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반복되는 거짓말로 힘들어하시는 부모님들이 종종 주변에 계십니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될텐데 거짓말을 하는 자녀의 행동이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혼나지 않기 위해서, 겁이 나서 자꾸 거짓말을 하게 됩니다.
또한, 지금 하는 행동에 대해서 책임지기 싫어서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있고, 평소에 가족 중 누군가의 모습을 따라 하다 보니 거짓말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아동의 거짓말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 아동의 거짓말 행동
Piaget(1932/1965)는 6세부터 12세 아동 100여명을 대상으로 거짓말을 포함한 도덕적 추리를 알아보았습니다. 아동의 응답을 분석한 결과, 8세를 전후하여 아동의 거짓말 판단은 타율적 도덕성 단계에서 자율적 도덕성 단계로 변화하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타율적 단계에서는 규칙이란 이미 정해진 것이어서 행위의 옳고 그름은 정해진 규칙, 즉 외적인 벌이나 권위에 초점을 맞추어 도덕적 판단합니다. 예를 들면, 아동은 실수로 여러 개의 컵을 깬 경우가 장난을 치다가 한 개의 컵을 깬 경우보다 나쁘다고 판단합니다. 이 시기의 도덕 판단은 의도와 결과를 동시에 고려하지 못하고 외적인 결과에만 초점을 맞춥니다.
자율적 단계에서는 규칙이란 상황에 따라 변경 될 수 있는 것이어서 의도와 같은 주관적 기준에 초점을 맞추어 도덕적 판단을 합니다. 즉 도덕적 판단 기준이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객관적 결과에 근거한 판단에서 주관적인 의도에 근거한 판단으로 변화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거짓말하는 사람의 의도와 차이뿐 아니라 거짓말의 유형에 따라서도 거짓말의 개념을 이해하고 평가를 하는데 연령차가 있음을 발견하였습니다.
8세 이하의 어린 아동은 더 나이든 아동보다 맹세하는 것, 나이나 방향에 대해 잘못된 추측을 하는 것, 허풍떠는 것 등을 거짓말로 이해하고, 이러한 거짓말을 평가할 때에 거짓말하는 사람의 의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말로 드러난 거짓말, 즉 거짓말 자체에 대해 평가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Piaget, 1932/65)
Bussey(1992)는 5세, 8세, 11세 아동을 대상으로 사실과 거짓에 대한 개념과 도덕적 평가 반응을 조사하였습니다. 5세의 70%, 그리고 8세와 11세의 모든 아동은 거짓과 사실을 옳게 이해하고 모든 연령의 아동은 거짓말을 사실보다 나쁜 것으로 평가하였습니다.
5세 아동은 나이 많은 아동들에 비해 벌이라는 외적 준거에 영향을 받아 잘못을 숨기려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위법한 행동을 숨기는 거짓말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으로 평가하였습니다.
또 다른 연구에서 Bussey(1992)는 거짓말 유형을 반사회적 거짓말(antisocial lies), 선의의 거짓말(white lies), 유희적 거짓말(trick lies)로 분류하고 이 거짓말 유형에 대한 아동의 판단을 조사했습니다.
세 유형의 거짓말은 그 안에 내포된 의도로 구별됩니다. 반사회적 거짓말은 자기방어를 위해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감추거나 벌을 피하거나 다른 사람을 속이려는 나쁜 의도가 있고, 선의의 거짓말은 다른 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는 긍정적인 의도가 있으며, 유희적 거짓말은 즐거움을 목적으로 상대방을 즐겁게 해주려는 의도를 가집니다.
모든 연령의 아동은 반사회적 거짓말, 유희적 거짓말, 선의의 거짓말의 순으로 거짓말에 대하여 부정적으로 판단하였고, 학령기 아동은 잘못을 실토하였을 때 강한 자부심을 느낄 것이라고 추측하였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아동이 거짓말에 내포된 의도를 적절하게 이해하고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최근에 발달심리학자들은 거짓말에 대한 이해나 판단뿐 아니라 아동의 거짓말 행동에도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아동의 거짓말 행동에 관한 연구는 사회 인지 발달에 이론적 기반을 제공하였고, 또한 법적 증언이나 임상적 장면, 교육 현장에도 시사점을 제공하였습니다.
아동의 거짓말 행동을 연구하는데 가장 흔히 쓰이는 방법은 유혹저항 패러다임입니다. 이 패러다임에서 연구자는 아동을 혼자 남겨두고 잠깐 나가면서 아동 뒤에 놓아둔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장난감을 보지도 말 것을 당부합니다.
연구자가 돌아와서, 아동에게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는지 장난감을 보았는지를 묻습니다. 이 유혹저항 패러다임은 어른의 가르침이나 규칙을 위반한 아동이 그들의 위반을 숨기는 자연스러운 상황을 연출할 수 있는 점에서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Lewis와 동료들(1989)은 이러한 유혹저항 패러다임을 사용하여 3세에서 5세
아동 33명을 대상으로 아동이 위반을 숨기는 거짓말을 하는지를 조사했습니다. 33명 중 29명이 엿보았고, 엿본 아동의 38%가 엿본 것에 대해 거짓말하는 것을 발견하고 3세 아동도 다른 사람을 말로 속이는 것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Talwar와 Lee(2002)에 의해서도 반복 검증되었습니다.
이들은 3세 아동 36%가 엿보기에 대해 거짓말하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어린 아동들(3~5세)과 나이 든 아동들(6~7세)은 거짓말 행동의 차이를 보였는데, 어린 아동들은 장난감이 정체를 물어보았을 때 쉽게 고백을 한 반면에 나이 든 아동들은 계속 모르는 체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연령이 증가할수록 거짓말이 탄로나지 않게 거짓말을 일관성 있게 유지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시사해줍니다. Talwar와 Lee(2008)는 유혹저항 패러다임을 수정하여 3~8세 150명의 거짓말 행동을 연구하였습니다.
연구자는 아동에게 추측게임 내내 장난감을 훔쳐보지 말 것과 사실만을 말할 것을 약속하는 과정이 추가된 것이 수정의 주된 부분이었습니다. 이렇게 수정된 유혹저항 패러다임을 사용했을 때 참여한 아동의 82%가 엿보기 행동을 하였고 엿보기를 한 아동의 64%가 엿보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하였습니다.
즉, 기존의 유혹저항 패러다임을 사용했을 때보다 거짓말을 한 아동의 비율이 높아졌던 것입니다. 또한, Talwar와 Lee(2002)와 마찬가지로 연령이 증가할수록 자신이 한 거짓말을 더 잘 유지하였고 엿본 사실을 감추기 위한 변명을 잘 하였습니다.
>> 거짓말 행동의 발달
3세경에 시작된 거짓말은 연령이 증가하면서 점점 정교하게 발달합니다. 아동의 거짓말 발달은 크게 세 수준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Polark & Harris, 1999;Talwar et al., 2007).
첫 번째 수준은, 3세에 나타나는 ‘초기 거짓말’입니다. 처음으로 고의적으로 거짓말을 할 수 있는데, 이 시기에 아동은 타인에게 자신의 의도를 심어주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금방 탄로가 날 어설프기 짝이 없는 거짓말을 합니다.
예를 들면, 금방 길을 건넌 아동이 “나 길 안 건넜어요.”라고 말하는 경우입니다. 초기 거짓말은 규칙을 어긴 상황에서 처벌을 받지 않으려는 의도나 자신의 이익을 보호하거나, 또는 자신을 더욱더 긍정적으로 보이게 하려는 의도로 하는 말입니다.
하지만 말장난인지, 단순한 바람을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진짜 속이는 행동인지 확실히 구분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것은 가장 단순하게 나타나는 의도적 속임수 형태이기도 합니다.
3세 후반에는 3세 초반보다 위반을 숨기기 위한 거짓말이 2배로 증가하지만 어른들이 위반을 했는지를 물어보면 위반에 대해 고백합니다(Lewis et al.,1989; Polak & Harris, 1999; Talwar et al., 2002a).
4세에 나타나는 ‘두 번째 거짓말’은 이전의 거짓말과는 매우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Chandler et al.,1989; Polak & Harris, 1999). 4세가 되면 타인의 의도를 이해할 뿐 아니라, 행동에 영향을 끼치는 믿음이 있음을 깨닫습니다.
이 시기의 아동은 위반에 대해 어른들이 물으면 쉽게 거짓말을 하거나 아예 대답하지 않음으로 자신의 위반을 감추고 정직하게 보이는데 성공합니다. 그러나 처음 한 거짓말과 일관성 있게 거짓말을 이어가지 못함으로 어른들이 거짓말을 손쉽게 감지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수준은 ‘삼차 거짓말’로 7~8세경에 나타납니다. 이때가 되면 처음 한 거짓말이 탄로 나지 않도록 위장하는 고의적 거짓말을 정교하게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마치 문학에서 의미가 누설되지 않게 조절하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자신이 처음 한 거짓말과 일관성 있게 거짓말을 덮어나가는 정교함을 보입니다.
>> 거짓말하는 아이 도와줄 방법
첫째, 아이가 스스로의 행동을 생각해보게끔 하고 문제점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 보시길 바랍니다.
절대 야단을 치지 않을 테니 사실대로 이야기하자는 단서를 붙이시고 아이와 터놓고 이야기를 나누시길 바랍니다. 이때 어떤 일에 대해 겁이 나서 거짓말을 했다는 아이의 말에 공감하셔야 열린 대화가 가능합니다.
둘째, 아이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거짓말은 절대 문제 해결책이 되지 못함을 알려 줘야 합니다. 또한, 솔직하게 자기 잘못을 인정한다면 그 용기를 칭찬해 주셔야 합니다.
셋째, 자녀의 성적, 행동 등 결과 위주로 칭찬하기보다는 노력하는 과정에 대해 칭찬을 한다면 아이는 거짓말을 해서까지 인정받으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부모님에게 성적을 숨기기 위해 성적을 조작했다면 부모가 자녀의 능력에 비해 높은 기대를 하지 않았는지도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자녀의 능력에 비해 부모가 지나치게 높은 기대를 한다면 자녀는 부모의 사랑, 인정을 받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어도 계속 거짓말을 습관적으로 하거나, 어린 나이에도 의도적으로 남을 해치려는 동기로 거짓말을 하는 경우는 도덕성 발달의 결함을 의미하므로 더 문제가 깊어지기 전에 전문가를 방문하여 원인을 밝혀 교정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희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는 교우문제, 학습문제, 적응문제로 인하여 힘들어하고 있을 여러분의 자녀 그리고 부모님을 위하여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자녀와의 올바른 소통방법 및 양육방법 자문과 자녀의 학교적응을 위한 자신감 회복, 자존감 상승, 사회적 기술 훈련 등의 도움을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문헌출처:
1) 한국 아동에서 살펴본 거짓말 행동, 틀린 믿음, 도덕 판단과 도덕정서, 영남대학교 대학원, 아동학과, 아동학전공, 함영미, 2012
2) 아이가 거짓말을 너무 많이 해요!,우등생논술,2013.5,이향숙소장님
http://1004pr.co.kr/kccp/bbs/board.php?bo_table=102d&wr_id=27&sfl=wr_subject%7C%7Cwr_content&stx=%EA%B1%B0%EC%A7%93%EB%A7%90&sop=and
3) 거짓말하는 아이, 어떻게 해야 할까요? 2009.12.3., 교육부
https://if-blog.tistory.com/539 [교육부 공식 블로그]
사진출처: 구글 재사용가능
작성자: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이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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