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동기감응 이론
가. 동기감응이란 ?
사람을 비롯한 모든 우주 만물은 고유의 물질원소를 형성하면서 각각의 원소들은 원소 자체의 에너지를 함유한다. 이 원소 에너지들은 시야(視野)나 촉감 등에 의한 방법으로는 감지가 어렵고, 각각의 원소들마다 원소 자체의 에너지를 함유하면서 독특한 진동파장을 일으킨다고 보고 있다. 그것이 바로 각각의 유전인자가 지닌 고유의 에너지 파장이다. 우리가 사는 지구공간을 부유(浮遊)하는 에너지 파장들은 동종(同種)의 에너지 파장을 접하면 어떤 상호 작용을 일으키는데, 그것이 바로 풍수학에서 언급하는 동기감응, 즉 같은 기(氣)는 서로 감응하고 어울린다는 논리이다.
1천 7백 년 전의 곽박(郭璞)이 지은 장경(葬經)에 “장자승생기야(葬者乘生氣也)”라 하였다. 그것은 ‘사람이 죽으면 흙으로 돌아가는데, 만약 흙 속에 묻힌 시신이 생기(生氣)로 뭉쳐진 진혈지(眞穴地)에 묻히게 되면 땅 속으로 흐르는 좋은 기운이 체백(體魄)으로 유입되어, 이 기(氣)가 자손에게 좋은 감응(感應)을 일으키도록 유도 한다’는 것이 동기감응 이론이다.
그러면 죽은 조상과 자손 간에 어떻게 기의 교류를 이루게 되는 것인가? 음택의 좋은 기가 후손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발음(發蔭), 또는 발복(發福)이란 용어로 사용된다. 죽은 자와 같은 혈통관계의 사람들은 똑같은 유전인자를 지녔기 때문에 서로 감응을 일으키는 것인데, 이것이 동기감응(同氣感應)이다.
조상의 유골에서 보내지는 기는 후손에게 감응하고 상통하는데, 그에 따라 후손은 조상의 기에 발복되거나 또는 화를 당한다고 한다. 물론 죽은 사람의 유골(遺骨)에서 어떻게 기가 흐를 수 있겠는가 하고 동기감응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사람의 죽음이란 호흡이 끊어지고 삶을 영위하지 못한 것일 뿐, 육체가 지닌 물질원소가 최소물질단위로 남을 때까지는 그대로 지구상에 남게 된다. 따라서 무덤이나 납골당으로 모셔진 유골에서 원소로 환원된 조상과 후손의 에너지는 같은 종류의 파장을 교류하면서 상호작용을 한다고 보는데, 그것이 바로 동기감응의 이론적 핵심인 것이다.
사람의 죽음에 대하여 흔히 귀신(鬼神), 혼백(魂魄), 정령(精靈), 영혼(靈魂) 등의 용어 등이 쓰인다. 즉 생명체를 지닌 우리는 하늘로부터 양기(陽氣)를 취하여 혼(魂)이 길러져 정신을 관장하는 것이고, 땅으로부터는 음(陰)이 되는 지기를 흡수하여 백(魄)을 길러 육신을 관장하면서 정신과 육체를 동시에 발육시켜 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이 죽으면 혼은 하늘로 올라가 소멸되고, 육신을 관장하던 백은 음기의 근원지인 땅 속으로 육신과 함께 되돌아간다. 따라서 체백(體魄)인 백은 혼이 없는 음기(陰氣)만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그래서 생기(生氣)가 강하게 유입되는 진혈지(眞穴地)에 묻힌 체백은 인자(因子)가 왕성한 활동을 함으로써 동종의 인자를 지닌 자손들과 강한 동기감응을 일으킨다. 즉 혼(정신)이 없는 백은 자손들을 돌보아야 한다는 정신력을 상실하였기 때문에, 땅 속의 길흉환경이 그대로 자손들에게 감응으로 나타나게 된다.
처음 동기감응을 밝힌 곽박(郭璞)의 금낭경(錦囊經) 첫 장 기감편(氣感篇)에 “시이동산서붕 영종동응(是以銅山西崩 靈鐘東應)”이라 하였다. 이는 ‘서쪽에 있는 구리광산이 붕괴되자 동쪽에 멀리 떨어진 궁궐의 종(鐘)이 감응을 일으켜 울렸다’ 하여 어미 산이 무너지니 그 자식이 애통해서 우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것은 무생물인 광물(鑛物)조차도 동질의 에너지끼리는 서로 교감을 한다는 내용으로 동기감응론의 기원이 된다.
궁궐에 구리로 만든 커다란 종(鐘)이 누각에 매달려 있었다. 이 종은 서쪽 멀리의 구리 광산에서 캐낸 구리를 원료로 사용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누가 이 종을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저절로 울리는 것이 아닌가, 임금이 너무 이상하게 생각되어 옆에 있던 신하에게 종이 울린 원인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신하가 대답하기를 서쪽에 있는 구리 광산이 붕괴 되었다고 답변한다. 과연 얼마 되지 않아 서쪽에 있는 구리 광산이 붕괴되었다는 보고가 들어 왔는데, 산이 무너질 때가 바로 궁궐의 영종(靈鐘)이 울린 시각과 일치한 것이다. 임금이 다시 신하에게 그런 사실을 어떻게 알았느냐고 묻자, “신하가 대답하기를 이 종은 서쪽의 구리광산에서 캐어낸 동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동질의 기(氣)끼리 서로 감응(感應)을 일으켜 발생한 일입니다.” 라고 말을 한다. 그러자 임금이 크게 감탄하여 말하기를 이처럼 미천한 물질도 서로 감응을 일으키는데, 만물의 영장이 되는 사람은 조상과 후손 사이에 얼마나 많은 감응을 일으킬고 하였다는 내용이다.
* 자료출처 : 실용종합풍수지리, 유 도상저, 박영사, 2019. 7월
* 유도상 : 경기대학교 평생교육원 명리학, 인테리어천문지리(풍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