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피해자에 대한 조롱 하면 안 되는 거고
이런 반응이 불편하기도 한데요.
지금 반응은 단순히 남초 미러링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기준이 남초가 됐냐 하시는데
그건 핀트를 잘못 잡으신 거라고 보고요.
이런 사건 여성에게는 그냥 늘상 일어나는 일이고
여성 타깃 범죄라는 걸 인정받지도 못해요.
피해자는 자신의 무결함을 증명해도 조롱당하고
여성들의 공포는 비웃음거리죠.
근데 이 사건 터진 후 남성들의 반응을 통해
사실 남성들도 지금까지 벌어진 일들이
여성혐오 범죄이고,
약자인 여성들을 일부러 타깃잡아왔고,
그래서 남성들은 실제로 여성보다 안전했다는 걸
다 알고 있으면서 여성들을 조롱했다는 게
명명백백해졌죠.
심지어 그게
왜 약자인 여자가 있는데 남자를 죽인 거야?
라는 반응을 통해서란 말이에요.
여자는 죽이기도 쉽고
죽여도 별 상관 없다는
남성들의 무의식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거죠.
이 상황에 여성들은
어린 시절 혼자 다니지 말라는 교육을 받았던,
대학 때 친구들을 보내며 택시 번호를 외우던,
여혐 범죄로 사람이 죽어도 인정받지 못하던,
매일 여자들이 죽어 나가도
치안 좋은 나라에서 쓸데없는 소리 한다고
입막음 당하던 평생의 원한이 터진 거에요.
그냥 화가 난 게 아니고
이 나라
이 사회
그리고 거기에 함께 살고 있는
세상의 절반이며
여성을 핍박하고 매일 죽이는
이 나라 남성의 존재 자체에
극렬한 증오와 원망, 혐오가 터진 거라구요.
그러니 왜 이런 식으로 반응해?
하면 오히려 불난 집에 기름 뿌리는 거에요.
지금 울화가 터져서 돌아버릴 것 같은데
왜 그렇게 비이성적으로 굴어?
왜 이렇게 비도덕적이야?
그래봤자 언제나 그랬듯이 입 다물고 얌전히 있어
그런 소리 듣는 거랑 똑같이 느껴지는 거에요.
세상은 여자를 생명으로 인정도 안 해주는데
왜 도덕적으로, 이성적으로 살기까지 해야 되나?
남자들은 현실을 뻔히 알면서도
여자들이 죽어가는 걸 보고 낄낄거렸는데
왜 여자들은 이 정도 대꾸도 못하나?
지금은 다들 그 생각 밖에 안 들 거에요.
저도 이성적으로는 피해자를 조롱해선 안 된다는 걸 알아요.
마당에도 유튭에도 댓글을 쓰진 않았어요.
하지만 솔직히 거기 달린 댓글들 보고
속이 시원한 건 사실이에요.
지금 이런 현실에서
저런 남자들과 세상을 사는 것이
진짜 머리가 터질 것처럼 화가나고 증오스러운데
여성들이 들어왔던 소리를
남자들한테 똑같이 해주는 걸 보는 게
우습게도 위안이 되는 거죠.
그러니까 저 조롱의 댓글들은
단순히 여초의 남초화 이런 문제가 아니고
지금 여성들이 생존에의 위협을 느끼는 정도,
사회와 국가에 대한 불신,
여성 혐오적인 시대와
그를 이끄는 남성들에 대한 증오와 분노가
한계까지 치닫고 있다는 증거와 같다고 생각해요.
문장 하나 단어 하나 빠짐없이 다 공감합니다.. 제가 너무 하고 싶은 말이었어요
그분들은 이렇게 써줘도 못 알아들을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