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유력한 대선후보인 박근혜 의원이 자신과 자신의 가족에 대해 비판적인 보도를 해온 미국 교포언론 <선데이저널USA>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사 주간지인 <선데이저널USA>은 오프라인과 온라인판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김재훈 부장검사)는 3일 박근혜 의원이 최근 <선데이저널USA>의 조 모 기자 등 2명을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것과 관련해 현재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선데이저널USA>는 그동안 박 의원과 동생 박지만-서향희 부부와 관련해 비판적인 기사를 잇달아 실어왔다. <선데이저널USA>는 지난달 15일자로 발행된 제840호에 실린 ‘대통령이 되지도 않겠지만 만약 된다면 대한민국 미래는 없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박 의원과 고 최태민 목사의 사적인 관계와 ‘사생아 논란’, 정수장학회 등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문제가 되자 <선데이저널USA>측은 인터넷판에서 해당 기사를 삭제했다.
| ▲ 지난 7월 15일 발행된 <선데이저널> 제840호 표지. 우측 상단에 문제의 기사 제목이 보인다. |
박 의원의 동생 지만 씨도 지난 4월 <선데이저널USA>의 윤 모 기자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바 있으며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에서 현재 수사 중이다. 지만 씨는 <선데이저널USA>가 ‘19대 총선 공천에 지만 씨가 막후실세로 영향력을 행사했고, 육영재단 분쟁 중 5촌 형제들의 살인사건에 관여했다’고 보도한 것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근혜 의원과 그 가족들로부터 피소당한 <선데이저널USA>가 어떤 매체인지에 세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사소개’에 따르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오렌지카운티에서 발행되고 있는 재미교포 언론 <선데이저널USA>는 시사주간지로 1982년 11월에 창간됐다. 미주지역 내 LA교포들을 주요 독자로 하고 있으며, 현재 오프라인 발행부수는 평균 2만8000부 정도. 최근호는 8월 5일자로 발행된 843호로 최근 불거진 MB 대선자금 검찰수사와 안철수 원장에 대한 기사 등을 주요기사로 실었다. 이 매체의 취재영역은 정치, 경제, 사회, 지방소식, 스포츠, 연예 등 전 분야를 망라하고 있는 시사종합 주간지라고 할 수 있다. 재미 교포사회의 매체임에도 국내 시사지 못지않게 국내 현안들을 집중 다뤄온 점이 눈에 띤다. | ▲ 연훈 발행인(87년 모습) | 이 매체의 발행인 겸 편집인은 연훈 씨. 과거 군사정권 하에서 반정부 성향의 인물이었던 그는 한국 정보기관의 감시를 받았으며, 이 매체는 한 때 ‘해와 반정부 언론 1호’로 불리기도 했다. 1988년 2월 취재차 방한했던 연 씨는 검찰에 체포돼 구속된 후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 2십에서 2개월 감형돼 10개월간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당시 그의 방한한 목적은 87년부터 9회에 걸쳐 다룬 ‘신동아그룹 최순영 회장 일가와 통일교 문선명 교주간의 수상쩍은 관계’를 파헤친 시리즈 기사에 대해 신동아 측이 직접 요청한 해명성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그는 방한 후 신동아 측과의 인터뷰는커녕 검찰에 구속됐다. 이 때문에 이 기간 동안 매체는 휴간하였고, 89년 3월 복간됐다. 한편, 이 매체는 최근 박근혜 의원과 동생 박지만-서향희 부부에 대해 몇 차례 비판적인 내용을 다룬 바 있다. 과월호에서 다룬 ‘제목’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박근혜 동생 박지만 청부살인설 왜 불거지나’(826호) ‘박근혜 대선 발목잡는 의혹들, 조작 아닌 사실일 수 있다’(827호) ‘박근혜, 마약쟁이 동생 때문에 대선 목전에 발목 잡히나?’(834호) ‘대권가도 걸림돌 “일단 나가 있어”’(836호) ‘오만의 극치 안하무인 박근혜’(838호) ‘홍콩 간다더니 LA에 무슨 일로 왔었나?’(840호) ‘실세 ’올케-사생아‘ 논란 파문’(842호) 이 가운데서 박 의원이 문제 삼은 기사는 제840호(7월 15일 발행)에 실린 ‘대통령이 되지도 않겠지만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제하의 기사에서 박 의원의 ‘사생아 논란’ 관련 부분으로 알려졌다. 이 기사는 현재 홈페이지에서 해당면(5면)의 PDF가 통째로 삭제돼 검색(확인)이 불가능하다. 본지가 입수한 바에 따르면, 이 기사에는 박 의원과 고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 ‘사생아 논란’, 정수장학회 등 그간 박 의원을 둘러싸고 나돌던 각종 의혹 등이 실려 있는데 이들 대부분은 이미 알려진 것이어서 특별히 새로울 것은 없다. 다만 ‘사생아 논란’과 관련해 유명정치인 K씨의 발언 내용을 구체적인 근거자료 제시도 없이 인용, 보도한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이번에 박 의원측이 이 매체를 고소한 것도 향후 이같은 의혹들이 검증 없이 매체에 실리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도에 따르면, 박 의원 캠프에서는 ‘네거티브 대응팀’을 가동해 무책임한 의혹 보도에 대해서는 강경하고도 즉각적인 대응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이 가까워짐에 따라 박 의원을 포함해 여타 후보들도 검증 차원에서 ‘의혹’ 등 각종 문제제기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