23:23-34)
레위기 23장에는 하나님이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들이 지켜야 할 여러 절기들을 소개하시는 말씀들이 기록되어 있다. 봄에 지켜야 할 절기로서 유월절, 무교절, 초실절, 오순절이 있고, 가을에 지켜야 할 절기는 나팔절, 속죄일, 장막절이 있다. 이 절기들은 1차적으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의 과정에서 하나님이 베푸셨던 은혜들을 기억하게 하시려고 지키라 하신 것이다. 유월절은 장자의 재앙에서 구원하신 사건, 오순절은 시내산에서 십계명을 주시고 언약의 백성으로 삼아주신 사건, 장막절은 광야 40년 동안 저들과 함께하시며 보호하시고 지켜주신 사건을 기념하는 절기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절기는 출애굽의 사건을 기념하는 것뿐 아니라, 장차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 이 땅에 오실 메시야 예수님의 사역과도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 예수님이 바로 유월절 어린양으로서 십자가에 죽으셨다. 유월절 다음날(니산월 15일)부터 지키는 무교절은 ‘누룩 없는 떡’ 되신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그 몸이 찢기시고 무덤에 누이신 사건을 예표하고 있다. ‘안식일 이튿날’(15절) 지키라 하신 초실절은 일반적으로 무교절 다음날인 니산월 16일에 지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부활의 첫 열매(고전 15:20)가 되신 예수님의 부활사건을 예표하고 있다.
그리고 보리의 첫 수확을 드리는 초실절로부터 50일을 계산해서(15,16절) 밀의 첫 수확을 드리며 감사하는 절기, 오순절은 잘 알다시피 마가의 다락방에 성령이 강림하여 교회가 탄생한 날이기도 하다. 오순절은 누룩을 넣은 떡을 바치라 명하신 유일한 절기이기도 하다(레 23:17). 오순절이 이방인의 구원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말씀이다.
이처럼, 이스라엘 백성들이 봄에 지키는 절기인 유월절, 무교절, 초실절, 오순절은 예수님이 초림하셔서 하실 일들, 아니 하신 일들을 예표하고 있다.
봄에 지키는 절기들이 초림의 사건 때 이루어질 사건들을 예표하고 있다면, 가을에 지키는 절기인 나팔절과 속죄일과 장막절은 재림의 때에 이루어질 사건들을 예표하고 있다. 유월절로부터 일곱 번째 달 첫날에 해당하는 나팔절은(24절) 교회의 휴거사건을 예표하고 있다. 유월절을 기준으로 한 종교력으로 따지면 7월이지만, 민간력으로는 나팔절이 곧 정월 초하루에 해당된다.
이달 10일에 지키라 하신 ‘속죄일’(27절)은 ‘야곱의 환난’(렘 30:7)으로 알려진 7년 대환난의 기간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이 민족적으로 회개하고 예수님을 구세주로 영접할 사건(슥 12:10)을 예표하고 있다. 이 달 15일에 지키라 하신 ‘장막절’(34절)은 예수님이 지상재림하셔서 이 땅에 장막을 치고 구속받은 하나님의 백성들과 함께하실 ‘지상재림’의 사건 혹은 천년왕국의 사건을 예표하고 있다.
이제 이 여러 절기들 가운데, 예수님의 재림 시 일어날 사건들 가운데 첫 번째 사건을 예표하고 있는 나팔절 - 로쉬 하샤나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로쉬 하샤나(Rosh Hashanah)의 공식적인 히브리어 이름은 욤 테루아(יוֹם תְּרוּעָה)이다. 로쉬 하샤나는 ‘나팔절, 나팔을 부는 절기, 회개의 절기, 또는 새달(새해)을 기념하는 절기’로도 불린다.
‘테루아’(תְּרוּעָה)는 일반적으로 ‘뿔 나팔(Shofar)을 불다’는 뜻이데, 나팔 소리 가운데 특별히 ‘급박한 일이 발생하거나’ ‘기쁜 일이 생길 때’ 부는 나팔 소리를 의미한다.
‘욤’(יוֹם)은 날짜(day)라는 뜻이다.
1. 로쉬 하샤나를 설명하는 히브리어 명칭에는 ‘뿔 나팔(Shofar)을 부는 날’이라는 뜻을 가진 ‘욤 테루아’외에도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2. 욤 하딘(Yom Ha’Din) : "심판의 날, 책이 펼쳐지는 날, 문이 열리는 날"이라는 뜻이다. 하늘의 문들이 열리고 하늘의 심판이 시작됨을 알리는 나팔소리라는 뜻이다.
3. 욤 하케세(Yom Ha’Keseh) : "숨겨진 날, 감추어진 날"이라는 뜻이다.
4. 욤 하키두쉰/네수임(Yom Ha’Kiddushin / Nesu’im) : '메시야의 결혼식 날'이라는 뜻이다.
5. 욤 하멜렉(Yom Ha’Melekh) : '메시야의 대관식 날'이라는 뜻이다.
6. 욤 하나찰(Yom Ha’Natzal) : '의인이 부활하는 날'이라는 뜻이다.
7. 욤 하아케다(Yom Ha’Akedah) : 아브라함이 이삭을 바친 날이라는 뜻이다.
창세기에 보면, 아브라함이 칼을 들어 이삭을 바치려 할 때, 하나님이 이를 막으시고 이삭을 대신해서 하나님이 예비하신 숫양을 제물로 바치라 하셨다. 이 때 이삭을 대신해서 드려질 숫양의 뿔(Shofar)들이 수풀에 걸려있었는데(창 22:13), 이 두 뿔이 바로 로쉬 하샤나에 부는 첫 번째 나팔과 마지막 나팔을 상징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처럼 나팔절 - 로쉬 하샤나는, 의인들(성도들)이 부활의 사건의 참여하는 날(욤 나찰)이요, 세상 나라에는 하나님의 진노와 심판이 시작되는 날(욤 하딘)이다. 또 왕권을 가지고 오신 예수님(욤 하말렉)이 그리스도의 신부인 교회를 데려가심으로 ‘메시야의 결혼식’이 시작되는 날(욤 하키투쉰)인 것이다.
이 날은 ‘감추어진 날’ , ‘숨겨진 날(욤 하케세)’로도 알려져 있는데, 이는 로쉬 하샤나가 시작되는 정확한 날짜와 시간을 확증할 수 없기에 붙여진 명칭이다.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이기도 한 로쉬 하샤나는 매년마다 이것이 시작되는 정확한 시점을 알 수 없기에 ‘감추어진 날’로 불려진다. 태양을 기준으로 날짜를 계산하는 요즘과는 달리, 달을 기준으로 날짜를 계산하던 이스라엘에서는 로쉬 하샤나가 the New Moon Day로 알려져 있다. 새로운 해(sun)가 아니라, 새로운 달(moon)이 떠오르는 날이라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유월절 절기가 시작되는 첫 날로부터 계산해서 163일 째 되는 날과 그 다음날이 바로 로쉬 하샤나의 후보가 되는 날들인데, 이때가 바로 그믐달에서 초생 달로 바뀌는 시점이다. 이때쯤 그믐달이 초생달로 바뀐다는 것은 알지만, 이것이 시작되는 정확한 날짜와 시간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로쉬 하샤나가 시작되는 날이 오면, 절기를 주관하는 대제사장은 두 명의 증인들을 세워서 각기 달을 관측하게 한 뒤, 두 사람 모두 새로운 달(초생달)이 떠올랐다는 보고를 올리면 바로 그 순간 나팔을 불어 로쉬 하샤나 - ‘새로운 해’가 시작되었음을 알린다. 마태복음 24장 36절에서 예수님이 ‘그 날과 그 때는 아무도 모른다’하신 말씀처럼, 로쉬하샤나가 시작되는 정확한 날짜와 시간은 누구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나팔절이라는 명칭을 가진 로쉬 하샤나는 나팔을 부는 행위와 뗄 수 없는 연관을 가지고 있다. 달이 그믐달에서 초생달로 바뀌는 순간이 되면 나팔절의 시작을 알리는 100 번의 나팔을 불게 되는데, 100번의 나팔은 각기 다른 의미를 가진 4가지 소리를 일정한 순서에 따라 반복해서 불게 된다.
1. 먼저 테키아 -Tekiah (תקיעה)라고 해서 힘차게 한 번을 부는 나팔 소리인데, 왕의 대관식을 알리는 소리라고 한다.
2. 두 번째는 쉐바림 - Shevarim (שברים)이라 해서 짧게 세 번을 나팔소리가 있습니다. 이는 회개할 것을 요청하는 나팔소리이다.
3. 세 번째는 테루아 - Teruah (תרועה)라고 해서 스타카토로 짧게 아홉 번을 부는 나팔소리입니다. 영적인 각성을 요청하는 나팔소리이다. Shevarim (שברים)과 함께 연속으로 12번의 소리를 내기도 한다.
4. 그리고 마지막에 가장 웅장하고 길게 부는 나팔소리가 있는데, 이를 테키아 하가돌 - Tekiah Ha’Gâdôl (גָּדוֹל –תקיעה)이라 해서 ‘하나님의 음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네 번째로 부는 마지막 나팔(백 번째 나팔)인 ‘테키아 하가돌’이 바로 성경에서 묘사된 “마지막 나팔”(고전 15:51) 또는 “하나님의 나팔”(살전 4:16)을 의미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