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를 보기 시작한 거 대학와서부터이다.
대학오기전에 본 건..그냥 책방에서 애들 빌려온 거 학교에서 다 돌려보고 있을 때 한두번..
만화중에, 정말 잘된 작품 많다.
소설로도, 수필로도, 영화로도 만들 수 없는,
만화이기 때문에 써질 수 있는 작품이 너무도 많다는 말이다.
제목은 생각도 안난다.
부끄럽지만, 나도 인터넷에서 봤다. 친구들에게도 스토리를 말해주면 다들 보고싶다고 제목이 뭐냐고 물어보지만, 부끄럽게도 인터넷에서 본 데다가 작가도, 제목도 기억이 안난다. 그림이 예쁘진 않았던 것 같다. 특별히 글이 감동스러운 싯귀절들이었던 것도 아니다.
그냥, 너무 좋은 작품들이었던 것만 기억난다.
어렸을 때 우리는 모범생의 반대편에 불량학생을 세워놓고, 모범생에게는 교과서와 참고서를, 불량학생에게는 만화책과 게임을 짝지어놓았다.
당연히 착한 어린이가 되기 위해서는 만화책과 게임을 가까이해서는 안됐다. 그래서 대학갈때까지 안봤던 거 같다. 만화책은 나쁜 거라고 배웠기 때문에..
그런데, 몇몇 감동받았던 만화책에서 본 작가의 세계관은 도스토예프스키에 뒤지지 않았고, 플로베르 작품의 감미로움에 따르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그런 작가들이 결국엔 '돈'때문에 흔하디 흔한 러브스토리를 그리게된다니..만화가들의 절규를 읽고 나니, 가슴이 쓰리다.
내가 감동받았던 그런 작품들이. 더 나왔으면 좋겠다. 그래서 그 땐 친구들에게 소개도해주고 같이 작품 얘기를 했으면 좋겠다.
------퍼오신 데가 어디인지 모르겠지만 제 글 리플로 달아주셨으면 좋겠네요. 수고스럽게 해드려서 죄송해요^^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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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보신 분들이 계시려나?
신해철 라됴방송에서 나온 거래요...
신해철의 '고스트스테이션'이라는 라디오방송에서 나온 사연인데,
벌써 누군가가 다른 곳에 퍼다놨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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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감정이 격해지셔서 욕이 섞여있는데..
그래두 바주셔~~~~~
어쨌든 고스트 스테이션 게시판이랑 만화 토론한 날짜의 방송분 다 들었습니다..[18일꺼...]
답답할뿐입니다...이정도 까지 일줄은...쓴웃음만 나네여...
큼..난 만화가다,,,
그래서 할말이 쫌 있다...
나 만화그린지 8년 됐는데
한2년정도는 그냥 그리는게 좋아서 이거 아니면 죽는다는 각오로 그렸구
한5년정도는 이왕 시작한거 내이름으로 된 책한권 만들어보자!! 라는각오로 그렸다..
내이름으로된 만화책이 18권 나온지금은
제법 알려진 만화가가 됐다...씁..
다 좋은데 문제는..
난 이제 그리는게 싫다는거다....
뭐.정상에 서서 이제 더이상 늘 실력이 없어!!크하하하
내가 최고야!!가 아니라
이 빌어먹을 만화계가 싫어서...
그러다보니 만화 그리는게 싫어진거다..
친구들이 말한다..
여~인기작가!술한잔 사야지?!!
씁..
자 여기서 만화가의 비참한 삶을 꼬발려주마..
만화책 한권 그리는데 보통 2달 걸리는데..
고료가 겨우...600만원정도..
뭐?많다구?한달에 300마넌이나 된다구..??
씁!!책 한권 나올때마다
화실 운영비200빼구 어시스트고료 250빠지는데 많냐?
올..그래도 매달75마넌은 벌지 않냐구?
씁...
나 마누라랑 토끼같은 자식 하나 있는 31살인데...
한달에 20일은 밤샘작업하고..
(요즘은 마누라가 무서워..안아달랠까봐...
화실에서 밤샘하고 들어온 날보구 눈비비며 아흥~~자기...
한는건 무슨심본지...씁..)
암튼..그렇게 하루 담배 2갑빡빡피워가며 일해봤자..
집에선 집안 돌보지 않는 무심한 아빠..
밖에선 구질구질한 선생님..
우린 퇴직금도 없다..
좋아질 방법이 없냐구?
왜 없겠냐?
만화공장을 차리면 돈벌지...
사람 잔뜩 구해서 한달에 책 10권 만든다고 생각해봐..
권당 100만원 남는다고 해도 월1000만원 버는거야...
죽이지?그치?
그런데..
꼴에 자존심은 있어서 그러긴싫더라구...
내손을 거치지 않고..
작가가 무슨내용인지도 모르는..3류 만화책을 만들긴 싫거든..
[내가 자존심 하나는 죽이잖아....]
요즘 내걱정은..
울 딸내민데..
뭐 뉴스들어보니까 내 한달수입이 얼라들 사교육비 반도 안돼더라구...
고놈 내밑에서 크면 어떻게될지 계산이 나오잖아..
이런 상황이다보니...
그림이...내가 그무엇보다 사랑해서 ..미치도록 사랑해서
매달려왔던 그림이...지금은 원망스러워...
지금 방바닥에 누워 뒹굴면서 일본만화 보는년놈들!!
그러면서 울나라엔 괜찮은 작가가 없어..
일본이짱이야..하는년놈들!!
진짜 재수없어,,
그림그릴 환경이되야 열씸히 그리지..
당근 제대로된스토리나 만화가 나올수 없잖아?
뭐?그래서 그게 당연하다구 말하는거냐구?
응!
첨부터 만화계가 이런건 아냐..
불과 몇년전부터 이러는건데..
비러먹을 정치하는양반들이..
실직자 구제한답시고 도서대여점이란걸 만들었잖아?
그때부터 이런거야..
그게 도서대여점이냐?만화대여점이지..
너희들 권당300원씩 주고 빌려보잖아..
그럼 그림이 엿같던지 일본만화를 통째로 배끼던지..
얌전히 봐..
싫음 말고..
니들이 보든 안보든 우리에겐 10원한장 안들어오니까..
팬래터에이렇게 쓰는 놈들이있어
[대여점에서 빌려봤는데 넘재밌어서
내일 한번더 볼거예요...
사랑해요xx작가님...]
콱 죽여버린다..씁..
니들이 그렇게 빌려만보니까..
판매부수가 떨어지고..
작가들의 생계가 엉망인거 아냐!!
누가 만화책을 사보냐고??
그럼빌려도 보지마!!
내가 이렇게 말하니까 열받지?
근데 이게 현실이야...
난 만화가 되겠다고 끙끙거리는 후배놈들을 보면
불쌍하다못해 웃겨..
내꼴이 그렇게 멋있어 보이나??
음악하는 양반들..
리아카판매 불법음반 때문에 굶어죽겠다.어쩌고..하잖아?
행복한줄 아셔..
그래도 그건 불법이잖아?
대여점은 정부가 인정하는거거든..불법이아냐!
웃기지?
글구 당신들은 툭하면 방송에서..
[그런거사면 안돼요 여러분....]
하잖아?
우리 만화가협회는 힘이 없어서..
방송에서 대여점을 없애야돼!!라구 말도못해..
만화책에 대여점을 없앱시다!!라구 써라구?
바보..법이 인정한다니까그러네..
이런말하는 내가 나쁜놈인거야..
이비러먹을 세상은..
에이..그만쓸란다..잼없어...
기분만 엿같구..
근데.나 정부에 물어보고싶은게 하나있어..
만화가를 이렇게 무시하면서 왜?????
만화고등학교니..대학에 만화과를 만드느니..
하는거야??
선배입장으로 진짜 그놈들 불쌍하다..쯧쯧..
만화가를 꿈꾸는 양반들..
충고하는데 대한민국에선 만화그리지마..
아주좃같은 동네야..
그냥 딴나라로 이민가..
어느나라도 만화가를 이렇게 엿같이 대우하는곳은 없으니까..
추신..
작가면서 이름을 왜?밝히지 않냐구?
너라면 밝히겠냐?
나중에 구멍가계라도 하나구해서...
만화 안그려도 될때!! 그때 밝힐게...
저 사연이 방송되자마자
대여점이 어쨋느냐는둥,
난 한국만화 안보니 상관없다라는둥,
그림이나 잘그리시지 라는둥,
별 개같은리플이 오고가자 참다못한 다른 만화가님이 쓰신글.......
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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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고두고 참다참다 결국 이렇게 글을 쓴다.
나... 만화가다. 참고로
몇일전 방송에 나왔던 그 만화가가 아닌 다른 만화가다.
방송듣고 같은 동질감을 가져 서럽게 울부짖었던 만화가가 어디 나뿐이랴.
나역시 어려서부터 꿈이었던 만화가가 되고난후 10년이 다 되어가도록 만화그리면서 느낀것이 크나큰 허탈감이라면 앞으로 데뷔할 만화가 지망생들에게 크나큰 누가 되려나?
사실 우리나라 만화가들은 졸라 불쌍하다.
몇일동안 잠못자고 꼬박 밤세워가면서 마감한 원고가 몇주후면 인터넷에 둥둥 떠다니고, 팬이라는 것들은 작가 홈페이지에 돌아다니면서
"XX작가님의 열렬한 팬입니다 그런데 인터넷에서는 작가님의 만화를 찾기 힘들더군요 어디 볼수있는곳을 알려주세여~" 이딴 개소리나 하질 않나 몇일전 방송에 나왔던 작가분(자주 그분이 거론될것 같으니 작가A라고 하자)
말마따나 팬레터에 "저는 광팬입니다. 열번이상 빌려봤어요"라고 짖어대는 독자들이 있는한 도저히 제정신으로는 만화 못그린다.
또 만화가를 작가로 인정하지 않는 이세상 풍토가 싫다.
단지 [그림쟁이]로 인정하면 다행이다..
왜 남의 사인회에 애들 손잡고 와서 "피카츄"그려달래는지 모르겠다.
만화가는 모두 피카츄 그릴줄 알아야 하나? (그것참 내가 몰랐군... 내일부터 피카츄 연습이나 해야겠다 쓰바-둘리는 그릴줄 안다 연습 많이 했다)
대여점... 그래 그얘기부터 해보자.
나 졸 라 싫다. 작가A씨가 했던말에 덧붙이자면 그놈의 IMF터지고 난다음 전국의 대여점 숫자가 20000이란다.
즉, 재미가 있던 없던, 손으로 그리던,발로그리던 간에
어떻게든 그리면 20000권은 팔린다는 이야기다.
(물론 총판에서 버림받은 작가는 끝장이지만서도...)
그럼 돈벌려고 환장한 작가들(만화 웬만큼 좋아한다는 인간들은 모두다 알만한 그런작가) 은 책 많이 찍기 대회하듯 작품이라고 불리우기엔 민망한 말그대로 상품같지도 않은 상품을 만들어낸다. 결국 우리만화 독작들은 당연히 실망할터 자연스럽게 우리만화 떠나게 된다 쓰바.
아예 "우리"만화가 아니라 "한국" 만화 안본다는 넘들까지 있으니까 말이다.
작가의 책임도 크다. 우리나라 작가들 정말 눈돌아가게
실력있다. 하지만 그들도 사람아닌가?
먹고 살아야할것 아닌가??
3000원짜리 만화책 한권 팔리면작가한테 300원 돌아간다.
아냐? 열권 팔리면 3000원, 백권 팔리면 3만원 번다는 이야기다. 천명의 독자가 만화책을 사야만 30만원이라는 인세를 받게되는것이 만화가인데,
만화가의 몫을 왜 대여점에서 가져가냔말이다 쓰바.
작품하나 제대로 그릴려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취재하려면 차비도 든다.
배경그릴려면 사진도 찍어야 한다.
공부할려면 책도 읽어야 할것 아닌가?? 우리보고 책 빌려보라는 소리는 설마 하지 않겠지...?
또 작가A씨가 말한 화실 운영비,어시스턴트원고료,
게다가 나는 작가A 와는 달리 마누라 말고도 애가 둘이다.
비참하지? 나는 이젠 웃겨!
이거 어떻게 사냔말이다.
전에 어떤 사인회에서 그러더군.. 사인 밑에다가 "XX대여점 화이팅~~" 이딴 말을 써 달라나 뭐라나??
정말 그때는 애써서 그린 내 사인지 찢어버리고 싶었다.
사실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대여점 업계에 종사하시는 양반들이 무슨 죄가 있겠는가???
단지 만화라는것은 "빌려보는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거지같은 국민성이 죄라면 죄지...
쪽팔리게도 내 작품이 상을 받은적이 있다.
상주던 높으신분이 그러시더군... "한 10억 버셨어요?"
나 순간 머리에 꽃꼽고 시상식 장내를 침흘리며 눈 뒤집어 까고 뛰고싶었다.
내가 지금 만화그려 돈못번다고 ㅈ ㅣ ㄹ ㅏ ㄹ하는건 아니다.
"노력한자만이 댓가를 받는다" 라는 말은 만화가에게는 해당사항 없음이다.
노력해봤자 돌아오는건 "피카츄그려주세요" 랑 "10억 버셨어요?" 다.
만약 대여점에서 렌탈을 하더라도 해당 작가에게 돌아가는 무언가가 있다면 이딴 영양가 없는소리 떠들지도 않는다.
하지만 내가 구상한, 내가그린,나의 피와 땀이 섞여있는,
나의 작품을 왜 대여점 주인들이 가져가야 하는가 말이다.
게다가 이만화 저만화 스캔해가지고 설라무네 시디에다가 싸잡아 집어넣은 다음 "열혈강호1~20권 짱 1!21권 힙합 1~12권 오디션 1~6권 이 한장에 모두 보실수 있습니다"라고 ㅈ ㅣ ㄹ ㅏ ㄹ떠는 것들이 있다.
바로 이때 우리 봉알 황봉알 선생님께서 강의 하신 욕을 사용할때다.
"뭐 이딴 개XX가 다있냐?"
저작권이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는 얼라들이 분명하다
만화가들이 너네 불법 시디 팔아 생계를 유지하라고 만화 그리는것 같냐?
가뜩이나 만화가들도 생계 유지가 힘든데 별 거지같은 또라이들 까지 난리다.
일본이야기는 하기 싫다 걔네는 사보는 나라 라는것 모두다 잘알테니까 말이다(불법 스캔시디 말고..쯧).
인터넷??웹진?? 웃기지 마라.
만화도 빌려보는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께서
만화 돈내고 인터넷에서 볼라고 할까?
너같아도 당장 인터넷 만화 돈주고 보라면돈주고 볼래??
(물론 돈주고 보는사람들이 있기야 하겠지 하지만 그게 과연 얼마나 많겠냐는거다)
당연히 인터넷은 공짜이어야 한다 가 우리 네티즌의 올바른 생각 아냐?? 뭐 이딴 골꼬집는 사고방식이 어디있는가?
...
또 우리나라는 모든 독자들이 만화 평론가다.
이건 이렇고 저건 저래서 이만화는 이래...라고 이제 막나온 제 1권을 보고 이딴 소리들을 한다.
(꼭 빌려보는것들이 이 ㅈ ㅣ ㄹ ㅏ ㄹ들이야)
어떻게 만화책 한권을 보고 그 만화를 평을 할수 있단 말인가?
물론 예상은 할수 있겠지... 허나 앞으로 작가가 어떤 이야기를 할것인지 또 어떤 작품관을 가지고 작품을 꾸며 나갈것인지 단지 한건에 모든것을 평가해버리는 희안한 습관들이 있다.
제발 완결된다음 이런 소리들좀 들어봤음 소원이 없겠다.
코스프레라는것이 있다.
(알만한 사람은 다알지)
만화 전시회나 만화관련 행사장에 한번 가봐라.
온통 일본캐릭터 천지다.
왜그런가 물어봤더니 한국만화는 코스프레해도 사람들이
모른다더라... 맞다 모른다.
우리나라 캐릭터들은 일단 개성이 없다는것이다.
화려한 복장도 복장이겠거니와 기타 악세사리들...
우리나라 작가들이여 반성하고 노력하자..................라고 한들 빌려보는 나라에서 어떻게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제대로 그림을 그릴수 있겠냐는거다.
우리나라 만화 재미 없지? 그치? 그림도 졸 라못그리고 스토리수준도 아동만화에서 벗어나지 못하지? 그치?
그게 심의땜에 그래... 우리 어른들은 아직도 만화는 코찔찔이 애들이나 보는거라 생각하시거든??
때문에 만화에서는 깡패들도 칼을 제대로 쓰지못하는거야.
칼을 정말리얼하게 그리잖아? 그럼 윗사람들이 뭐라고 짹짹거려... 얼마나 신경쓰이겠니??
키스씬? 배드씬? 성인만화인데도 애들이 볼수있다하여 싸잡아서 불량만화 만들어버리는 나라야...
창작인을 법정에 세우기도 하는 무시무시한 나라이기도 하지...
만화가들은 그렇게 라면먹으면서 열라 비참하게 만화 그리고 있다.
신경쓸곳이 한두군데가 아니다.
여기엔, 작가 하시현에대한 이야기도 언급되어있더군요. 몰랐던부분입니다. 작가 김우현또한 나인연재시절, 인상에 남아있던 작가였던지라, 이슈 연재시작한 김우현이 동일 작가란건 상상도 못했습니다. 나인의 김우현과, 이슈의 김우현이 너무도 달랐기때문입니다. 무어라 말 할 수 없는 비애가 느껴지는 작가 양여진의 글입니다.
펌 글]저,양여진입니다.
특정분들께 우선 말씀 올리고 시작하겠습니다.
심플님. 한국만화는 다들..운운 하신거 취소해주시죠.
님도 한국분이십니다.
그리고,우리나라만화 다 보신분도 아닐테구요.
일본만화는 우선 한번 걸러져서 잘된작품만 우리나라에 소개가 됩니다.
그러니,우리만화가 뒤떨어져보일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십시요.
폴포르말린님.
김우현씨 얘기하셨죠?
전 사실 하시현씨,김우현씨와 다 같은 데뷔동기이고 친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왜 제가 끝까지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할수밖에 없는지 그 이유를 말씀드리지요.
우리는 한때 둘도없는 친한 신인만화가들이었습니다.
서로서로 엑스트라도 그려주고,마감땐 집에 들러서 서로의 원고에 배경도 그려주고,톤도 붙여주는 가난하고 인정못받는 신인이었죠.
그래서 많은 고생도 했고,출판사에서 퍼부어대는 욕지거리와 무시에도 서로 격려해주고 슬퍼하는 친구들이었습니다.
시현씨가 처음부터 잘나간건 아닙니다.
"얘들아,놀자" 를하며 궂은 일만 하고,많은 설움을 받고 있었죠.
가장 먼저 변한사람이 시현씨입니다.
반응이 없어서 쫒겨날 위기에까지 처하자 많은 방황을 하는걸 지켜보았습니다.
부모님의 경제적 지원을 바라지못하는 성인인 우리 만화가들은 쫒겨나면 그길로 실업자가 되는 것이 당연하지요.
마침내,시현씨는 만화에 대한 자신의 꿈과 희망들을 모조리 접어버리고야말았습니다.
허탈하게 주저앉아 이제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다고,애들이나 홀려서 돈을 벌어줘야 출판사에서는 환영받는 작가가 된다고 말하며 낭길리마를 그리고,코믹을 그렸습니다.
그리고,예상대로 인기작가가 되었습니다.
시현씨는 자신의 모습도 싫고,변태같은 장면에 눈 돌아가는 독자들도 싫고,작품성이고뭐고 인정받지도 못하는 이 나라도 싫다고 하루빨리 돈이나 벌어 외국으로 나가서 숨어살고싶다고 했습니다.
자신이 어떻게 그리느냐에 따라 나오는 반응이 확연히 다르고,벗는 장면이나,키스신,두근두근 신 으로 순위가 달리 매겨지는데 그 누군들 그 유혹에 빠지지않겠습니까?
만화가들이 좋아서 그런 장면을 회마다 한컷씩 넣는줄 아시나요?
그렇게 전 만화가 동기를 하나 잃었습니다.
다른 동기들은 저절로 사라져갔습니다.여러분의 비위를 맞춰드리지 못했으니 당연한 결과겠지요.
엄청난 지식과 그림실력을 갖췄던 김우현씨도,마찬가지입니다.
깊이있는 작품을 다루면 반응은 꼴찌를 달렸고,출판사는 몇년간 신인고료도 안되는 고료도 고맙게 받으라는식이었습니다.
보다못한 집안에서는 알지도 못하는 남자에게 시집이나 가라고,경제적 능력도 없는 우현씨가 뭘 믿고 앞으로 세상을 살아나갈지 막막하다며 그녀의 등을 떠다 밀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