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성인 여성은 노후를 대비해야
이용교
광주대학교 교수·복지평론가
입력날짜 : 2016. 12.04. 19:05
우리나라 노인은 경제개발협력기구 중 가장 가난하다. 중위소득의 50% 이하를 기준으로 한국 노인의 48.6%가 가난하다. 이는 경제개발협력기구 평균의 4배나 되는 수치이다. 이 통계를 본 젊은이나 중년은 “나는 늙어도 가난하지 않겠지”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노인 절반이 가난하다는 통계는 65세의 30%, 70세의 40%, 75세의 50%, 80세의 80%, 90세의 90%가 빈곤할 것으로 추론된다. 나이가 들수록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줄거나 단절되기에 이자, 임대수입, 이전소득이 없는 노인은 가난해질 수밖에 없다.
90세가 되어도 가난하지 않는 사람은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립학교교직원 연금 수급자가 대부분이다. 공무원의 퇴직연금은 월평균 219만원으로 20년 이상 국민연금을 낸 사람의 노령연금 평균 84만원에 비해 2.6배나 된다.
모든 노인이 공무원연금 수준의 연금을 받는다면 노후를 걱정할 일이 아니지만, 현재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을 받는 노인은 전체의 32%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기초연금 등만 받고 있기에 노후가 걱정된다.
http://www.kjdaily.com/read.php3?aid=1480845945394954028
노인 중에서도 여성 노인은 훨씬 가난하다. 여성은 남성보다 수명이 길고 공적연금에 가입하지 않는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직장인은 당연 가입이고, 자영자 등은 세대주만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여성이 비정규직으로 일하거나 주부인 경우에는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국민연금에 임의가입 할 수는 있지만, 본인이 보험료 전액을 납부해야 하기에 반만 내는 직장인과 비교하여 가입율이 매우 낮다.
일본은 모든 성인에게 국민연금에 의무적으로 가입하고, 추가로 직장인은 ‘후생연금’에 가입하여 노후대책을 세우도록 한다. 우리나라도 모든 성인은 국민연금에 가입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여성의 국민연금 수급권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임의가입, 추후납부, 임의계속가입을 활용하도록 적극 홍보해야 할 것이다.
2016년 11월 30일부터 바뀐 국민연금의 제도는 여성의 입장에서 환영할만한 일이다. 노령연금을 받는 사람이 배우자의 유족연금을 포기할 경우에 유족연금의 20%를 받던 것이 30%로 인상되었다. 이러한 상황은 자신의 노령연금을 받는 사람이 남편의 사망으로 인한 유족연금을 포기한 경우에 많이 발생되는데, 노령연금과 함께 받는 금액이 유족연금의 20%에서 30%로 인상된 것은 노후대책에 도움이 된다.
국민연금은 하루라도 빨리 가입하고, 하루라도 길게 가입하며, 한 푼이라도 많이 낸 사람이 많이 받도록 설계되어 있다. 국민연금 보험료를 단 한번이라도 낸 적이 있다면 추후납부제도를 통해 연금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 이 제도는 경력단절이 된 모든 사람이 활용할 수 있는데, 특히 임신, 출산, 육아 등을 위해 직장생활을 하지 않다가 다시 취업한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예컨대, 15년 전에 국민연금에 가입하여 5년간 보험료를 내고 10년간 내지 않았던 사람이 추후 납부하면 노령연금을 탈 수 있다.
추후납부는 국민연금이 전 국민으로 확대된 1999년 4월부터 적용될 수 있다. 국민연금 기본연금은 20년 가입시에 100이고, 1년 추가될 수록 5%포인트씩 증액된다. 어떤 사람이 20년 가입하여 노령연금으로 100만원을 탈 수 있는데, 추후납부로 6년을 더 내면 연금액은 130만원으로 증액된다. 추후납부 보험료는 일시불이나 최대 60개월까지 분할납부도 가능하다.
현재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는 사람이 추후납부를 하려면 신청하면 되고, 보험료를 내지 않는 사람은 ‘임의가입자’로 등록하여 신청하면 된다. 추후납부는 60세가 되기 전에 언제든지 가능하지만, 이왕 가입하려면 하루라도 빨리 내는 것이 좋다.
국민연금은 보험료를 내는 시기에 따라 ‘소득대체율’이 다르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은 2007년에 40년 가입시 50%이었고, 이후 매년 0.5%포인트씩 낮아진다. 2016년의 소득대체율은 46%인데, 2017년에 가입하면 45.5%이다. 같은 보험료라도 빨리 내면 좋은 조건으로 연금을 받는다. 추후납부 보험료는 매월 8만9100원에서 18만9900원에서 선택할 수 있는데, 많이 내면 연금을 더 받을 수 있다. 노후대책은 하루라도 빨리 세우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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