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지린 성 지안 시에 있는 퉁거우 12호에 그려진 동벽모사도(東壁模寫圖). 고구려장수의 신발에 ‘스파이크’가 박혀 있다. |
뾰족뾰족한 못이 박힌 신발, 고무신 모양으로 나무를 깎아 만든 나막신, 짚을 꼬아 삼은 짚신, 가죽과 나무를 덧대 만든 옻칠신, 화려한 문양으로 장식한 금동신발….2000여 년 전 낙랑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까지 국내에서 출토된 고대 신발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11월 21일까지 부산 동래구 복천박물관에서 열리는 특별전 ‘履(리), 고대인의 신’. 전국 각 기관에 흩어져 있던 고대 신발을 모아 90여 점을 전시한다. 국내에서 출토된 다양한 고대 신발을 모은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신발은 발을 보호하고 편리하게 다닐 수 있게 하는 생활용품이지만 동시에 부와 지위를 나타내는 수단이기도 했다. 전시는 이런 신발의 특성을 반영해 ‘대지를 딛다’와 ‘내세를 꿈꾸다’ 두 주제로 나눴다. ‘대지를 딛다’에서는 가죽신 나막신 짚신 등 선조들이 일상생활에서 착용한 신발을 소개했다.실생활에서 쓰던 신들은 묘에서 출토된 것보다는 늪지 등 습기가 많은 땅속이나 집터에서 발견된 경우가 많다. 낙랑시대(기원전 108∼서기 313년)의 왕우묘(王旴墓)에서 출토된 옻칠신은 그중 가장 오래된 것. 가죽으로 모양을 만든 다음 나무를 바닥에 덧대 아래위를 봉합한 뒤 전체를 검은색으로 옻칠해 만들었다. 진흙 속에 묻혀 썩지 않고 있던 백제 시기 짚신도 전시돼 선조들이 짚이나 왕골, 닥 껍질, 부들 등 구하기 쉬운 재료를 이용해 신을 삼았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