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도 고프고 강릉 음식들 생각도 나고 해서...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과 가물거리는 기억으로 끄적거려 보아요. 오래된 곳은 여태 살아남았다는 것 만으로도 최소한 맛은 보장된다라는 지론이라서... 원래 직접 찾아가서 확인해 보고 추천하고 친구들도 데려가고 했는데 이젠 떠나온 지 너무 오래돼서 훌륭한 집들 많이 생겼을텐데 잘 몰라요, 그래서 다 옛날 얘기일거예요. ^^ 다른 지방에도 많은 메뉴들은 굳이 강릉까지 가서 먹을 일은 없으니까 넘어가고...
전 고등학교 때까지만 강릉있었는데요. 강릉하면 생각나는 것들은 칼국수, 감자옹심이, 추어탕, 그리고 무엇보다도 엄마가 해주시는 밥. ^^ 집이 성내동, 임당동이어서 서부권(?)쪽 밖에 잘 모르는데...
칼국수는 남문동 가구골목 토박이 이신 엄마 말씀을 따르면, 용비집(제 친구네 집)이 원조인데 거기서 배워서 영락원 차렸다는 얘기가... 성내동에서 대박치다가 임당동으로 옮긴 후 지금은 다른 분한테 넘겼는지 조그마하게 있고, 최근 가본 결과 옛날처럼 강한 느낌은 없지만 그 느낌은 아직 살아있는 것 같다는 것... 표고버섯하고 기타 채소들, 봄되면 냉이 향이 좋았던 기억이고, 성내동 있을 때는 콩국수도 날렸던 것 같고...
벌집도 지금까지 있지만, 지금은 따님 분(그래도 나이 많으심)이 하시는데 옛날보다는 좀 못하다는 어머니 평... 이집은 고기 간 걸 고명으로 좀 올려서 다른 집하고는 조금 다른 느낌.
요즘은 그 밑에 전 명주의원 바로 앞에 있는 이름은 기억 안 나는 칼국수 집 것을 엄마가 가끔 배달해 주신다는... ^^
금학칼국수도 오래됐는데 가끔 동창회들도 거기서 하는 모양인데 그렇게 자주는 안 가서 잘 모른다는 거... 아무튼 칼국수 집 아들하고는 대충 다 동창인 듯한...
지금 성산 옛카나리아 하시던 아주머니도 원래는 한국은행 건너편에서 칼국수랑 기타 하시던 분으로 음식 솜씨 좋기로 소문나셨던 분이라고 들었음.
감자옹심이는... 원래 옛날에는 메뉴로 안 올라와있던 걸로 기억되는데... 동네 식당들 하나둘씩 하더니... 아무튼 임당동 감자옹심이집이 대세인듯. 아주머니들이 대충들 또는 실수를 가끔하시는 경향이 없진 않지만... ^^ 감자송편은 옛날에 용강동 시장에서 자주 사오셨는데, 별로 좋아하지는 않아서... ^^
추어탕은 요즘 보니까 '강릉식 추어탕'으로도 불리는 모양이던데, 지금은 회산쪽 추어탕들 등 구수한 분위기인데 전에는 시내에도 많았고 좀 얼큰하게 지금보다 조금 더 걸쭉하게 했었던 것 같고, 아무튼 남원식의 뻑뻑함 보다는 훨씬 더 자주 생각나는... 요즘 자주 나오는 꾹저구 탕은 먹어본 적은 없지만 옛날 남대천에서 잡아다 그냥 끓인 탕일 것으로 사료가 되는... ^^ 아무튼, 강릉 추어탕도 참 별미인 것 같아요.
중국집은 강릉에 화교 학교가 있어서 그런지, 화교 분들이 하던 곳이 많았는데, 동회루는 원래 농협 앞에 있다가 동아장 밑으로 간 후 없어진 것 같고, 강릉극장 골목 동흥루는 돌아가신 외삼촌들도 자주 가시던 곳으로... 중고등학교 선생님 분들도 자주 가시고 회식도 많이 하시던... 지금도 아마 3대째 하고 있는 걸로... 동네 분이라 인사하고 함... ^^
동보성은 용평리조트에 있던 주방장 데려다가 시작한 걸로 아는데, 처음에는 훌륭했으나 이후로는 아닌 것 같아서 안 가게되는 곳이고요. 여기서 중, 고등학교 동창애들하고 요리 몇 접시 시켜놓고 문닫을 때까지 술먹고 했는데... 안주로 회나 해산물도 좋지만 술 많이 먹을 때는 중식이 최고인 것 같아요. ^^
명주동 원성식당도 친구네 집인데 거기서 뭐 먹은 적은 어렸을 때 놀러가서 딱 한 번이라 뭐라고 얘기하기는... ^^ 교동반점도 한 번 가주긴 해야할텐데, 강릉까지 가서 굳이 짬뽕을 먹어야할 일은 없는 것 같아서... ^^
청요리집... 옛날 볶음밥에 딸려오던 계란탕이 더 좋은 것 같은데, 지금도 어떤 집가면 짬뽕 국물 대신 계란국을 주는 집이 아주 드물게 있긴 하지만... 옛날에는 지금 나가사키 짬뽕처럼 불맛이 느껴졌었는데, 요즘은 한꺼번에 해서 끓여놓아서 그런지 그런 맛은 없는 것 같아요. 그냥 고추 조미료국...
횟집은 안목 끝 초소 밑에 있던 집이 안목횟집인가? 옛날에는 쓰러져가던 집이 지금은 건물 크게 세우고 있는 것 같고, 10여년 전까지도 자주 갔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안 가시고... 영동권에서 한 때 영업하던 형한테 물어보니까 강문 머구리횟집을 옛날에 추천해줬었는데 지금은 크게하는 모양이던데 커진 후로는 안 가봐서 모름. ^^ 어머니는 요즘 남애항에 있는 조그만 집을 애용하시고요. 대충 그날 잡힌 것들 썰어주고 밑반찬 그런 건 없음. ^^
원래 회 한 점에 소주 한 잔이기 때문에 밑반찬 그런 거는 관심 없고 회가 제대로여야 해요. ^^ 근데 요즘은 뭐 미각이 없어졌는지 그게 다 그건 것 같고... 그냥 멍게, 해삼, 성게, 가자미 세꼬시, 근래 잘 안 보이는 아나고 등을 찾게되는...
한 때 중앙시장 지하나 포남시장도 추천하시는 분들 있었는데, 큰 매리트는 못 느꼈던 기억이고요. 중앙시장 2층 삼숙이탕 집도 강릉 향토음식으로 소개되고 했는데... 안 가봐서...
보통 다른 고장갈 때는 시청이나 군청 관광과 홈페이지에 있는 추천식당이나 향토식당들을 가는 게 안전(욕은 안 먹는)한 것 같고, 문앞에 신선로 마크... 추천 음식점? 그것보고 가는데... 한때 경포처녀횟집이 그런 걸로 올라간 적이 있었어요. 경포 횟집들은 대학 때 친구들이 내려와서 딱 한 번만 가봐서... ^^ 가격은 좀 비싸지만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던 걸로... 원래 뭐든지 호객꾼 있는 곳은 따라가면 손해라는 생각...
주문진항 주변도 옛날에 가게 점원하시던 형들도 교통편도 안 좋았던 시절에 굳이 주문진까지 시외(!) 버스 타고 가서 먹곤 했는데... 아는 집이 없어서... 패스.
속초항(대포항 절대 아님) 방파제 부근에 한 바구니 고르면 뒤에 썰어주시는 쪽으로 넘기고 채소랑 장 등은 따로 사서 먹는 시스템도 괜찮았던 것 같고, 속초해수욕장에 있는 난전도 바닷바람 맞으며 먹는 것 좋았어요. 연애질할 때라 그런지... ^^ 강문도 평상에서 바닷바람 맞으면서 먹는 맛이 좋은 것 같아요. 지금은 해변이 쓸려가서 없어졌나요...?
전 도대체 왜 다른 곳에서 조개탕을 먹으면 이렇게 맛이 별로일까를 고민했었느데, 최근에 알게된 바로는 비단조개가 끓이면 맛있다네요. 해수욕장가서 발꼬락 사이로 찾아서 줏어올리던 그 조개... 영동권 바다에 널렸던 그것들이...
해장국은 새벽에 깨어있을 때 로얄장 사우나(작고 사람도 적어서 좋아함, 여탕은 없는 걸로...)가서 씻고 강릉극장 앞 춘하추동 가서 먹고 오는 코스... 해장국만 하던 때보다는 좀 아닌 것 같지만 그래도 오래된 집이라... 원래는 옆에 제 선배 형네 집이던 소머리 국밥 집도 있었는데 이 집은 동부시장하고 구터미널 사이로 이사갔다가 지금도 하는 지 모르겠네... 소머리국밥은 남대천 다리 올라가기 전에도 몇 집 있었고 했는데 별로 좋아하질 않아서...
목욕탕... 최근 어머니 강추로 옛날 별궁장 앞, 제일은행 뒤에 있는 곳에 가봤는데 물 정말 깨끗하고 조용하고 좋았어요. 사람이 없어서 깨끗하다고 하시던데... ^^
순대국밥은 대학 때 애들이 광덕식당 정말 뻔질나게 갔었는데 순대국은 별로 그렇게 사랑하는 메뉴가 아니고, 어렸을 때 중앙시장 따라다닐 때 그 골목에서 풍기는 냄새가 너무 싫었음. ^^ 원래 시장 안 식당들은 정통은 아니고 그냥... 뭐 그런 편견이 약간 있어서 그런지... ^^
막국수는 그냥 일반 식당들이 대충 자기네 식으로 소면 국수로 만들어 주던 걸로 기억나는 것 같은데, 요즘은 7번 국도 위아래로 주욱 워낙 유명한 집들도 많고 다양해서 패스. ^^ 고향이 강릉이라서 그런지 영서권 막국수들 보다는 영동권의 시원한 막국수들이 더 좋아요. 속초공항 뒤 실로암막국수인가도 좋았고, 강릉이나 주문진 쪽은 안 먹어봤음. 서울 분점 같은 곳은 친구나 친구의 친구들이 하고 해서 몇 번 먹어보기는 했지만...
냉면은 비빔냉면은 속초 시내 길가에 있는 옛날 사진 많이 걸려있는 냉면집이 가장 좋았던 것 같고, 그 후에 속초가서 배워왔다는 집이 포남동이랑 한두군데 있었는데 이름이 기억 안 나고, 형 친구의 친척 분이 하시던 명고 후문 철길 쪽에 돈반골인가 돼지갈비집이 그런대로 속초하고 비슷했던 것 같고, 지금은 없어졌나...?
물냉면은 가구골목 남대천교쪽 입구 근처에 있던 집이 좀 오래됐었는데 지금은 돼지갈비집으로 바뀐 듯... 금강식당인가...? (지도 찾아보니 금강갈비네요.) 물냉면 잘한다는 집은 별로 못 들어본 것 같아요.
한우집, 돼지갈비
경양식
카페
만두 즉석떡볶이 쫄면
포장마차 도루묵 오삼불고기 생맥주집
일반 식당
들 얘기는 나중에 내키면 또 끄적여볼게요... ^^ 원래는 이번 추석 때 동창애들이나 형, 누나네랑 술먹기 좋을만한 곳 찾으러 카페 들어왔다가... 쓸데없는 헛소리 하는 것 같은데... 안주가 맛있는 집을 찾아야 해... ^^
첫댓글 오~~~ 상당히 자세히 많이 아시네요....
2탄두 기대할게요^^
와우~^^
조개탕은 떼복이라고도 하고 째복이라고도하는 비단조개가 국물이 제일 좋죠....^^
님의글이 엣생각이 나게 하네요 맛잇고 좋은집들도 많앗지만 지금은 그 맥을 이어가는가계가 많이 없어졋어요 ^^*
완전 응답하라 강릉이여 네요. 나도 이모네집이 가구점 골목 터줏대감이고(이모부는 아주 예전 그 골목서 가구점을 했고) 그 골목에 친구들도 있고 한대.. 위의 글을 기본으로 강릉 古맛지도 만들어 보는것도 재밌겠는걸요~
상당히 체계적이고 깊이가 있는 글이네여.. 어느정도 공감도 가구요.. 잘 읽었습니다.. 옛 생각도 나구..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