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꽃
김소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히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이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 김소월, 「진달래꽃」 전문
김소월(1902∼1932) 시인은 1902년 평안북도 구성에서 태어났고, 오산학교에서 김억에게 사사 받으며 시를 쓰기 시작했으며, 1920년 동인지 <창조>에「낭인의 봄」, 「그리워」 등 4편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1922년 「금잔디」, 「엄마야 누나야」 등을 <개벽>에 발표하였고, 그해 7월 한국 서정시의 기념비적 작품으로 평가받는 「진달래꽃」을 발표하며 크게 주목받았다. 1924년 <영대>에 동양적인 사상이 깃든 명시 「산유화」를 발표하였으며, 1925년 그의 유일한 시집인 『진달래꽃』을 발간했다. 이별의 슬픔을 절제된 정한(情恨)으로 담아냈다는 평을 받는 이 시집은 한국 근대 문학 작품 중 최초로 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했다.
천재적인 재능을 지녔으나 삶은 평탄하지 않았던 시인은, 33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짧은 문단 활동이었음에도 154편의 시와 시론 「시혼(詩魂)」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