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탁구가 드디어 동면에서 깨어났습니다. 지난 3월 초, 서울 장충체육관 앞에서 길거리탁구행사가 열린 겁니다. 이번 행사는 3월1일부터 5일 사이 실업탁구연맹에서 주관한 '2007 삼성생명배 MBC 탁구 왕중왕전'을 기념해 펼쳐졌습니다. 길거리탁구행사는 개막일인 3월1일(목)과 3일(토), 이틀동안 행사를 가졌습니다. 포근한 날씨 속에 펼쳐진 길거리탁구 그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봄바람 살랑~ 햇살도 나른~ 꽃피는 춘삼월 초하루, 장충체육관 앞은 오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발길로 분주합니다. 동호대교로 이어지는 큰 길 옆으로는 각 기업 탁구선수단 버스와 실업팀 탁구 서포터즈를 태우고 지방에서 올라온 대형버스가 줄지어 서있습니다. 탁구 선수 뿐 아니라 관계자, 이름대면 알만한 유명 동호인의 모습도 보입니다. 탁구발전에 나름대로 큰 기여를 한 분들 얼굴도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의 얼굴이 온통 미소로 가득합니다. 마치 축제에 참여한 분위기입니다.
체육관 안은 선수들의 화이팅 넘치는 외침과 관중들 응원의 함성 소리가 어울어지면서 열기로 가득합니다. 순간 가슴 뭉클함과 짜릿함이 교차하더군요.
"아~ 그래! 이런 맛이야~!"
정말 좋았습니다. 체육관 안을 꽉 차도록 메운 각 팀 서포터즈와 관중을 보면서 '나도 탁구를 하는 사람'이라는 뿌듯함이 들더라 이겁니다.
그러나 정신을 차려야 했습니다. 길거리탁구행사 준비를 해야 했으니까요. 길거리탁구 행사요원들과 함께 장비를 설치하고 음향시설도 준비했습니다. 금쪽같은 휴일 자원봉사로 행사를 도와주러온 오성훈, 이정욱, 김성만 등 세종탁구장 본점 회원들과 함께 행사를 위한 시설 준비를 하는데, (주)참피온의 박문규 이사님과 아드님, 그리고 직원도 함께 도와주셔서 간단하게 준비를 마칠 수 있었죠. 고마운 분들 입니다.
특히 이정욱 회원은 모 예술극장의 음향감독으로 야마하 콘솔 등 자신의 음향장비를 직접 챙겨와 행사를 거들었습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길거리탁구행사 땐 오디오가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납니다. 중계방송을 하기 때문이죠. 필요할 땐 효과 음악으로 분위기를 만들어가기도 합니다. 그런 부분에서 전문가인 이 감독에게 절대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된 건 행운입니다.
어쨌건 그렇게 행사 준비를 마치고 드디어 시작을 했습니다. 전에는 간단한 음향장비로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다했는데 이번엔 음향 엔지니어가 시그널 음악이며 배경음, 효과, CDP 등을 다 잡아주니까 진행에만 전념할 수 있어 너무 좋더군요. 여튼 신청을 받고 차례대로 행사를 진행했는데 얼마 되지도 않아 길탁 참가 신청 인원이 150여명을 넘어서고 있었습니다.
신청서 용지를 더 만들어 올 걸 하는 후회도 했지만 이내 생각을 접었죠. 전부 다 참가할 수는 없거든요. 이번 행사 상품은 실업탁구연맹에서 제공하는 탁구대형백, 러버, 탁구복 상의, 그리고 20만원 상당의 자전거였습니다. 경기를 시작했습니다. 서울, 대구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 오신 분들의 탁구 실력을 유감없이 볼 수 있었습니다. 세계 탁구 정상 수준의 경기를 보러 오신 분들 답게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다 한탁구하시는 분들이었죠. 개회식 전까지 그렇게 진행됐고 많은 분들이 구경했습니다.
개회식이 끝나고 재개된 시합 역시 많은 분들이 참여했습니다. 나중에 알시고 찾아오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이미 신청자가 넘치는 상황이라 더 받지는 못했죠. 길거리탁구는 약자보호정책이 다양해서 못하는 선수가 더 유리할 수도 있는 경기입니다. 재밌는 장면이 많았습니다. 덕분에 수시로 웃음이 터졌죠.이날 행사 종료 시간은 원래 4시였습니다. 하지만 참가인원이 많았기에 연장 운영을 했습니다. 그 결과 저녁 6시가 거의 다 되어서야 행사를 끝낼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참가인원을 전부 소화하기엔 턱없이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그나마 일찍 자리를 뜨신 분도 있고 사이사이에 경기 관람으로 자리를 비우신 분들이 있어서 호명하다 없으면 다음 차례로 넘어갔기에 어느 정도 소화가 가능했습니다.
3월3일 토요일 행사에도 일찍부터 관심이 몰렸습니다. 전전날 신청했다 못하신 분들의 경우엔 앞자리로 빼드리는 혜택을 약속했기에 그런 분들은 좀 일찍 경기에 나오실 수 있었죠. 그리고 오후 5시 경부터 이번 길거리탁구행사 하이라이트인 왕중왕전이 펼쳐졌습니다. 20만원 상당의 자전거가 걸려있는 경기였습니다. 참가자격은 3월1일과 3일 행사에서 5연승을 기록한 탁구짱들입니다. 모두 10명 정도가 선발됐는데 이날 참가한 선수는 단 4명. 확률이 말 그대로 '확' 높아졌습니다. 제비뽑기를 통해 상대를 가렸습니다. 그 결과 우제민 선수 대 이희봉 선수, 서광열 선수 대 장병두 선수의 경기가 펼쳐졌고 우승자가 가려졌습니다.
이날의 히어로인 우제민 선수는 영등포에서 온 탁구 경력 7년의 동호인이라고합니다. 탁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체육관에 오기 싫다던 두 딸과 함께 왔는데 이날 우승으로 아이들에게 좋은 선물을 하게 됐다며 기뻐했습니다. 아마도 자기 아빠의 우승으로 아이들도 탁구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가지리라 생각됩니다. 그걸 계기로 언젠가는 탁구를 시작할 지도 모르죠. 그런 모습이 길거리탁구가 바라는 바입니다.
'2007 삼성생명배 MBC 탁구 왕중왕전' 기념 길거리탁구는 그렇게 마감이 됐습니다.
이제 길거리탁구 2007 시즌이 시작된 셈입니다.
날씨만 괜찮다면 매 주말 종로타워(서울 지하철 1호선 종각역 지상)에서 길거리탁구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한반도 온 겨레의 필수품이 탁구라켓이 되는 그날까지 길거리탁구는 계속됩니다~
여러분, 건강하세요~!!!
첫댓글 어저도 토요일 4시 20분쯤 에나갓는데 5점받고 해서이기고 그다음판은 10대5로 이기고 잇다가 한점 따면 5점 주는걸로햇다가 진 초보학생인데 이분부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