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겨울이 추울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올 겨울은 그냥 통장이나 파먹자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돌아가던 시계바늘을 세우고
지난 11월 말에 임대 공장에 만든 숙소에 이부자리를 깔고 겨울을 따뜻하게 보냈습니다.
때마침 코로나도 찾아오고
공장 밖 세상은 바쁘게 돌아가더군요
논,밭을 갈아엎는 트랙터의 소음
미세먼지 가득담은 봄바람에 유린당하는 금수강산
황사가 농사에 도움이 되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냥 애물단지가 되어버렸습니다
자동차 검사를 계기로 그간 차단했던 통신도 개방하고
동네 사람들이 도대체 무엇을 하는지 엄청 굼금해하는 장기임대된 공장같은 밭을 다녀왔습니다.
이제 산수유가 꽃을 피우기 시작하더군요
1년 방치한 사철의 키가 3M가까이 자랐고 철죽도 들쑥날쑥 화양목도 열심히 자랐더군요
이제서야 2020을 시작하다보니 다리에 힘도 풀리고...쩝...
오늘내일 하시는 부모님께서 인삼 해가림을 철거하신다고 하시더군요
좀 하셨다는데 차광망과 차광지와 이중직 차광망으로 된 3중 해가림이라 일이 많더군요
노인들의 주특기를 살려서 돌돌돌 말고 계시는 모습에 하늘이 무너질까 걱정이 되더군요
화성에 사람을 보내려는 세상에 살면서 돌돌이라니..
그냥 두시면 회수기를 만든다고 말씀을 드리고 공장으로 왔습니다.
지방 공사로 1년을 방치한 작업장의 고성능 컴퓨터를 부팅하는데 하드에 문제가 있는지 부팅에 시간이 걸립니다
부팅되고 랙이 반복되느라 어영부영 시간은 잘도 흐릅니다
먼지 털고 5개 3테라의 하드와 그래픽의 커넥터 그리고 메모리와 씨퓨까지 분해 조립으로 살렸습니다
그리고 컴퓨터를 다시 부팅하고 장윤정 사랑아 같은 빠르고 경쾌한 노래를 모아논 폴더를 열고 노래를 돌렸습니다.
원두커피를 볶는 옆 공장의 원두커피를 들고 등받이 의자에 기대어 앉아 창 밖의 풍경을 감상하며 마음의 안식을 찾습니다
의자를 돌려가며 공장을 둘러보면서 지난 가을의 기억을 되돌려 공구의 위치를 대략적인 추적하고 유추합니다
인삼 전업농인 사촌 형님이 만들어서 인삼조합에 납품하라던 MADE IN 금산의 회수기를 떠올립니다
기억이 가물가물 가물치가 되어 잠수를 타고 흔적을 찾을 수가 없어요
공장 밖의 파이프 재고를 확인하고
대략의 생각을 정리하고 모니터 앞에 앉아 마우스를 잡았는데 눈을 옆으로 살짝 굴리니 밤꿀이 보이네요
김이 모락모락하지는 않겠지만 따스한 꿀차가 먹고 싶다는 생각을 들더군요
그래서 지난해에 큰 맘먹고 600만원을 들여서 노트북과 함께 장만한 캐드와 3차원 그래픽 툴 스케치업을 실행합니다
주특기는 백수고 알바로 배관공사와 건축공사를 하느라 나름 쓸모가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계획은 웍스를 구매하는 것이었는데 웍스를 사려면 두달을 더 고생을 해야하기에 포기하고 스케치를 구매했습니다
그리고 수정하고 그리고 수정하고 그렇게 수정을 하다보니
중 3때 이웃집에 놀러왔던 김수정이란 서울 여중생 있었는데 그 수정이가 생각이 나더군요
김씨면 동성동본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던 그 시절이 문득 떠오릅니다
저수지 아래에 만들어진 모래사장이 있는 자연 수영장에서 둘이 아웅다웅 나 잡아봐라 하던 기억도 떠올리며
30*30 1.4t 칼라각관
30*20 1.4t 장방형 칼라각관
27.2mm 201 1.5t 구조용 스테인레스 강관
써니타리 2S 배관용 클램프
방화문 실린더용 고정 브라켓
15A 스테인레스 배관용 소켓
도어클로저에서 분리한 메인암
4인치 그라인더 보조손잡이
4mm 304 스테인레스 봉
소요된 자재의 목록이고 용접은 알곤으로 했습니다
프레임은 각을 치고 용접부위를 연마해서 알곤으로 용접합니다
25mm 각관이면 좋았을텐데 재고가 없고 일단 폐기해도 되는 시제품인지라 그냥 작업을 했습니다
25mm 프레임에 폭의 조절을 위한 신축관장치는 25mm와 20mm각관을 사용합니다
레버와 샤프트의 연결도 그냥 용접을 했습니다
샤프트의 레버를 하향으로 놓고 후방 90도 방향에 차광망을 고정하는 고정핀이 2개가 설치됩니다
고정핀은 설치되는 방향이 있습니다
레버측을 용접하고 끝단이 살짝 벌어져야합니다
용접부는 경사지게 연마를 해야 차광망에서 샤프트를 뽑을때 저항이 없습니다
각관보다는 강관이 좋고 스틸보다는 스테인레스 스틸이 좋습니다
샤프트의 고정하는 고정용 클램프로 써니타리용 스테인레스 크램프입니다
청수나 식품이나 약품의 생산라인에 주로 사용하는 나름 몸 값이 좀 나가는 애들입니다
클램프 내경은 50.8mm고 샤프트는 27.2mm입니다
레버측은 클램프 가이드가 용접이 돼야합니다
회전시 샤프트의 이탈방지와 샤프트의 위치를 고정하는 역할입니다
샤프트의 끝단은 고정되지 않으며 샤프트의 삽입이 쉽도록 클램프의 규격이 큽니다
차광망을 회수하면 레버측 클램프를 풀고 샤프트를 들어서 이탈방지 가이드를 클램프 밖으로 50mm정도 옮깁니다
그리고 레버를 1~2회 역회전하고 당기면 스뎅이 피부가 워낙 매끈하다보니 저항업시 잘 빠집니다
우선 급하게 만들다보니 엉성하게 만들어졌습니다
밭에 방치하고 와서 사진이 없지만 실물과 거의 비슷합니다
폭은 1500 으로 했는데 차광지가 5.5 자 자리가 있어서 1900 까지 수정해서 늘렸습니다
땅바닥 돌돌이보다는 훨신 효율적이지만 레버를 돌리다보니 레버를 돌리는 이유가 궁금하더군요
인삼농의 경우는 상당히 필요한 장비입니다
금산산을 만들어 조합원에게 판매하라던 형님의 말에 이런 허접이는 만들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대당 10만원으로 인삼 재배농가에 보급되는데 제작 단가가 2~3만원 으로 기억합니다
만들었으면 아마 월천은 가능했을텐데
돈에 별로 관심이 없어서ㅜㅜ
판매용으로 생각하는 안이 몇가지 됩니다
대,중,소에 옵션을 포함하는 것으로
장치나 기계의 몫은 인력을 대신하는 것이죠
그리고 어차피 인력을 대체하려면 1인 작업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기계의 목적입니다
더 쉽고 간단한 방법도 있지만 지향점이 다르니
잡초방지포의 회수에도 응용되길 바랍니다
자신에게 맞는 무언가를 찾는 분들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뒷북이나 헛발질 아닐런지 걱정됩니다
첫댓글 1대 구입 가능한지요?경북의성입니다
자작에 도움이 될까해서 만드는 방법을 적은 글입니다
판매는 하지 않으며 제작시 참고용으로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이번 기회에 컴퓨터에 작은 ssd 256g 하나 장착해 보시죠.
스케치업 손에 익숙하기 전까진 간단한 것이라고 해도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잡아 먹더군요.
감속기 모타 구동으로 편할듯 한데 비닐수거기도 가능할듯하네요
아이디어 구상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