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은 계곡을 아홉번 넘으면 닿는다
최근 정보에 의하면 굴삭기를 헬기에 달고가 그 집을 싹 밀어버렸단다
그 후의 모습은 어떠할까 심히 궁금해진다
지난날 제법 많이도 갔었고, 딸들하고 백두대간을 시작하기 전에도 가서 하루를 유하고 온 곳인데 말이다
요즘 학문에 열중하다 보니 간밤에 비 내린지도 몰랐구나
예상치 않은 풍경을 맞자 그는 신발을 벗고 나는 그냥 쏘대기로 한다
올라 갈수록 이런 풍경이 반복되기로 벗었다 신었다 하는 그가 한편 모자라 보이기도 하고, 나는 참 잘했다 싶으다
시방이 버섯철인 모양이다
적지 않은 이와 스치카이 하니 한편 부담스럽기도 하였다
'어디 가시오~?'
'이 길 끝이 저 끝봉우리 아니오, 그기까지 가오이다~'
내가 말해 놓고도 참 잘한다 싶다
문득 생각나는 곳이 있어 멈추어 그리로 스며들기로 한다
아마도 20여년도 이전에 몇번 놀아본 곳이구나
내 기억에 이곳은 분명 깊고 넓은 소(沼) 였는데, 지난 세월 그 큰비로 인한 물줄기들이 여기도 바꾸어 놓았구나
무엇을 던졌는데 하필 걸려 버린다
에라 떡본 김에 굿이나 하자
훌러덩 벗고 들어가 한참이나 급류와 노닐다
움막도 있었는데 아마도 그 이후 몇번 지나간 큰바람에 날려간 모양이다
다행히도 낙엽 수북히 이고 평상은 그대로다
아니다
상태를 보니 그 이후에 누군가 새로 만들어 놓았나 보다
아무렇게나 늘어져 흔들거리는 나뭇가지 꺽어 빗질해 두니 금새 야사시하게 마른다
저걸 아마도 사람이 쌓았을 게다
내 기억에 우리 동네에는 그런 사람이 없었는데, 안반장 동네에는 쌀 두섬지고 다니는 사람이 제법 흔했다 한다
왜놈의 나라에는 <강력산>이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이 일본 고산들에 산장을 짓기 시작하였을 때 직접 짐을 메고 날랐단다
기록에 의하면 그들 짐 무게 80kg 더하기 식량 20kg, 쌀 두섬 무게 160kg...힘도 우리 조상님들이 쎄다
우리 작은 딸은 자기 친구들에게 유튜브에서 나를 이렇게 소개하더라
-저 아저씨는 그냥 아무곳에나 텐트를 쳐버린다-
나는 내가 생각해도 텐트를 못 칠 곳은 없다
내가 아마도 12시간도 넘게 잔 모양이다
무슨 공부 한답시고 책을 세권이나 챙겨 가더니~^^
유정들도 무정들도......
진짜로 그렇다면 이 평상들은 그 기나긴 날들에 얼마나 황량할까
그나마 둘이라서 낫구나
홍시가 익어가더라만,
그 계곡에는 아직 단풍이 많이 멀더라
첫댓글 뭐 사람 사는 흔적이 있구먼
요즘은 예전의 오지라고 생각했던 곳이 다 사람들이 스며 들어 있더라구
예전에는 그곳이 마을이었십니다
한 7년전까지도 마지막 한사람 살았는데 시방은 산아래로 내려가 살고예
지금도 집 두채 남아 있는데, 그 집들이 건축물 대장이 있지 싶은데~~~^
@객꾼 십 수년 전 장당골로 들어갔을 때는 오히려 오지의 느낌이 있었는데 작년에 가보니 넓은 임도가 오래 동안 이어져 있두먼
구도하골 좋네요.곡차대신 책??????
장당골입니다
요즘은 이상하게 비지정구간 산행기 그대로 쓰기가 겁이 나네예
몇십년 제맘대로 살더니만 가리늦게 와카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