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 엄청 큰(?)일을 했습니다
저희 김해바닥에서 운전하는 대부분의 아줌마들
부산갈때는 버스타고 나갑니다
왜(?)
복잡한 부산에서 감히 운전하다 클나거든요
그리하야
다들 <동네면허>라고들 하죠 ㅎㅎㅎ
새벽에 들어온 울집 뭉디가
회사(동래역)까지 태워달라고 성환거 있죠
가면서 어제 술독에서 잠수 하니라 부족한 잠을 좀더 잘끼라고(휴~)
일단 동래에 도착해서 뭉디를 내려주고 나니 슬쩍 친정이 가보고 싶은거 있죠
부산대쪽이거든요
동래역에서는 널널하게 가도 10분이면 도착하는 거리
문제는 빠스타고 뭉디차타고는 가봤지만 혼자 가본적이 없다는 슬픈전설!!!
대충 <아스발트바닥>에 쓰여진 글이랑 <이정표>를 열심히 보고 가다보니
눈에 익은 가로수길이....휴~ 심봤따~~~
초인종을 눌렀더니
우리 장봉이 여사 아주 놀라서 기겁을 하더라구요 ㅎㅎㅎ
엄마가 차려주시는 꿈에도 그리는 아침을 먹고
베란다에 새로 분양된 꽃들도 보고
간장에 된장을 퍼서(차에 실고 갈끼라고 잔뜩)
"어버지 빨리 옷입으소 오늘 내가 팍 드라이브 시켜줄께
봉이 여사도 빨랑 찍으 바르소?"
우리 엄마!
"옴마야 살다 살다 이런날도 다 있네..."
운전은 박영미가 하고 길안내는 울아부지가 하시고
동김해고속도로로 들어섰더만
눈처럼 햐얀 조팦나무의 합창들
우리 봉이여사
"옴마야 그래 맞다 저 꽃 어릴때 우리집 울타리에 핀 꽃이다
딱 이맘때 그래 저 꽃이 핏따
옴마야 좋아라 가심이 다 울렁거린다
내 꿈에도 저꽃 한번 봤으면 했는데 마~ 천지삐깔이네..."
난 속으로
"아이고 진작 동네면허 벗어던지 삐고
저 영감 할마이 좋아하시는 드라이브나 실컷 시켜드릴 껄....."
집에 도착해서 혹여 걱정할까 뭉디 한테 전화해서
"내 엄마 아부지 모시고 집에 잘 왔다
울 엄마 좋아서 난리네..."
그 뭉디왈
"봐~라 니 앵가이도 뭉시렁 거리 샀터만
신랑말 들으니까 길가다가도 미국놈 지갑 줍는다 아이가?"
"마 속시끄러븐 소리 때리 치아라 오늘 내 말리지 마라이 멀~리 쫌 갔다 올끼다
영감 할마이 꽃바람 쇄드릴끼다"
주말만 되면 눈붙은 넘들 다 모여드는
<해산물시장> 용원으로 go go
조개구이 한판, 새조개회, 그리고 감주1빙(시원이)
난 열심히 굽고 자르고 오늘 완전히 효녀심청은 못되더라고 쬐깸 흉내라도 내자싶어
"새발낚지 한사라 더 시키까요 해삼 한사라 시키까 전복은 어때요"
울엄마 넘 황감해서 대답도 못하신다
펄떡 펄떡 뛰는 숭어에
별의별 해산물이 지천이다
특히 새조개는 장사치들 마다 쌓아놓고 그거 까니라고 난리도 아니다
엄마는 요즘 막내아들 프로젝트개발땜에 몇달째 새벽에 퇴근하는 바람에
얼굴이 반쪽이라고 몸보신 시켜줄끼라고 전복이랑 멍개랑 이것 저것 잔뜩 사시고
입가심 할거라고 구루마째 칡즙까지 한빙 사시고
내가 계산할려고 해도 절대 안된다고 거금을 쓰셨다 ㅎㅎ
하긴 엄마는 부자니까????
"오라이~ 오라이~"
한 잔 기분좋게 하신 울아부지 차빼는데 상행하행 모든차 정지시켜 놓고
내차 봐주신다 ㅎㅎ
길을 잘 몰라 구불구불 시골마을도 잘못 들어서기도 하고
(옴마야 우짜꼬 무서버라~ 오늘 영감 할마니 집에는 다 갔따)
신항만공사장에도 들어가고
("아저씨요 용원 오데로 가는교?"/ "나가서 쭉~ 가다 좌회전 오라이~")
몇번 실수가 있긴 했지만
워쨌던 두분 무사히 기분좋게 모시고 안전하게 귀가 시켜드렸으니
오늘 효녀심청 뒷다리
기분 짱!이다
낙동강 푸른물결도 흥겹다
다문다문 시골길에 별장같은 밥집도 정겹다
벗꽃, 조팦나무, 동백.......
그러게 짧은 인생사
나랑 우리 부모님 이승에서의 인연도 그리 길게 남아 있지 않은거 같은데
약속은 못하지만 자주 드라이브도 해드리고 맛난거도 사드려야지......
첫댓글 감동입니다~ 정말 효녀시네요~ 한 시간 도 안 걸리는 곳인데도 어제부터 갔다와야지~했는데 아직도 밍기적거리고 있네요~ 맞네요~ 부모님과 이승에서의 인연이 그리 길지도 않을텐데~ 낼은 꼭 다녀와야겠습니다~~~
저두~~~조만간에 엄니~뵈러 다녀와야징~~
아니 그곳에 "뭉디"는 누구래요 참 재미있는 표현이시네요 ,,반가운 친구 만나면 "이 문디야"한다믄서요,,,오늘 효녀 노릇 잘 하셨어요,,,
요즘도 뭉디가 있어요 ㅎㅎㅎㅎ 소꼽 친구님의 정겨운글에 봄의 향기가 물씬 풍겨옵니다
재미가 있는거 같은데 뭔소린지 잘 못알아 듣는것이 많아요 ㅋㅋ
소꼽친구님 ~~~ 오랫만이네요 !! 수도권에서도 차한번 가지고 ^ 서울시내가려면 지도 몇번보고 가지요 ㅎㅎㅎ 그래서 효도하면 복받는거 아닙니까 ...?
귀에익은 사투리 글로 표현해주니 더 정겹네요
포근한 마음으로 다녀갑니다 ~ ㅎㅎ 부모님이 참으로 기뻐하심이 선하네요~ 고운밤 되세요.
쇄끼~ 효도ㅎ했구나~ ㅎㅎ 쫘식~ 오늘 몬봐서 미안혀 부산 도착하니~ 날짜 바뀌기 직전이더라 ~~ 칭구들과 재밋었냐?
부모님 모시고 효도하시고 잘하셨어요. 돌아가신 울아버지 보고싶어라. 살야계셨으면 택시로 모시는데...지가요 운전면허 없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