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수암골은 산기슭에 위치한 작은 마을입니다.
골목골목마다... 독특하고 재밌고 옛추억을 소록소록 떠올리게 하는 벽화로 유명한 곳이지요.
몇년 전부터는 '카인과 아벨'의 촬영지로 널리 알려져 젊은이들의 데이트 코스이기도 했지요.
최근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촬영지로 또한번 유명해진 곳이기도 하고요.
골목골목 벽화가 어찌나 예쁜지
사진을 찍고, 또 찍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이곳 수암골로 올라가는 입구에 있는
수암골 사진관에서 '아, 캄보디아'라는 사진전을 한다고 하네요.(심상우 작가의 말)
사진관의 주인은 미국 브룩스 사진 학교를 졸업한 인재인데
몇번의 굴곡을 거쳐 이곳에 정착한 사진가이고요.
인물 사진의 대가라고 합니다.
이 분이 캄보디아 아이들을 찍은 사진을 전시한다고 하여 가보기로 했습니다.
도록을 사면, 그 수익금은 모두 캄보디아 어린이들을 위해 쓸 예정이라고 하네요.
좋은 일을 하는 분이니, 꼭 만나봐야겠다는 생각,
가난하지만 맑은 캄보디아 아이들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암골은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였고
여전히 아름다웠습니다.
바뀐 것은 이렇게 비닐마대를 재활용해 각종 채소를 심어놓았다는 것,
참 보기 좋습니다.
수암골 사진관에 들어가니 눈에 띄는 보면대...
갖고 싶은 보면대...ㅋㅋ
사진을 액자에 넣지 않고
그대로 날것으로 전시한 것이 참 좋았습니다.
때로는 꾸미지 않는 것이 아름답죠.
좋아하는 사진 앞에서 한 장씩 찍기로 하고....
가장 인기 있었던 아이는 단발머리 여자 아이(오른쪽 위)
김춘옥 작가는 빨간색 매니큐어를 바르고 입을 가린 소녀 앞에서...
저도 단발머리 소녀를 선택했습니다.
어쩐지 저 아이가 바로 어렸을 적 내 모습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죠.
얼굴이 까매서 '월남아이' 같다는 소리를 들었죠.
그땐 그게 엄청나게 싫었는데...
월남에 돈 벌러 갔다 오신 아버지는
비행기 스튜어디스가 나랑 똑 닮았다는 소리를 자주 하셨는데
그 소리도 정말 듣기 싫었었죠.
나만 왜 얼굴이 까맣게 태어났을까, 그런 생각도 했었죠.
(두 오빠와 여동생은 얼굴이 까맣지 않았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까마잡잡한 내 모습이 그리 보기싫었던 건 아니었는데,
왜 그렇게 주눅이 들고, 소심했었는지....얼굴을 푹 숙이고 다녔었죠. ㅋㅋ
수암골 사진관 주인처럼...
이 세상에는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기 일을 묵묵히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점점 많아졌음 좋겠습니다.
그러면 이 세상은 한층 밝아지겠죠.
서울로 올라오는 길이 막혔어도
그다지 짜증이 나지 않았던 것은
좋은 사람을 만나고, 좋은 사진을 보고, 힐링이 되었던 까닭이겠죠.^^
행복합니다!
* '팔공빵집 빵을 사먹으러 갔는데
단팥빵 하나가 1,500원...게다가 다른 곳에서 갖다가 판다는 소리에 대실망!
첫댓글 알차게 보내셨군요, 저 단발머리 소녀 사진 많이 봤어요.
수암골은 두 번 갔는데, 갈 때마다 조금씩 바뀌는 모습이 흥미롭네요.^^
선생님과 함께 다녀서 더 행복했습니다.
예, 좋은 곳은 함께하면 더욱더 좋지요! 저도 그랬습니다.^^
엥? 전 또 인천으로 고고씽해서 가신 줄 알았더니...세미나의 연장이셨군요. 가장 알찬 세미나를 보내셨군요.박수!!!
세미나가 너무 좋아서, 청주를 떠나기 아쉽더라구요.^^
운전하면서 고생하신 선생님 덕분에 저희는 편안하게 더 알찬 여행 보냈습니다.ㅋㅋㅋ
베스트 드라이버 표창장 하나 주세요.^^
세미나를 첨부터 끝까지 다시 돌아보게 해 주셔서 감사~~
선생님 카톡 친구 되었으니 시간 나실때 찍어주신 사진 보내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