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프로야구장은 조용하다. 지난 16일 일어난 세월호 사건 이후 각 구단이 응원과 앰프 사용을 자제하면서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 경기가 치러지고 있다. 희생자 추모와 애도의 물결이 퍼지면서 떠들썩한 야구장 풍경은 당분간 보기 힘들 전망이다.
이번 사건으로 응원단은 손이 비었다. 2주 동안 일을 못 해 손해가 만만치 않다. 치어리더는 구단과 연간 계약한 이벤트 대행업체에 소속돼 있다. 소수의 유명한 치어리더가 200~250만 원의 월급을 받지만, 경력이 짧은 대다수의 치어리더는 12만 원 내외의 일당을 번다. NC의 경우 세월호 사건 이후 홈 8경기를 했다. 일당 계약한 NC 치어리더는 100만 원 가까이 손해본 셈이다. 월급을 받는 치어리더도 경기마다 나오는 수당을 챙기지 못해 어느 정도 타격을 입었다.
현재 9개 구단은 응원단장과 장내 아나운서를 포함해 6~10명의 응원단을 운영하고 있다. 다 더하면 74명이나 된다. 응원단장과 장내 아나운서는 이벤트 대행업체에 소속된 사람도 있지만 프리랜서로 일당을 받는 사람도 있다. 무급 휴직 상태에 있는 응원단원이 1개 구단 등록 선수(60명 내외)와 맞먹는다는 얘기다. 겨울 스포츠인 프로농구와 프로배구가 시즌을 마쳤고 프로축구는 응원단을 운영하지 않아 스포츠 분야에서 그들이 설 자리가 없다.
그렇다면 치어리더는 뭘 하고 있을까. LG 홈 경기 응원을 담당하는 코렉스 스포츠엔터테인먼트의 김정우 팀장은 "휴식기다. 나갈 분위기가 아니어서 조용히 쉬고 있다. 언제 응원단 활동이 재개될지 몰라 연습도 한다"고 말했다.
응원단은 야구장 일만 끊긴 게 아니다. 4월과 5월은 기업이나 단체의 체육대회가 집중되는 시기이다. 치어리더는 홈 경기가 열리면 야구장으로 가고, 담당 구단이 원정 경기를 떠나면 각종 행사에 나간다. 그런데 세월호 사건으로 행사가 죄다 연기되거나 취소돼 일감이 사라졌다. 9개 구단 응원단장이 다 모이는 삼성 하계수련대회도 개최가 불투명하다고 한다. 그야말로 손가락만 빨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5월6일까지 응원단 운영과 앰프 사용을 자제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9개 구단에 보냈다. 물론 5월7일부터 응원단 활동을 재개해도 된다는 건 아니다. 추이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김정우 팀장은 "어린이날(5월 5일)부터 들어갈 줄 알았는데 취소됐다. '언제부터 하느냐'고 물어볼 분위기가 아니라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