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 (漬: 채) 자로 끝나는 말의 의미/옮긴글 /배꼽조심
어느 날,
전주 한옥마을에 갔습니다.
한옥마을 인근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주인 아줌마가 상냥한 얼굴로 " '지' 더 드릴까요?"
하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지'가 무엇인지 알 길이 없어 잠시 머뭇거렸더니, 상냥한 아줌마가
김치를 이곳에서는 '지'라고 한다고 말씀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제서야 김치가 '지'라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다시 말해,
'김치 (沈菜: 침채)'는 한자어이고,
'지'가 우리 고유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그래서
오이지,
짠지,
싱건지,
똑딱지,
단무지 등의 단어들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오이로 담근 김치는
'오이지',
*짜게 담은 김치는
'짠지',
*싱겁게 담근 김치는
'싱건지',
*뚝딱뚝딱 썰어서 담근 김치는
'뚝딱지' (깍두기),
*단무로 담근 김치는
'단무지'
등입니다.
우리의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김치인데, 김치는 무, 배추 및 오이 등을 소금에 절여서 고추, 마늘, 파, 생강, 젓갈 등의 양념을 버무려 담가놓고 먹는 것입니다.
지방에서는 대개 '지(漬)'라 하고,
제사 때는 '침채(沈菜)'라 하며,
궁중에서는 젓국지, 짠지, 싱건지 등으로 불렸습니다.
"지"는 '담글 채(漬)' 字 < 후에 '지'로 음운 변화를 일으킴 >
를 쓰는데, '담가놓고 먹는다' 하여 담글 채(漬) 字를 사용하였습니다.
김치를 담그는 것은 채소를 오래 저장하기 위한 수단일 뿐만 아니라,
저장 중 여러 가지 미생물의 번식으로 유기산과 방향(芳香)이 만들어지는
훌륭한 발효 식품입니다.
그래서 김치는 각종 무기질과 비타민의 공급원이며, 젖산균에 의해 정장작용(淨腸作用)을 하고,
식욕을 증진시켜 주는 세계 제일의 식품입니다.
상고시대(上古時代) 때에는 오이, 가지, 마늘, 부추, 죽순, 무, 박 등으로
'소금절이', '술과 소금절이'
또는 '술지게미와 소금절이'
등을 만들었는데, 오늘날의 김치와는 매우 달라서 김치라고 하기보다는 장아찌 류에 가까운 것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로 끝나는 말이 많습니다.
강아지,
노다지,
달구지,
아버지,
할아버지,
등이 '지' 字로 끝나는 말들입니다.
특히 '지' 字로 끝나는 말 중에는
사람 몸과 관련된 것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옛날엔 신체 부위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많았는데, 몇 년 전,
한때 유행했던 에피소드 한 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어느 결혼정보회사에서
100명의 남녀가 참가한 단체미팅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파트너가 정해지고 흥겹게 파티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사회자가 분위기를 띠우기 위해 상품권을 내걸며 야릇한 퀴즈놀이를 시작했습니다.
"사람 몸에서 '지' 자로 끝나는 신체 부위는 무엇이 있을까요?"
그러자 여기저기에서
장딴지,
허벅지,
엄지,
검지,
중지,
등의 답들이 쏫아져 나왔습니다.
그렇지만 얼마 안 가 은밀한 부위를 빼고는 '지' 字로 끝나는 말이 없어 조용해졌습니다.
그러자 사회자는 "실제로 따져보면 몇 개 안되지요?" 하고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자~, 여러분!
아직까지 신체에는 "지"자로 끝나는 부위가 남아있지요?
여러분들이 잘 알고 있는 답이 남녀 모두에게 하나씩 남아 있습니다.
이번에 답을 맞추는 분에게는 10만원 상당의 상품권 1장을 드리겠습니다."
라고 말하며, 은밀한 신체 부위의 답을 유도했습니다.
그러면서 사회자는 힌트를 준다며,
"다들 아시죠?
있잖아요... 거기... ㅎㅎ"
라고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그 상황에서 누가 그 부위를 말할 수 있겠습니까?
설레는 마음으로 좋은 이성을 만나기 위해 온갖 내숭을 다 떨어야 하는 상황인데 ...
그런데 뜻밖이었습니다.
바로 그 때, 한 중앙에 앉아 있던 곱상한 아가씨가 "저요!!"
하며 손을 번쩍 들었습니다.
그러자 온 시선이 그 아가씨에게 집중되었습니다.
사회자 : (음흉하게 웃으면서)
"예, 말씀하시죠?"
아가씨 : (배시시 웃으며) "모가지!"
하였습니다. 그 말에 모든 사람들이 배꼽을 잡고 웃었습니다.
그 아가씨는 정말 예쁜 얼굴에 청순미를 갖춘 퀸카였는데,
그런 아가씨가 의외의 대답으로
"모가지" 라고 재치있게 말을 했습니다. 할 수 없이 사회자는 이 아가씨에게 상품권을 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짓궂은 사회자가 그냥 넘어갈 리가 없었습니다.
사회자 : (야시시하게 쳐다보며)
"아, 정말 대단하시군요!
그런데 하나 더 말씀하시면,
이번에는 20만원권 상품권을 드리겠습니다."
그 말에 모든 사람의 눈이 그 아가씨의 입으로 집중되었습니다.
아가씨 : (잠시 곤혹스런 표정을 짓다가) "그럼, 말할까요?"
사회자 : (의기양양하게)
"그럼요, 어서 말씀해 보세요."
아가씨 : (그러자 ) "해골 바가지!"
모두들 은밀한 곳을 말할 거란 기대에 차 있었는데
엉뚱한 대답이 나왔습니다.
사람들은 대단한 아가씨라고 박수를 치며 웃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사회자 : (약간 화가 난 듯)
"좋습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말씀하시면 이번에는 제주도 왕복 항공권을 드리겠습니다."
아가씨 : (그러자 잠시 침묵을 지킨 후 배시시 웃으며) "꼭 말을 해야 하나요?"
사회자 : (이번에는 틀림없겠지 하며)
"그럼요! 꼭 말씀해 주셔야 합니다!!"
아가씨 : (그러자) "배때지!"
그 말에 좌중은 또 한 번 웃움바다가 되었습니다.
사회자 :
(완전 흥분하여)
"조~오습니다.
이제 정말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부탁드리지요.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동남아 5박6일 여행권을 드리겠습니다.
그것도 두 분이 함께 갈 수 있는 여행권으로요."
아가씨 :
"와! 정말요?"
사회자 :
(여유 만만하게)
"그럼요,
그것도 5박6일입니다.
'지' 자로 끝나는 마지막 신체 부위는 과연 무엇일까요?
사람들은 은밀한 그곳을 상상하며 '이번에는 틀림없겠지?'
하며 큰 기대를 했습니다.
아가씨 :
( 잠시 침을 꼴깍 삼키며 말을 하려 하다가)
"에이~, 부끄럽네요!"
하는 거였어요.
사회자 :
(그러자)
"괜찮습니다!
여기 계시는 분들은 모두 성인들이라 어떤 말도 괜찮습니다.
아무 걱정 마시고 어서 말씀하십시오."
아가씨 :
"정말 괜찮을까요? "
사회자 :
"그럼요.
아무 걱정말고 말씀해 보십시오."
아가씨는 :
(그러자 부끄러운듯 한참 뜸을 드린후)
"하나 남은 정답은
'코~딱~지' "
하는 거였지요.
이 말 한 마디에 장내는 온통 박장대소를 하면서 뒤집어졌습니다.
정말 재치있고 재미있는 아가씨 아닌가요?
우리가 다 알고 있는 유모어이지만 다시 들어도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보니,
우리 말에 "지"로 끝나는 말이 참으로 많습니다.
어떻습니까?
재미있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