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비저공문(肥猪拱門)
살찐 돼지가 문을 열다는 뜻으로, 살진 돼지가 문을 열 듯 뜻밖에 재물이 들어오기를 바라는 소망을 담은 글이다.
肥 : 살찔 비(月/4)
猪 : 돼지 저(犭/8)
拱 : 팔짱 낄 공(扌/6)
門 : 문 문(門/0)
올해는 돼지해다. 인간과 돼지의 깊은 관계는 한자 가(家)가 잘 보여준다. 지붕(宀) 아래 돼지(豕)를 키우면 사람이 사는 집이니 “돼지가 없으면 집이 아니다(居無豕, 不成家)”라 했다.
돼지를 뜻하는 한자도 많다. 십이지(十二支) 중 돼지는 해(亥)다. 시(豕)와 마찬가지로 모양을 본뜬 상형자다. 글자가 비슷해 해석을 틀리면, 노어해시(魯魚亥豕)라고 말했다. “글자를 세 번 베껴 쓰면 물고기(魚)가 노나라(魯)로, 황제(帝)가 호랑이(虎)로 바뀐다(書三寫, 魚成魯, 帝成虎)”는 포박자(抱朴子)에서 나온 성어다.
저(猪)는 멧돼지다.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 “세 가지 털 색깔로 무리 지어 사는 돼지(豕而三毛叢居者)”로 풀이했다. 돈(豚)은 작은 돼지(小豕)다.
체(彘)는 큰 돼지다. 저와 돈을 섞어 쓰는 중국에 유독 체는 쓰지 않는다. 한(漢)을 세운 유방(劉邦)의 부인 여후(呂后)와 척부인(戚夫人)의 악연 때문이다.
척부인이 아들을 후계자로 세우려 한 데 앙심을 품은 여후는 유방이 죽자 척부인을 인체(人彘)로 만들었다. 산 채로 팔다리를 자르고 귀에 청동을 붓고 혀를 잘랐다. 말 그대로 사람 돼지를 만든 잔혹한 형벌이다. 이후 중국인은 돼지 체(彘) 사용을 꺼렸다.
중국의 돼지 사랑은 각별하다. 속담이 여럿 전한다. 중국 톈진(天津)과 허베이(河北)에서는 정월 3일 종이를 오린 돼지 전지(剪紙)를 창에 붙였다. 비저공문(肥猪拱門) 풍속이다. 살진 돼지가 문을 열 듯 뜻밖에 재물이 들어오기를 바라는 소망을 담았다.
중국 속담, “저팔계는 인삼과를 먹고도 맛을 전혀 모른다(猪八戒吃人参果, 全不知滋味)”는 헐후어(歇后語)는 서유기에서 나왔다. 사람을 닮은 불로장생의 과일의 진가를 모르는 저팔계를 말한다. ‘돼지 목에 진주’란 뜻이다.
청(淸)의 소설가 조설근(曹雪芹)의 홍루몽(紅樓夢)에 출처로 “사람은 이름을 날리는 게 두렵고, 돼지는 살찌는 게 두렵다(人怕出名, 猪怕壯)”는 말도 있다.
마오쩌둥(毛澤東) 어록에도 돼지가 등장한다. 1945년 4월 옌안(延安) 7차 중국 공산당 대회에서다. 마오는 “진실을 말해야 한다”며 “훔치지 말고, 꾸미지 말고, 허풍떨지 말라(不偸, 不裝, 不吹)”고 강조했다. 특히 거짓 꾸밈을 경계해 “돼지코에 파 뿌리를 꽂고 코끼리인 척하는(猪鼻子里插葱 裝象)” 행태를 금했다.
마오의 삼불론(三不論)은 이후 형식주의를 배격할 때 종종 인용한다. “남의 글을 자기 것인 양 표절하지 말아야 한다. 알면 알고, 모르면 모른다 해야지 코에 파를 꽂은 돼지가 되지 말라. 하나는 하나, 둘은 둘일 뿐 과장은 안 된다”고 역설했다. 경제 실상을 다루는 공직자가 새겨야 할 문구다.
⏹ 돼지와 중국인
중국 허베이(河北) 지방에선 춘절(春節; 설날)에 춘련(春聯; 입춘첩)과 함께 종이를 오려 만든 돼지를 창문에 붙인다.
마주 보는 두 마리 살찐 어미 돼지의 등에 보물단지가 얹혀 있다. 몸에는 복(福), 재(財) 글자를 쓴 장식품이 붙어 있다.
이 비저공문(肥猪拱門; 살찐 돼지가 문을 열다)'엔 새해 집안에 재복이 가득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 돼지가 중국인 삶 속에 들어온 것은 3000년도 더 됐다. 기원전 14세기 갑골문에서 '집 가(家)' 자는 동굴(穴)에 돼지(豕)가 들어앉은 모양을 본떴다. 그때부터 집에서 돼지를 키웠다는 얘기다.
중국 속담에 '돼지가 들어오면 백복(百福)이 온다'거나 '부자는 돼지를 멀리하지 않고 가난뱅이는 책을 멀리하지 않는다'고 했다. '사람은 유명해지는 것을 두려워해야 하고 돼지는 살찌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경구도 있다. 시진핑은 지방 지도자 때 이 말을 즐겨 하며 스스로를 낮췄다고 한다.
🔘 당초육(糖醋肉; 탕수육), 홍소육(紅燒肉), 경장육사(京醬肉絲), 동파육(東坡肉)… 돼지고기를 쓴 중국요리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송나라 정치인이자 문인 소식(蘇軾)은 항주(杭州) 태수 때 홍수로 황폐해진 서호(西湖)를 큰 공사 끝에 되살렸다. 백성들이 고마워하며 그에게 돼지고기를 바쳤다.
소식은 돼지고기를 혼자 먹지 않고 큰 솥에 야채와 함께 푹 쪄서 백성과 나눠 먹었다. 그 맛에 탄복한 백성들이 그의 호를 따 동파육이라고 불렀다.
🔘 중국인은 한 끼에 고기요리가 빠지면 제대로 된 식사로 치지 않는다. 한국에 온 중국 관광객들이 된장찌개나 비빔밥을 먹고는 "배가 고프다"고 푸념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중국인은 세계 돼지 절반인 4억5000만 마리를 기르고 하루에 15만 마리를 먹어치운다. 형편이 나아질수록 돼지고기 소비가 늘고 세계 사료 값을 부추겨 농산물 값 인플레 '애그플레이션'을 부른다.
🔘 중국 인터넷에 돼지를 키우는 농촌 부녀자가 '중국에서 돼지고기를 먹는 것은 자살 행위'라는 글을 올려 온 나라가 시끄럽다고 한다. "돼지를 대여섯 달 만에 출하하려고 호르몬제와 수면제, 중금속 섞인 사료를 쓰기 때문에 돼지고기를 먹으면 암에 걸리기 쉽다. 어린이 성장을 막고 초경(初經)을 앞당긴다."
돼지를 맘 놓고 먹을 수 없다는 것은 중국인에게 보통 일이 아니다. 인민일보가 '그렇지 않으니 안심하라'고 해도 동요가 가라앉지 않는다. 먹을거리 불안은 시진핑 지도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됐다.
⏹ 돼지는 최고의 기상 예보관
옛날에 어느 집주인이 집에서 기르는 개와 소, 닭, 돼지를 불러 놓고 “너는 주인을 위해서 무엇을 하였느냐”고 차례로 물었다.
개는 주인의 집을 지켜 주었다고 했고, 소는 농사일을 했으며, 닭은 주인의 잠을 깨워 주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대답할 차례가 된 돼지는 주인의 밥만 축냈지 도무지 주인을 위해 한 일이라고는 생각나지 않았다. 그래서 “저는 주인님이 부자로 더 잘살 수 있도록 죽어서 제물이 되어 드리겠습니다”라고 했다고 한다.
돼지가 돈을 가져온다는 이 이야기는 믿거나 말거나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모든 ‘고사상’에는 헤벌쭉 웃고 있는 돼지머리가 오른다.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의 가장 큰 공통점은 돼지꿈을 꾸었다는 것이다. 돼지=돈이다.
필자는 돼지가 돈을 가져와서 좋기보다는 예보에 도움을 줘서 귀엽고 예쁘다. “돼지가 기둥에다 몸을 비비는 걸 보니 비가 올 모양이네.” 어릴 적 할머니의 이와 같은 말이 있고 난 다음에는 거의 어김없이 비가 내렸다. 충청도 지방에 전해 오는 돼지가 기둥에 몸을 비비면 비가 온다는 속담이 바로 이것이다.
동물학자들은 이런 속담이 생긴 것은 날씨 때문이라고 한다. 비가 오기 전 기압이 떨어지면 돼지는 이에 적응하기 위해 몸에서 흡수한 기체를 방출하려고 한다.
하지만 몸에 흡수된 기체는 유체(流體)이기 때문에 분자 단위로는 잘 방출되지 않는다. 그 대신 흡수된 기체의 분자들은 몸속의 유체 속에서 작은 거품으로 응집된다고 한다.
거품들은 신경세포의 연결부에서 신경 펄스의 전달을 방해해 돼지들을 불안, 초조하게 만들고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을 하게 한다는 것이다.
돼지의 또 다른 비 예보 버전도 있다. “돼지가 짚을 나르는 걸 보니 비가 오려나 보구나.” 축사를 내다보니 돼지가 연신 꿀꿀거리며 짚을 물어 나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 밤에는 어김없이 비가 내렸다.
비가 오기 전 무슨 이유로 돼지가 짚을 물어 나르는지는 아직까지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할아버지는 돼지가 신통해서 비가 오는 것을 미리 알려준다고 했다.
돼지는 예보의 덕만 가진 것은 아니다. 일제강점기의 언론인 설의식 선생은 “돼지는 목이 짧다. 사뭇 없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목이 짧다고 추하고, 길다고 아름답다는 논법이 어디 있는가. 돼지는 다행으로 짧아서 곧은 목이다. 고집은 셀지 모르나 좌안우시(左眼右視)의 추태는 있을 수 없다. 목표를 향하여 일직선으로 직진할 뿐이다”라며 돼지는 덕(德)이 있는 동물이라고 말한다.
서양에서는 멧돼지의 머리가 위험으로부터 지켜준다고 해서 돼지머리가 전사(戰士)의 투구에 사용되었다.
2019년은 황금돼지해다. 기해(己亥)년의 기(己)는 노란색에 해당한다. 그렇기에 돼지해 중에 유일하게 황금돼지 해가 되는 것이다. 황금돼지 해는 돼지해 중에서도 재물이 넘치고 태어난 아이가 큰 복을 받는다는 속설이 있다.
전해지는 말처럼 황금돼지해에 우리나라 경기가 좋아졌으면 좋겠다. 물론 출산율마저 높아지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 肥(살찔 비)는 ❶회의문자로 月(월; 고기)과 巴(파; 卪절)의 합자(合字)이다. 肝(간)과 몸에 관계가 있는 月(월)과 물건의 알맞은 모양이 후에 파(巴)로 변한 절(卪=卩, 㔾)의 합자(合字)이다. 알맞게 살이 찐 사람이나, 동물에서는 주로 소나 양이 살진 것을 일컬었다. 지금은 사람이나 동물 또는 토질(土質)에 모두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肥자는 '살찌다'나 '기름지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肥자는 ⺼(육달 월)자와 巴(꼬리 파)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巴자는 '꼬리'라는 뜻이 있지만, 본래는 손을 앞으로 쭉 내밀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여기에 고기를 뜻하는 ⺼자가 결합한 肥자는 마치 손으로 앞에 있는 고기를 끌어당기는 듯한 모습이다. 肥자는 이렇게 식탐을 부리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살찌다'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肥(비)는 ①살찌다 ②기름지다 ③살지게 하다 ④비옥하게 하다 ⑤넉넉해지다 ⑥두텁게 하다 ⑦투박하다 ⑧얇게 하다 ⑨헐뜯다 ⑩거름, 비료 ⑪지방(脂肪), 기름기 ⑫살진 말 ⑬살진 고기 ⑭물의 갈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기름 유(油), 살찔 방(肪), 기름 지(脂), 기름 고(膏),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여윌 수(瘦), 여윌 척(瘠)이다. 용례로는 살지고 굳셈을 비강(肥强) 또는 비경(肥勁), 살지고 몸집이 큼을 비대(肥大), 토지의 생산력을 높이고 식물의 생장을 촉진시키기 위하여 경작지에 뿌려 주는 영양 물질을 비료(肥料), 거름을 주고 가꿈을 비배(肥培), 몸집이 크고 힘이 셈을 비장(肥壯), 걸고 기름진 흙을 비토(肥土), 살져서 두툼함을 비후(肥厚), 살지고 맛이 좋음을 비감(肥甘), 살지고 깨끗함을 비결(肥潔), 살찌고 뚱뚱함을 비만(肥滿), 땅이 기름지고 좋음을 비미(肥美), 몸에 살이 찌고 습기가 많음을 비습(肥濕), 땅이 걸고 기름짐을 비옥(肥沃), 살이 쩌서 기름진 고기를 비육(肥肉), 살지고 번지르르함을 비윤(肥潤), 몸의 살찜과 야윔을 비척(肥瘠), 살지고 무거움을 비중(肥重), 자기 몸과 자기 집만 이롭게 함을 이르는 말을 비기윤가(肥己潤家), 제 몸만 살찌게 함 또는 제 이익만 취함을 이르는 말을 비기윤신(肥己潤身), 자기에게만 이롭게 하려는 욕심을 일컫는 말을 비기지욕(肥己之慾),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찐다는 뜻으로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가을이 썩 좋은 절기임을 일컫는 말을 천고마비(天高馬肥), 가벼운 가죽옷과 살찐 말이라는 뜻으로 부귀영화를 형용해 이르는 말을 경구비마(輕裘肥馬) 등에 쓰인다.
▶️ 猪(돼지 저, 암퇘지 차)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개사슴록변(犭=犬; 개)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者(자, 저)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猪(저, 차)는 ①돼지, 돼지의 새끼 ②웅덩이 ③물이 괴다(냄새 따위가 우묵한 곳에 모이다) 그리고 ⓐ암퇘지(차)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돼지 해(亥), 돼지 시(豕), 돼지 돈(豚)이다. 용례로는 돼지의 기름을 저지(猪脂), 암퇘지의 뱃속에 들어 있는 새끼를 저태(猪胎), 돼지와 사슴을 저록(猪鹿), 돼지떡으로 지저분하여 먹을 수 없는 음식을 저병(猪餠), 돼지의 지방에서 뽑아 낸 기름을 저유(猪油), 돼지의 살코기를 저표(猪臕), 돼지의 가죽을 저피(猪皮), 돼지의 쓸개에 생기는 황을 저황(猪黃), 돼지의 털을 저모(猪毛), 돼지의 피를 저혈(猪血), 멧돼지의 입을 저구(猪臼), 멧돼지처럼 앞뒤를 헤아리지 않고 불쑥 돌진함을 저돌(猪突), 어미 돼지를 모저(母猪), 털 빛이 온통 흰 돼지를 백저(白猪), 납일에 잡은 산돼지를 납저(臘猪), 멧돼지를 아저(野猪), 멧돼지를 산저(山猪), 고기로 먹을 어린 돼지를 아저(兒猪), 오래 두어도 썩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내장을 빼고 튀해서 얼린 돼지고기를 동저(凍猪), 돼지의 털로 맨 큰 붓을 저모필(猪毛筆), 돼지의 털로 만든 솔을 저모성(猪毛省), 돼지의 불알을 저석자(猪石子), 돼지의 가죽으로 만든 갑옷을 저피갑(猪皮甲), 돼지 꼬리에서 받아낸 피를 저미혈(猪尾血), 돼지의 염통의 피를 저심혈(猪心血), 순대를 삶지 아니하고 쪄서 익힌 음식을 저장증(猪腸蒸), 돼지 목구명 옆에 들어 있는 구슬 모양으로 된 물질을 저엽자(猪靨子), 돼지의 뼈를 잘게 토막 쳐서 간장에 조린 음식을 저골초(猪骨炒), 별도로 기른 돼지를 별양저(別養猪), 일정한 수를 늘 갖추어 두고 기르는 돼지를 상양저(常養猪), 멧돼지의 털을 산저모(山猪毛), 멧돼지의 가죽을 산저피(山猪皮), 멧돼지의 피를 산저혈(山猪血), 멧돼지 뱃속에 생기어 뭉킨 누른 물질을 산저황(山猪黃), 소금에 절인 돼지고기를 염저육(鹽猪肉), 관가 돼지 배 앓는다는 속담의 한역으로 자기와 아무 관계없는 사람이 당하는 고통을 관저복통(官猪腹痛), 하나는 용이 되고 또 하나는 돼지가 된다는 뜻으로 학문의 유무에 따라 어질고 어리석음의 차이가 아주 심하게 된다는 일룡일저(一龍一猪) 등에 쓰인다.
▶️ 拱(팔짱 낄 공, 보옥 공)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재방변(扌=手; 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共(공)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拱(공)은 ①팔짱 끼다 ②(두 손을)마주 잡다 ③두르다 ④껴안다 ⑤거두다, 가지다 ⑥아름 ⑦아무 일도 하지 않는 모양 ⑧보옥(寶玉)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왼손을 오른손 위에 놓고 두 손을 마주 잡아 공경의 뜻을 나타내는 예를 공수(拱手), 공경하는 뜻을 표하기 위하여 두 손을 마주 잡고 서 있음을 공립(拱立), 손을 마주 모아 잡고 인사함 또는 그러한 예를 공읍(拱揖), 땅을 파 헤쳐 뒤짐을 공지(拱地), 처마 끝의 무게를 받치기 위하여 기둥머리에 짜 맞추어 댄 나무쪽을 공포(拱包), 아름드리 나무로 둘레가 한 아름이 넘는 큰 나무를 공목(拱木), 아치arch의 적립積立을 버티기 위하여 사용하는 가구를 공가(拱架), 사방을 포위한 것같이 된 진지를 공진(拱陣), 두 손을 뒤로 돌려 뒷짐을 짐을 반공(反拱), 옷의 겉감을 외공(外拱), 팔짱을 높이 낀다는 뜻으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음을 고공(高拱), 옷소매를 늘어 뜨리고 팔짱을 낀다는 뜻으로 아무 일도 하지 아니하고 남 하는 대로 내버려 둠을 수공(垂拱), 뒷짐을 지고 옆에서 바라봄으로 마땅히 관여하여야 할 일에 손도 쓰지 않고 그저 보고만 있음을 이르는 말을 음공방관(陰拱傍觀), 밝고 평화스럽게 다스리는 길을 겸손히 생각함을 말함을 수공평장(垂拱平章) 등에 쓰인다.
▶️ 門(문 문)은 ❶상형문자로 门(문)은 간자(簡字), 閅(문)은 동자(同字)이다. 두 개의 문짝이 있는 문의 모양으로 문짝을 맞추어 닫는 출입구를 말한다. ❷상형문자로 門자는 ‘문’이나 ‘집안’, ‘전문’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門자를 보면 양쪽으로 여닫는 큰 대문이 그려져 있었다. 戶(지게 호)자가 방으로 들어가는 외닫이 문을 그린 것이라면 門자는 집으로 들어가기 위한 큰 대문을 그린 것이다. 門자는 대문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문’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지만, 이외에도 ‘집안’이나 ‘문벌’과 같이 혈연적으로 나뉜 집안을 일컫기도 한다. 다만 門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주로 문과 관련된 행위나 동작과 관련된 뜻을 전달한다. 그래서 門(문)은 (1)담이나 판장 따위로 둘린 안팎을 연결하기 위하여 드나들거나 통할 수 있도록 틔워 놓은 곳. 또는 그곳에 달아 놓고 여닫게 만든 구조물. 판자문, 골판문, 띠살문, 완자문, 정자살문, 빗살문 따위가 있음 (2)생물의 분류학(分類學) 상 단위의 한 가지. 강(綱)의 위 계(界)의 아래임. 동식물을 합하여 10여 개의 문으로 나뉨 (3)칠사(七祀)의 하나로 출입(出入)을 맡아 본다는 신 (4)성씨(姓氏)를 함께 하며 혈연적으로 나뉜 그 집안을 가리키는 말 (5)성(姓)의 하나 (6)포나 기관총 따위를 세는 단위 등의 뜻으로 ①문(門) ②집안 ③문벌(門閥) ④동문(同門) ⑤전문 ⑥방법(方法) ⑦방도(方道) ⑧가지 ⑨과목(科目) ⑩부문(部門) ⑪종류(種類) ⑫분류(分類) ⑬비결(祕訣) ⑭요령(要領: 가장 긴요하고 으뜸이 되는 골자나 줄거리)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스승의 가르침을 받는 사람을 문도(門徒), 집으로 드나드는 문을 문호(門戶), 성과 본이 같은 가까운 집안을 문중(門中), 대대로 이어 내려오는 집안의 사회적 신분이나 지위를 문벌(門閥), 문의 안이나 성과 본이 같은 가까운 집안을 문내(門內), 문 앞이나 대문 앞을 문전(門前), 문하에서 배우는 제자를 문인(門人), 문객이 드나드는 권세가 있는 집이나 가르침을 받는 스승의 아래를 문하(門下), 문을 여닫을 때 나는 소리를 문성(門聲), 대문 또는 중문이 있는 곳을 문간(門間), 세력이 있는 대가의 식객 또는 덕을 보려고 날마다 정성껏 문안을 드리며 드나드는 손님을 문객(門客), 문지기를 문사(門士), 한 집안의 가족들의 일반적 품성을 문품(門品), 문벌이 좋은 집안이나 이름 있는 학교 또는 훌륭한 학교를 명문(名門), 갈라 놓은 분류를 부문(部門), 한 가지의 학문이나 사업에만 전적으로 전심함을 전문(專門), 공기나 빛이 들어올 수 있도록 벽에 만들어 놓은 작은 문을 창문(窓門), 집안과 문중 대대로 내려오는 그 집안의 신분을 가문(家門), 큰 문이나 집의 정문을 대문(大門), 정면의 문이나 본문을 정문(正門), 성의 출입구에 있는 문을 성문(城門), 어떤 일에 바로 관계가 없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문외한(門外漢), 대문 앞이 저자를 이룬다는 뜻으로 세도가나 부잣집 문 앞이 방문객으로 저자를 이루다시피 함을 이르는 말을 문전성시(門前成市), 이집 저집 돌아다니며 빌어 먹음을 일컫는 말을 문전걸식(門前乞食), 문 앞이 시장과 같다는 뜻으로 대문 앞에 시장이 선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들고 있다는 말을 문전약시(門前若市), 집에 사람이 많이 찾아 온다는 말을 문정여시(門庭如市), 문 밖에 새 그물을 쳐놓을 만큼 손님들의 발길이 끊어짐을 뜻하는 말로 권세가 약해지면 방문객들이 끊어진다는 말을 문전작라(門前雀羅), 집 앞 가까이에 있는 좋은 논이라는 뜻으로 곧 많은 재산을 일컫는 말을 문전옥답(門前沃畓), 어머니가 아들이 돌아오기를 문에 의지하고서 기다린다는 뜻으로 자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을 이르는 말을 의문지망(倚門之望), 문을 닫고 나가지 않는다는 뜻으로 집에만 틀어박혀 사회의 일이나 관직에 나아가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두문불출(杜門不出), 정수리에 침 하나를 꽂는다는 뜻으로 상대방의 급소를 찌르는 따끔한 충고나 교훈을 이르는 말을 정문일침(頂門一鍼), 문을 열고 도둑을 맞아 들인다는 뜻으로 스스로 화를 불러들임을 이르는 말을 개문납적(開門納賊), 북문에서 한탄함이라는 뜻으로 벼슬자리에 나가기는 했으나 뜻대로 성공하지 못한 것을 한탄함을 이르는 말을 북문지탄(北門之歎),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 된다는 뜻으로 말조심을 하라고 경계하는 말을 구화지문(口禍之門) 등에 쓰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