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가톨릭의 혼인성사
헨리 8세
영국의 왕 헨리 8세는 오랫동안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살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왕비에게 싫증을 느껴서 한 궁녀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헨리는 이 궁녀인 안나 볼레인과 다시 결혼할 수 있도록 교회가 허락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정실부인인 왕비와의 이혼은 교회법에 따라 용납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가 제아무리 절대 권력자인 왕일지라도 교회법은 만민에게 부여된 보편된 법이며 권력자라고 하여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헨리 8세는 교황을 직접 찾아가서 요청했으나 거절을 당하였습니다. 교황은 그의 간절한 청을 거절할 때에 헨리 자신과 그 나라가 가톨릭에서 떨어져 나가게 되리라는 것을 걱정하지 않은 것은 아니나 교회의 법규를 엄중히 준수하는 것이 하느님의 법을 지키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일 때문에 헨리 8세는 교황을 배척하고 교회를 등져서 성공회라는 새 종교를 설립하여 언제나 왕이 성공회의 수장이 되게 하였습니다.
어느 날 저녁, 헨리는 안나와 나란히 창가에 서서 빛나는 별들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왕을 이혼시켰으며 왕을 교회로부터 파문당하게 만든 장본인인 젊은 왕비는 가볍게 한숨을 쉬었습니다. 지난 날 순결했던 처녀 시절이 새삼스레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답답한 마음을 왕에게 털어 놓았습니다.
“저 하늘에 반짝이는 무수한 별들은 참으로 아름답지요? 하늘나라의 하느님 곁에서 하느님을 흠숭하며 찬란한 별무리를 볼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이 말을 들은 헨리는 안나의 손을 놓고 창가에서 물러서며 힘없이 말했습니다.
“하늘나라는 이제 우리들의 것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모르나!”
* * *
헨리 8세는 하느님과 교회의 법을 어겼습니다. 하느님은 이혼을 금하십니다.
헨리 8세가 가톨릭 신자로서 정당한 결혼을 하려면 성당에서 신부님과 두 증인을 세운 다음 혼인성사를 거행해야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결혼한 한 부인이 있었기 때문에 이후의 결혼은 간음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그는 자신의 욕망을 위해 부인을 버리고 교회 밖에서 다시 결혼함으로써 파문을 당한 것입니다. 하늘이 더 이상 자신과 안나의 것이 아니라고 말한 헨리는 교회법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말을 했습니다.
교회에서 인정한 혼인은 바로 하느님 앞에서 한 서약이며 하느님이 맺어준 것을 인간이 풀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가 비록 왕이었다고 한들 교회법보다 높을 수는 없습니다. 그리스도의 교회는 그리스도가 세운 법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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