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에미 대신
다인이를 어린이 집 출근 시키고
지금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어제 일이 생각난다
어제는
오전 내내
거실에다 오디오 옮기고
침대 서랍장안에 봄옷들을 개켜
차곡 정리하고
오후엔
머리만 살짝 감고는
불광동 오래된 단골 미용실로
요기선 마을 뻐스를 타고
연신내 연서시장앞에 내려서
제법 먼길을 걸어 갔었다
미용실 마담 언니가 보고 싶었지만
이년 동안을 못가 봤다
동네사람들 상대라
저렴한 미용비에다
도심이지만 시골인심 같은
입담 좋은 마담언니
들어서니
너무나 반겨준다
둘이서
끌어 안았는데
사람 좋은 웃슴이 가득이다
5~6년전
내가 넘 힘겨운 시기에
머리 퍼머 하면서 고민을 얘기하면
정확한 분석으로 멘토가 되어주며
삶의 연륜과 지혜로운 안목으로
나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신 분이다
퍼머 손님 두분과 나, 마담언니
네명이 둘러 앉아
수다를 떨었으니
딸기를 씻어 내오는
미용실 마담언니
가기만 하면 웃슴보따리고
고구마 깍아 내 오든지 떡이랑
집에서 직접끓인 한방차
라든지
군것질 꺼리를 먹으며
수다잔치로 까르르 난리 난다
물론 딸기는 내가 사갔지만....
한 아줌씨는
98세 시아버지 모시고 사는데
건강하시니까
요양원으로 도 못보내고
아주 나이많은 노인할배
넘 오래 사니까
보는것만으로도 괴롭고 힘들다고
지나치게 난리 피워댄다
나는 속으로
아프지 않은 거 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하고
내 의무려니 하고
맛있는거 나 해드리고
극진히 모시면
맘놓고 눈을 감으실낀데
저리 미워해싸면
더 오래 사는데....
나중에 들으보니
맏 며느리라
미리 할배가 오천만원 정도
모시는 값?을
주셨다고 하더만요
안모시는 사람은 모른다 해싸며
넘 흥분해서
좀 이상시러웠다
또 한 아줌씨는
이웃 노인네의 러브스토리를 얘기하는데
그 만담과 제스츄어가
우찌나 웃기는지
또르르
구불다 시피 웃었는데
이야긴 즉
70 세 난 할매와 73세난 할배가
연애 를 하시는데
할매의 아들이 소개해 교제를 하게 돠었는데
그리 행복하고 좋을수가 없다고 하더란다
여자니까 치마를 입어야 조아한다고
그리 뚱뚱한데도 멋부린다고
후레아 스커트에다
가슴은 무지막지 큰데
입은 폼 흉내를 내는데
완존 자물신다 마!
달력에 날짜를 보면서 깜짝 놀라는건
우찌나 세월이 잘가는지
깜놀했다나?
그라고
열애를 하면
그리 조터라고
고백을 하더란다
노인들의 열애와 사랑이
현실적으로 이 분들에게
아주
잘 맞아 떨어지나 부다
23세에 아들 하나 두고 남편과 이별해서
여직 먹고 산다고 고생만 하더니
아들이 소개해준 할배랑
연애를 하니까
이 할무이 에겐
새세상이 열렸고
인제사
사람 사는 낙을 누리며
얼굴이 훠언해지고
즐거워 보인다는...
그래서
모두 이해가 간다고
우리가 그랬다
마담언니의 러브스토리는
남편과 티비 보다가 의견이 달라 말싸움이 나서
이혼할뻔 했는데
드라마 보다가 저 남자 참 괴인타 하면
뭐가 괴안나?
화를 내고
드라마 속의 여인네가 딴 남자랑 바람을 피우는걸 보고
남편이 저런 몹쓸 여자가 오딨노?
그라면
마담언니는
여자편을 들었다네요
남자가 오죽 못났으면 마눌이 바람 피우겠남?
이리 말했다가
말싱간이
크게 붙어
한 동안 심각하게 이혼까지 갈뻔 했다는 얘기에
또 웃고 ㅎㅎ
좀 있으니 동네 아줌씨 한 분이 미용실에 오셨는데
올매나 웃기는지
죙일 웃다 왔네요
이웃에 75세난 유부남 할배가 있는티를 팍팍 내고 댕기니까
맨날 여자가 바뀌는데
있는티만 내지
절대
돈 안쓴다는 거다
그란까
여자는 있는줄 알고 만나다가
내 빼버리니까
늘 바뀌는데
옛날 같으면 어림도 없는일인데
요즘은
나이든
분이라도
할매들도 적극적으로 나오니까
대상이 많다는거
우찌나 재담꾼들이든지
다큐맨터리
듣느라고
세시간 동안 넘 즐거웠다
귀가길에는
박리다매로 파는 딸기세통과 사과와
오징어부추전 하나를 사왔는데
무지 맛이 좋아시다
사람사는 맛이란 시장통 동네와
동네 미용실을 가보면
아주 재미지다
카페 게시글
삶의 이야기
동네 미용실은 수다 삼매경!
라아라
추천 1
조회 462
18.03.21 11:37
댓글 20
다음검색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아고나
글습니더!
웃겨도 보통 웃기는기 아니라예!
신나게 웃고 나니까
보약 먹은거 처럼
스트레스가 싸악 가시고 흥겨워 지더라고요
외손녀 델다준다고 택시를 탔는데
기사할배가 우찌나 신상타령을 하시든지 ㅎㅎ
ㅎㅎ
미용실서 수다 떨다보믄
시간이 금방 가더이다
세상 모든 이야기들을 미용실서 듣게 되지요
그래요
온갖 뉴스 직접 겪은 일들로 수다잔치가 일어나지요
유난히 입담이 세고 존 마담따라
손님들 까지도 완존 개그맨 들 입디다
우리도 동네에 작은 미용실이 있는데 머리가 흰 할매들 상대하는곳이라 가끔 가서 보면 정겁기도 하더라고요.
자식자랑 .손주자랑.시간 가는줄 모르더라고요`~~
유일한 할머니들의 동네 사랑방 이겠네요
할무이들이 수다 떨때 넘 즐거워 들 하시지요
자식들도 안들어 주는 내수다를
동네 작은 미용실서 푸시니까
올매나 조은 곳입니껴?
라아라님 머리는 맨날 라면이겠어요.
수다들으러 미용실 문지방이 반질거릴테니까요.
사람사는 세상이 평범한 것 같아도 재밌게 돌아가는 건 사실인가봐요.
재미난 얘기 많이 물어오세요.
퍼머약이 독해서
웬만하면 안해요
몃년동안 생머리 캇트로만 있다가
넘 생머리는 부분 팻션가발도 안 어울려서
퍼머끼가 있어야 하지 싶어 간거지만요
그냥 심심할때 놀러가면요
생활의 사는 지혜도 마니 얻어 온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글습니다
여인네들이 모이는곳 이라서
수다가 그저 나옵니다
나이가 중년이 넘은 여인들이 오는 곳은
수다 가 떨고 싶어 몬살지요 모
그중
연애얘기가 압권이고요
자식들 결혼 생활얘기와
손주 얘기
또
일상의 작은 에피소드 들이지요
한국땅에선 이런 쏠쏠한 이야기들을
주고 받으면서 이웃간 정을 만들어 가는거 같읍니다.
좀 썩..좋은일은 아닐지라도 ..선배님되시는
할배들께서 고령의 나이에도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시는거 보면서 좀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재밋게 잘 읽엇읍니다.
수명이 마니 늘었어요
건강한 노인네들은
커플 맹글어 댕기고요
늙었다고 궁상 떠는것보다
즐기며 사니까 보기 좋습니다
할매들의 수다삼매경도 정신건강에 일조 하는 정설이 분명 한것 같으네요 ㅎ
그럼요
정신위생상 아주 좋습니다
하고싶은 수다 실컨 떠니까
박장대소가 나오니깐
올매나 속시원 하겠습니까?
너무나들 잘 떠드니까
정작 저는 입 떼 볼 여가가 없었어요 ㅎㅎ
재미난 이야기가 가득하군요 미용실이 옛날 동네 빨래터 같군요
그렇습니다
동네 개울가 빨래터
빨래하면서 수다와의 만남의 장이
펼쳐지니까요
머리도 하시고 웃기도 하시고
고운목소리로 노래도 한번 하셨어면
더 좋았을 걸 그랬습니다.
앗!
은보라님
넘 방가요!
참 오랜만이에요
잘 지나시는 거죠?
물론 퍼머를 했지요
올매나 제가 소리내 잘웃는지
마니도 웃었지요
마담언니는
저가 톡으로 녹음된 노래파일을 보내 줘싸서 저의 노래
팬이지요 모
손님들 보고도 저를 성악가 라고 신나서 소개를하시지요 ㅎㅎㅎ
은퇴 성악도 ?
글을 정말 재미있게 잘 쓰시네요. ㅎㅎ
아마 미용실에서도 그분들 재미있는 이야기 쏟아내게 하신 장본인이신 것 같아요. ㅎㅎ
어딜 가셔도 분위기 메이커이실 것 같습니다. ㅎㅎ
좋은 나날 되세요.^^*
카렌님
방가요!
카렌님의 고운 글 잘 보고있습니다
은은 하면서도 감성표현을 잘해주시니까
글쟁이 이셔요
아공
저 신명이 마나서 좀 그래요
분위기를 좀은 띄워 주긴해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