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같은 순수함이 묻어나는 첫 사랑의 향기를 간직하고 있는 이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처음 만난 한 남자에게 이 알수없는 감정을 운명이라 단정지어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_
그러니까 섹스까지 포함해 자신의 모든 것을 그 사람에게 내어준다면,
고도의 지능을 소유한 고등동물인 인간들은 그것을 아주 분명하게 정의 내려 줄 것이다.
제 1 화. 원나잇 스탠드
"얘는 참~ 바쁘겠다 야. 어째 하루 걸러 하루를 1면으로 인사한대니?"
오늘 아침 커피는 왠지모르게 더욱 썼다. 늘 씁쓸한 커피의 끝 맛에 인상을 찌푸리면서도
아침에 일어나면 커피부터 찾는 버릇이 생겨버렸다.
"야 야! 얘 봐봐. 이번엔 그 신인가수 이하늘인가 뭔가라는 소문이 있던데. 쯧쯧쯧..반반한 얼굴로 참 여럿 후리고 다닌다 야"
댓바람부터 남의 집 문을 사정없이 두들기던 민영언니가 다짜고짜 집안으로 처들어와 신문 1면에 대문짝만하게 장식하고 있는
영화배우 H군에 대해 주저리주저리 늘어놓고 있었다.
"오늘 스케줄 없잖아. 쉬라며"
"맞다. 정경욱 PD 알지? 오후에 미팅 잡혔어. 이번에 새로 하는 작품에 여주인공으로 널 지목했단 말이야. 이거 완전 대박 아니니!"
"어"
"야 한다은!"
민영언니는 나의 시원찮은 반응에 못마땅했는지 들고 있던 신문을 테이블 위로 던지며 짜증스레 내 이름을 부른다.
"어쨌든, 오늘 잘 해. 2시에 다시 데리러 올게"
"응"
드라마의 흥행보증수표인 정PD의 러브콜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전혀 기쁘지 않았다.
**
아침부터 민영언니에게 그런 희소식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도 기쁘지 않았던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여자의 직감은 무서운 것이라 했던가. 미팅장소로 예정되어 있었던 방송국 대본 회의실로 들어선 난 아침에 신문에서 본
낯익은 얼굴의 주인공을 마주 할 수 있었다.
"황보윤?"
"어머~ 황보윤씨 아니에요?? 우와 실물로 뵈니까 진짜 잘 생기셨네요! 호호호호"
아침까지만 해도 1면에 인사를 하네마네 씹어대던 여자의 양면성을 옅볼 수 있었다.
호들갑을 떠는 민영언니를 지나쳐 나도 황보 윤의 맞은 편에 앉았다.
"한다은 오랜만이다 우리"
"응"
황보윤은 나와 달리 진심으로 해맑게 웃고 있었다. 정말이지 미치도록 반갑다는 듯_
아침에 마셨던 커피의 씁쓸함이 아직도 입안에 감도는 듯해 나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렸다.
"자 자. 오늘은 제가 이따 또 촬영이 있어서 오래는 못 있겠네요. 우선 전 두 사람을 처음부터 염두해 두고 있었습니다.
작가와 회의 할 때도 이미 합의 본 사항이고요. 별 다른 문제가 없다면 계약하고 싶습니다. 소속사와는 이미 얘기를 끝냈고,
두 사람만 OK하면 당장이라도 촬영 들어 갈 생각입니다만"
"어머!! 저흰 오디션 볼 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단박에 밀어붙여 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네요!!
저희야 당연히 OK이죠! 누구 작품인데요!"
뒤가 구린 망할 놈의 PD니 뭐니 해도 저것이 바로 세상을 살아가는 이치였다.
새삼 민영언니가 존경스러워졌다.
"전 잠시 화장실 좀.."
그저 회의실 안에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정PD의 담배 연기가 답답했을 뿐이었다.
"야 한다은!"
돌아보지 않아도 누군지 알 수 있었다. 어느새 내 곁으로 다가 온 황보윤은 마치 오랜 친구인냥
다정하게도 내 어깨에 손을 올린다. 다행히 스튜디오가 몇 개 없는 층이라 그런지 방송국 복도는 한산했다.
"넌 어째 하나도 안 반가운 표정이다? 나 안보고 싶었어??"
"응"
"하하. 하긴..이게 한다은의 매력이지. 넌 역시 다른 여자들이랑은 좀 틀린 것 같단 말이야. 뭐 그래서 내가 너를 좋아라 하지만"
나는 황보윤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를 좋아한다는 그 의미에 대해서 이제부턴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겠단 생각을 했다.
그런 내 시선을 의식했는지 황보윤이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예의 그 환한 미소를 내게 보냈다.
"칭찬하는 거야 임마~. 요번에 이하늘이랑 호텔 한 번 가줬는데 자꾸 들러붙잖아. 진지하게 사귀자네 마네하면서 말이야. 참 나!"
"훗..그래?"
내 입에서 낮은 실소가 새어나왔다. 어깨에 올려진 황보윤의 팔이 천근만근 내 어깨를 짓누르는 듯 했다.
그리고 잠시 후 비상구를 지나쳐 갈 쯤 갑작스레 비상구 문을 열고 나를 잡아 당기는 황보 윤에 나는 휘청이며 녀석과 함께
비상구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앗!"
그리고 황보윤은 천천히 비상구 문을 닫으며 나를 계단 벽쪽으로 밀어 자신의 팔 속에 가두어버렸다.
"키스하고 싶다"
녀석 특유의 저음이 내 귓가를 간지럽혔다. 당장이라도 이곳을 빠져 나가고 싶었지만 고개를 들어 바라 본 황보윤의 눈동자엔
녀석에게 더 목말라 있는 내가 들어 있었다. 그리고 나는 짧막하게 대답했다.
"해"
"그래서 난 네가 좋아 한다은..쿡"
길 잃은 사막에서 발견한 오아시스마냥 우리는 그렇게 미친듯이 서로를 탐했다. 자신의 단단한 팔을 내 허리에 두르고
모든 걸 집어삼킬 듯 몰아부치는 황보윤 때문에 나는 한 손으론 난간을 부여잡고 나머지 한 손으로 녀석의 목덜미를 잡은 채
뒤로 아슬아슬하게 계단을 딛고 있었다. 근근히 들리는 신음 소리와 신고 있는 힐의 또각대는 소리만이 이 공간에 낮게 울렸다.
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듯 했다. 결국 반 층계를 다 올라 딱딱한 벽에 다시 내 등이 닿을 즘 내 가슴에 느껴지는 황보윤의 손길에
놓을 뻔 했던 이성의 끈을 간신히 잡을 수 있었다.
"하아...그만..하.."
나는 거친 숨을 몰아 쉬었다. 아직도 내 입가에 묻어있는 자신의 타액을 살짝 닦아주던 황보윤의 입꼬리가 슬쩍 올라간다.
회의실에서 보여주었던 웃음과는 다른 저 미소가 나는 두려워졌다.
"오늘 밤에...우리 집에 올래?"
그렇게 녀석이 내게 물었고, 나는 대답했다.
"응"
"역시 쿨해"
나는... 아무렇지 않다고 그렇게 되내었다.
**
보드라운 살결이 좋았다. 매끈하게 빠진 듯 하면서도 탄탄한 그의 허벅지가 항상 나를 흥분 시켰다.
내 위에서 나를 내려다보는 녀석의 눈길에 나는 늘 숨이 막혀왔다.
그래서 나는 녀석과의 관계를 단칼에 끊어내지 못하는 지도 몰랐다. 문득 녀석과의 첫 만남이 생각났다.
같은 소속사 식구로 만나 첫 회식 자리에서 나는 녀석을 처음 봤다. 첫 눈에 반한다는 게 이런 것이었던가.
아직도 나는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 피곤하단 이유로 먼저 일어선 내 뒤를 녀석이 따라나왔었다.
그러다 어쩌다보니 둘이 술 한잔 하게 됐고 호텔까지 이어져버렸다.
왜 흔히들 말하잖아 원나잇 스탠드라고.
지금와서 하는 말이지만, 나는 그 순간을 죽도록 후회한다.
긴 관계를 끝내고 내 옆에서 숨을 고르고 있는 녀석의 가슴이 오르락내리락 내 눈을 자극 시켰다.
누가보면 변태기질 다분한 정신빠진 여자마냥 그렇게 넋을 놓고 있었더랬다.
"오랜만이라 그런가. 내가 너무 흥분했나 봐. 아팠어?"
"조금"
매일 밥 먹고 하는 일이 섹스면서 녀석은 흥분했다는 말로 나를 위로하려 드는것만 같아 괜스레 짜증이 밀려왔다.
"참. 나 요즘 관심가는 애가 하나 있는데 말이야. 진지하게 만나볼까 해"
자리에서 일어나 욕실로 향하려는 내 발걸음을 잡는 녀석의 한 마디였다.
"너도 알걸? 요즘 CF 섭외 1순위다뭐다 스포트라이트 받는 애. 유가을. 아 맞다! 너랑도 하나 같이 찍었었잖아"
"...어"
"내 친구랑 사귄적 있다던데 사귀면 좀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 말곤 괜찮을 것 같아"
"그래"
나름대로의 성의있는 대답을 해주고 나는 의자에 걸려있는 가운을 걸치며 다시 욕실로 걸음을 옮겼다.
"야 한다은"
다시 나를 잡는 녀석의 감미로운 로우톤의 목소리가 내 귀에 흘러들어온다.
"사귈까?"
끝까지 잔인한 녀석. 그래 너는 황보윤이니까.
나는 못 들은 척 걸어가 욕실 앞까지 다다라서야 녀석에게 대답해주었다.
"마음대로"
[Day N]
안녕하세요.
아직 연재중인 달콤을 끝내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새로운 소설을 들고 무작정 와버렸네요.
요즘은 달콤도 잘 안써지고 해서 ..흑...
글 잘 쓰시는 능력있는 작가님들은 동시연재도 많이 하시던데 존경스럽습니다.
그.래.서. 저도 한 번 도전해 봤습니다!
아..하나라도 제대로 해야 할텐데..참 문제네요 저도...
무.튼. 업쪽을 원하시는 분이 있으실진 모르겠지만
원하신다면 댓글을 달아주세요
제 글을 읽어주시는 단 한 분을 위해서라도 저는 달리겠어요!
업쪽을 원하지 않으시는 분은 댓글 앞에 X를 넣어주세요!
첫댓글 ㅋㅋ재밌어요~~업쪽주세요,.ㅋㅋ
감사합니다*^^*
X 잼있네요.. 다음편도 기대할게요..
감사합니다*^^*
x재밋어요!!!!ㅋㅋㅋㅋ황보윤,..음...사귀지말어ㅋㅋㅋㅋㅋㅋ보윤이의감정?이궁금해요ㅋㅋㅋㅋㅋ담편도기대할게요
감사합니다*^^* 아 참! 성은 황보 이름은 윤이에요. 제가 띄어쓰기를 안해서 헷갈리셨나봐요. 담편도 기대해 주세요^^
X 재밌어요!! 보윤이랑 다은이랑서로에게마음은있는거죠?어ㅋㅋㅋㅋㅋㅋㅋ다음편기대외여!! 다음편도 찾아갈게여 ~~~~~
감사합니다*^^*
ㅋㅋㅋ 잘 보고 가요
감사합니다*^^*
재밌네요
기대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