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습관] 섬유소 섭취 늘리고 포화지방은 줄이고
고혈압 생활습관 관리
박재민 교수. 의정부 을지병원 가정의학과.
금연, 절주, 규칙적인 운동, 체중관리와 균형 잡힌 식사와 같은 생활습관 개선은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분명하며, 고혈압약 한 개 정도에 해당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모든 고혈압 환자에서 치료의 출발점이 된다. 이미 약물치료를 시작한 환자라도 생활요법을 함께 시행하면 필요한 약의 용량이나 개수를 줄이거나 같은 약으로도 조절 효과를 높이며, 부작용 부담을 덜 수 있다. 더 중요한 점은 생활습관 개선이 혈압 수치뿐 아니라 심뇌혈관 위험요인 전반을 동시에 낮추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다만 생활요법은 꾸준히 이어가기가 쉽지 않고, 고혈압의 정도가 심한 환자에서는 생활요법만으로 목표 혈압에 도달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따라서 환자에게 실천을 지속할 수 있는 동기와 방법을 제공하는 한편, 치료의 현실적 범위와 한계도 함께 안내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한 가지 변화에 그치기보다 여러 생활요법을 동시에 적용할수록 효과가 커지므로, 가능한 범위에서 병행 실천을 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표1>은 각 생활요법이 혈압에 미치는 평균적인 효과를 보여주며, 이후에서는 이러한 생활습관 개선을 실제 진료와 약국 상담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항목별로 살펴보고자 한다.
금연
흡연을 하면 담배에 포함된 니코틴이 혈액으로 흡수되면서 교감신경이 자극되고 일시적으로 혈압과 맥박이 상승한다. 이러한 급성 효과 외에도 흡연은 고혈압과 마찬가지로 심뇌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이는 대표적인 위험요인이다. 따라서 고혈압 환자가 혈압 수치를 잘 조절하고 있더라도 흡연을 지속한다면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을 충분히 낮추기는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흡연 중인 고혈압 환자에게는 금연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금연 진료를 통해 금연 보조약물을 활용하는 것도 금연 성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약국 현장에서의 상담 시 활용
- 금연 클리닉 또는 금연 진료를 통해 니코틴 대체요법이나 금연 보조약물을 병행할 수 있음을 안내한다.
절주
과도한 음주는 혈압을 상승시키고, 항고혈압제에 대한 치료 반응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과음은 뇌졸중을 포함한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키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음주량은 순수 알코올 양을 기준으로 남성은 하루 20~30g 미만, 여성은 하루 10~20g 미만으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체중이 적은 사람은 알코올에 대한 감수성이 높아 이 기준의 절반 수준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
에탄올 30g은 소주 2~3잔(약 1/3병), 맥주 약 720mL(1병), 와인 200~300mL(1잔), 위스키 60mL(2샷), 정종 200mL(1잔)에 해당한다. 고혈압 환자의 경우, 건강을 위해 음주량을 줄이거나 금주하는 것이 좋겠다.
△약국 현장에서의 상담 시 활용
- 환자가 평소에 마시는 주류 종류와 1회 음주량을 먼저 파악합니다.
- 술을 줄이세요”라는 포괄적 권고보다는, 구체적인 허용량을 제시하는 것이 실천력을 높입니다.- 현재 음주량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가능하다면 금주를 목표로 설정하도록 독려합니다.
운동
규칙적인 운동은 혈압을 낮추는 효과 외에도 심폐기능을 개선하고 체중 조절에 도움을 주며, 당뇨병과 이상지질혈증을 포함한 여러 심뇌혈관 위험요인을 동시에 개선하는 매우 중요한 생활요법이다. 특히 걷기, 조깅, 자전거 타기, 수영, 줄넘기, 에어로빅과 같은 유산소운동은 심폐기능을 향상시켜 혈압 조절과 심혈관 건강 증진에 효과적이다.
운동 강도는 최대 심박수(220-연령)의 약 60~80% 수준 또는 그 이하가 적절하다. 운동은 주 5~7회 규칙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권장되며, 처음 운동을 시작하는 경우에는 10~20분 정도의 짧은 시간부터 시작하여 점차 30~60분까지 늘려가는 것이 좋다. 주당 총 운동 시간은 최소 90~150분 이상을 목표로 할 수 있다. 운동 전후에는 각각 5분 정도의 준비 운동과 정리 운동을 시행하여 부상과 급격한 혈압 변화를 예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유산소운동과 함께 근력운동을 병행하면 혈압 감소 효과뿐 아니라 대사 지표 개선과 근력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아령이나 탄력밴드를 이용한 가벼운 근력운동은 주 2~3회 시행할 수 있다. 다만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서는 무거운 중량 운동이 일시적인 혈압 상승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저강도 운동부터 시작하거나 필요 시 피하도록 안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부분의 고혈압 환자는 특별한 합병증이 없다면 별도의 사전 검사 없이도 안전하게 운동을 시작할 수 있다.
그러나 심장 질환의 병력이 있거나 운동 중 흉통이나 어지러움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경우 또는 고령이면서 운동 경험이 거의 없는 환자에서는 운동 시작 전 전문의를 통한 평가가 권장된다. 이러한 경우에는 개인의 상태에 맞춘 운동 계획에 따라 점진적으로 운동량을 늘리는 것이 안전하다.
△약국 현장에서의 상담 시 활용
- 하루 30분 운동이 부담스러운 경우, 10분씩 3회로 나누어 시행해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을 설명하여 실천 부담을 낮춥니다.
- 심장 질환 병력, 흉통이나 어지러움 증상이 있는 환자, 또는 고령 환자는 운동 시작 전 전문의 상담을 통해 안전성 평가를 받도록 안내합니다.
체중 관리
고혈압은 체중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체중을 적절히 조절하면 혈압이 낮아질 뿐 아니라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다른 심뇌혈관 위험요인도 함께 줄일 수 있다. 특히 복부비만은 심뇌혈관 위험을 증가시키는 주요 요인이므로, 복부비만을 포함한 체중 관리는 더욱 중요하다.
표준체중을 크게 초과한 고혈압 환자에서는 소폭의 체중 감소만으로도 의미 있는 혈압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드시 큰 폭의 체중 감량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먼저 4~5 kg 정도의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이후 상태에 따라 점진적으로 조절하는 접근이 도움이 된다.
체중 관리는 운동, 절주 등과 같은 다른 생활요법을 함께 병행할 때 혈압 개선 효과가 더욱 커진다. 같은 체질량지수라도 체지방 분포에 따라 위험도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허리둘레 역시 중요한 지표로 활용할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남성은 90cm, 여성은 85cm 미만을 목표로 관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당분이 많은 음식이나 음료, 잦은 간식과 음주는 줄이고, 섬유소가 풍부한 채소와 과일, 생선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기름이 많은 음식이나 튀김, 과도한 조리용 기름 사용은 피하는 것이 체중 관리와 혈압 조절에 도움이 된다.
△약국 현장에서의 상담 시 활용
- 피해야 할 것: 당분이 많은 음식·음료, 잦은 간식, 술, 기름진 음식과 튀김
- 늘려야 할 것: 섬유소가 풍부한 채소, 생선
건강한 식사 습관
식사 습관은 고혈압의 발생과 조절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특정 영양소 하나를 강조하기보다는 전체적인 식사 패턴을 개선하는 접근이 보다 효과적이다. 과일과 채소, 섬유소 섭취가 충분하고 포화지방 섭취가 적은 식단은 혈압을 낮추고 심뇌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며, 이러한 효과는 단일 음식보다는 여러 식품군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이해된다. 실제로 채식 위주의 식사를 유지하는 사람들은 육식을 주로 하는 사람들보다 평균 혈압이 낮은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과일과 채소 섭취 증가, 포화지방 섭취 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원칙을 종합한 대표적인 식사 패턴이 DASH 식단(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과 지중해식 식단이다. 과일과 채소, 생선 섭취를 늘리고 지방 섭취를 줄이는 이러한 식사 방식은 고혈압 환자에서 의미 있는 혈압 감소를 기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심뇌혈관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두부와 콩류, 과일과 채소, 생선, 유제품 섭취가 충분한 식사 패턴이 상대적으로 낮은 고혈압 유병률과 연관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건강한 식사 습관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축은 소금 섭취를 줄이는 것이다. 우리나라 성인의 평균 소금 섭취량은 권장 수준보다 높은 편이며, 국·찌개·김치·젓갈·라면과 같은 식품이 주요 공급원이 된다. 과도한 염분 섭취는 혈압 상승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뿐 아니라 심뇌혈관질환 위험과 연관된 중심동맥혈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소금 섭취량을 줄이면 수축기 혈압이 의미 있게 감소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소금 섭취가 많은 인구 집단에서 저염식을 시도하는 것은 안전하고 유익한 접근으로 평가된다.
일반적으로 하루 소금 섭취량은 약 6g 이하를 하나의 참고 목표로 삼을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식탁에서 추가로 소금을 사용하지 않고 염분이 많은 가공식품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김치나 찌개류도 섭취량과 빈도를 조절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소금 섭취는 전체 열량 섭취와도 연관되어 있으므로, 불필요한 과식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염분 섭취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칼륨이 풍부한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은 염분 섭취로 인한 혈압 상승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칼륨은 체내 나트륨 배설을 촉진하여 혈압 조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특히 염분 섭취가 많은 경우 그 효과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는 고칼륨혈증의 위험이 있을 수 있으므로,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섭취에 주의가 필요하다.
요약하면 고혈압 환자에서의 식사 요법은 특정 음식이나 영양소를 제한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채소와 과일, 생선 위주의 균형 잡힌 식사와 함께 염분 섭취를 줄이는 방향으로 식사 전반을 조정하는 것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약국 현장에서의 상담 시 활용
- "국은 건더기 위주로 드시고 국물은 남기세요"라고 구체적인 행동을 제시합니다.
- 식탁에서 소금, 간장, 고추장 등의 양념을 추가로 사용하지 않도록 안내합니다.
- 불필요한 과식 및 간식을 줄이면 전체적인 염분 섭취도 자연스럽게 감소함을 설명합니다.
고혈압 관리에서 생활습관 개선은 약물치료와 함께 반드시 함께 고려되어야 할 치료의 기본 축이다. 금연, 절주, 규칙적인 운동, 체중 관리, 그리고 건강한 식사 습관은 각각 의미 있는 혈압 강하 효과를 가지며, 이를 병행할수록 혈압 조절과 심뇌혈관질환 예방 효과는 더욱 커진다. 비록 생활요법만으로 모든 환자에서 목표 혈압에 도달하기는 어려울 수 있으나, 약물치료와 함께 시행될 때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 장기적인 예후를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약국은 환자가 가장 자주 접촉하는 의료 현장으로서, 진료실에서 전달된 생활요법의 메시지를 일상 속 실천으로 연결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상담을 통해 환자의 이해도를 높이고, 작은 행동 변화를 지속하도록 돕는다면 생활습관 개선의 효과는 더욱 분명해질 것이다. 의사와 약사가 일관된 메시지로 협력할 때, 고혈압 환자의 치료 순응도와 치료 성공률은 한층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