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달'의 Alice in Neverland
때 : 2009년 2월28일 토요일 PM9시
장소 : 신사동 가로수길 크레이지호스
문의 : 02-511-9436 www.crazyhorse.kr
우리에게 드라마 <아일랜드> OST, <궁> OST와 각종 CF음악으로 잘 알려진 ‘두 번째 달’의 모놀로그 프로젝트 -Alice in Neverland-
그들의 음악적 바탕인 아이리쉬 음악에서 왈츠, 재즈, 탱고, 일렉트로니카 등으로 더욱 넓어진 사운드 스케이프가 무대를 가득 채웠고, 그들의 사운드는 나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만드는 듯했다.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듣는 노래 ‘Alice in neverland’
불빛 화려한 콘서트장이었지만 그들의 음악을 들으며 눈을 감으면 당장에라도 네버랜드로 떠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피터팬이 살고 있는 시간이 멈춘 바로 그곳으로….
‘Alice in neverland’라는 제목과 같이 이 앨범은 루이스 캐롤의 원작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출발한 기묘한 상상력에서 시작됐다.
앨리스가 피터팬과 후크선장이 살고 있는 네버랜드에 가게 됐다면? 앨리스의 그 낯설고 신비로운 경험은 콘서트를 보는 두 시간 내내 마음의 감동으로 다가왔다.
바이올린과 퍼커션, 그리고 우리나라에 연주자가 단 한 명뿐이라는 인도 악기 시타르가 10여 분 동안 즉흥연주로 이루어지는 ‘타악기 농장’은, 독특한 음악적 시도를 하고자 하는 두 번째 달의 정신이 돋보이는 무대였다. 또한 게스트로 함께한 하림의 드렐라이어, 하모니카, 반도네온 등의 다양한 악기를 통한 협연은 그들의 음악을 더욱 풍성하게 했다.
유일한 보컬트랙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는 제주도 자택에서 공연을 위해 상경한 장필순의 목소리가 함춘호의 기타 소리와 함께 어우러져 그들만의 촉촉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앨리스의 일상을 소소하게 적어놓은 다이어리를 펼쳐보는 듯했던 콘서트. ‘달콤한 낮잠 속 꿈과 악몽’과 같은 현실과 환상의 경계의 선상에서 펼쳐졌던 이 시간은 두 번째 달의 음악적 실험과 창작력을 고스란히 내뿜었던 시간이었다.
박수갈채와 함께 관객석의 불은 켜지고 두 시간 남짓의 환상 속 여행은 끝이 났지만, 귓가에 맴도는 추억의 멜로디를 흥얼거려 본다.
“외로움이란 말일세. 남들이 보지 못하는 걸 보는 사람들, 남들이 들을 수 없는 것을 듣는 사람들에게만 허락된 재능일세. 눈 하나를 떼어 심장에 달아서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보게 된 이 아이처럼 말이야.” -Track 5. 외눈박이 소녀의 이야기 중에서-
<경제헤럴드 자매지 대학헤럴드 기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