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드라마 '닙턱'(Nip/Tuck)과 '참드'(Charmed), 'FBI 모스트 원티드'와 2000년대 영화 ‘판타스틱 4' 두 편에 출연한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배우 줄리안 맥마혼이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클리어워터에서 암과 투병 끝에 스러졌다고 영화 전문 데드라인이 4일 전했다. 쉰여섯 한창 나이였다.
부인 켈리 맥마혼은 매체에 전한 성명을 통해 "열린 마음으로 사랑하는 내 남편 줄리언 맥마혼이 암을 극복하려는 용감한 시도 끝에 이번 주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는 사실을 세상과 공유하고 싶다"고 밝혔다. 켈리는 이어 "줄리안은 삶을 사랑했다. 그는 가족을 사랑했다. 그는 친구들을 사랑했다. 그는 자신의 일을 사랑했으며 팬들을 사랑했다. 그의 간절한 소망은 가능한 많은 이의 삶에 기쁨을 가져다주는 일이었다. 이 시기 우리 가족이 온전히 슬픔에 잠길 수 있도록 응원해줄 것을 요청한다. 그리고 줄리안이 즐거움을 가져다준 모든 이들이 삶에서 기쁨을 계속 찾아낼 수 있길 바란다. 우리는 추억들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맥마혼은 1968년 7월 27일 시드니에서 태어났다. 부친 빌리 맥마혼은 1971년부터 이듬해까지 호주 총리를 지냈다. 모델로 경력을 시작한 맥마혼은 단명에 그친 1989년 호주 데이타임 드라마 'The Power, the Passion'에 주연급으로 기용되며 배우로 전향했다. 이어 역시 장기 방영된 호주 드라마 'Home and Away'에 1990~91년 얼굴을 내민 데 이어 호주와 미국 합작 영화 'Wet and Wild Summer!'(1992)에 엘리웃 골드의 상대 역으로 캐스팅돼 스크린에 데뷔했다.
그 뒤 할리우드로 이주해 호주에서 했던 것처럼 데이타임 드라마에 출연하며 연기 경력을 출발했다. 1993년 NBC의 'Another World'에 잠깐 출연한 뒤 맥마혼은 프라임타임 시리즈로 눈을 돌려 같은 방송사의 범죄 드라마 'Profiler' 시즌 4에 가세했다. 이어 WB의 인기 초능력 드라마 '참드' 세 시즌에 악령이 깃든 콜 터너로 출연했다.
그가 처음 시리즈물 주연으로 나선 것은 라이언 머피의 성형수술 드라마 히트작 '닙턱'에 딜런 월시와 함께 기용되면서였다. FX에서 여섯 시즌 방영됐는데 그는 잘생기고 매력적이며 여성 편력이 심한 크리스천 트로이 박사 역할로 골든글로브 후보로 지명됐다. TV 주인공 입지를 든든히 한 그는 CBS의 'FBI 모스트 원티드' 주연으로 뽑혔다. 그는 FBI의 현상수배 전담반을 이끄는 제스 라크로와 배역으로 세 시즌에 나왔다가 2022년 퇴출돼 사람들을 놀래켰다.
이 시리즈의 제작을 책임졌던 울프는 데드라인에 전한 성명을 통해 “놀라운 소식”이라며 "울프 엔터테인먼트의 우리 모두는 줄리언이 떠나 깊은 슬픔을 느끼며 그의 가족 전체에 위안의 말씀 전한다"고 밝혔다.
맥마혼의 TV 이력서에는 훌루의 'Marvel’s Runaways'에 정기적으로 얼굴을 내민 것도 포함된다. 그는 또 팀 스토리의 영화 '판타스틱 4'(2005)와 속편 '판타스틱 4 실버 서퍼의 위협'(2007)에 주인공 닥터 둠 역할로 가장 널리 알려졌다. 그의 다른 영화 출연작으로는 'Premonition', 'RED', 'Paranoia', 'You’re Not You', 'Swinging Safari', 그리고 가장 최근작으로는 지난해 'The Surfer'와 'The Supremes at Earl’s All-You-Can-Eat'가 있다.
고인의 유작은 넷플릭스 시리즈로 지난 4월 공개된 '더 레지던스'인데 그는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저택인 백악관의 국빈 만찬 도중 벌어진 살인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이 시리즈에 마치 인생을 한 바퀴 돌아 삶의 뿌리를 찾겠다는 듯 부친의 경력이었던 호주 총리 역할을 해냈다.
고인은 세 차례 결혼했는데 첫째 부인이 호주 가수 겸 배우 대니 미노그였다. 맞다. 카일리 미노그의 여동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