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제문자도(孝悌文字圖)








문자도는 문자와 그림을 결합시켜 그린 그림으로 민화의 한 종류이다. 특히 효제문자도는 효도, 우애, 충절, 신의, 예절, 의리, 청렴, 부끄러움을 의미하는 여덟글자를 사용한 문자도로 효(孝), 제(悌), 충(忠), 신(信), 예(禮), 의(義), 염(廉), 치(恥) 등 유교국가의 윤리관을 주제로 하는 그림을 표현한 것을 말한다. 각각의 글자는 그 의미와 관련된 고사나 설화의 내용을 대표하는 상징물과 함께 그려지기도 하고 고사의 내용을 글씨에 넣어 그리기도 하였다. 주로 8폭의 병풍으로 그려져 항상 곁에 두고 유교사회에서 지켜야할 기본적인 요소들을 생할 속에서 되새길 수 있도록 하였다.
문자도에 보이는 그림은 단순한 장식용이 아니라 각 문자와 관련된 옛이야기나 관련된 사물을 표현한 것이다. 고사와 관련된 상징물의 의미를 알고 보면 문자도를 이해하는 폭이 훨씬 넓어질 것이다.
'효'자는 글자의 일부분을 잉어와 죽순, 부채와 가야금으로 표현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그림 윗쪽에 있는 글씨를 보면 왕상빙리, 맹종설순이라 되어 있는데 잉어와 관련된 이야기는 왕상에 관한 이야기로 "왕상은 중국 진나라 사람인데 한겨울에 병든 계모가 잉어를 먹고 싶다고 하자 도끼로 얼음을 깬 후 옷을 벗고 얼음 속으로 뛰어들려고 하는데 갑자기 얼음이 깨지면서 잉어가 튀어나왔다고 한다." 죽순과 관련된 맹종에 관한 이야기는 "겨울에 병든 어머니가 죽순이 먹고 싶다고 하자 눈 덮인 대나무 밭에서 죽순을 찾아 헤매다가 찾지 못해 울고 있는데 홀연히 죽순이 솟아 나왔다고 한다. 부채는 한나라 사람 항향에 관한 이야기로 "항향은 여름에 부모를 위해서 이부자리를 준비하면서 시원하게 부채질을 하고 겨울에는 자신의 몸으로 따뜻하게 했다"는 이야기이고 가야금은 "순임금이 계모에게 가야금을 들려주었다"는 고사를 인용한 것이다.
효제문자도 제
'悌'제는 형제간의 우애를 뜻하는 글자로 시경에서 소재를 구한 것으로 앵두나무에 할미새 두 말가 표현되어 형제 간에 서로 돕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효제문자도 충
'忠'자는 물고기가 변하여 용이된다는 어변성룡을 표현하고 있어 물고기와 용, 대나무와 새우, 조개가 그려져 있다. 어변성룡은 잉어가 용문을 넘으면 출세한다는 내용을 과거에 급제하여 관료로 왕에게 충성하는 모습을 표현하는 것으로 우리 창덕궁 주합루에도 이와 같은 내용을 표현한 물고기가 조각되어 있고, 주합루로 올라가는 문의 이름도 어수문이다. 새우와 조개는 충절을 상징하는 것으로 구부러진 새우등은 진심어린 충정을 말하고 조개의 단단한 껍질은 변치않는 충성심을 표현한 것이다. 새우와 조개는 한자로 읽을 때 하, 합으로 소리나는대로 읽으면 화합을 의미하는 것으로 화합해서 군주에게 충성하라는 뜻도 담고 있습니다.
효제문자도 신
'信'자에는 믿음의 상징인 기러기와 복숭아꽃과 얼굴은 사람에 몸뚱이는 새의 형상을 한 청조(파랑새)가 그려져 있다. 파랑새와 복숭아꽃은 서왕모 설화에 나오는 이야기로 복숭아꽃은 서왕모가 살고 있는 궁전을 표현한 것으로 봄을 상징하고 파랑새는 소식을 전하는 길조로 알려져 있습니다.
효제문자도 예
'禮'자는 거북이와 '詩書'라는 책이 그려져 있는데 거북이는 낙서의 고사를 표현한 것으로 낙서란 우임금이 치수를 할 때 낙수에서 나온 거북이의 등에 있던 무늬를 말하는 것으로 이것이 후에 서경의 홍범구주의 원본이 되었다고 하며, 예를 근본으로 하였떤 복희씨는 이것을 토대로 팔괘의 이치를 세웠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근거로 하여 거북이가 예를 상징하는 글자가 된 것이다.
효제문자도 의
'義'글자에는 물수리 두 마리와 복숭아꽃이 표현되어 있다. 복숭아꽃은 삼국지의 도원결의를 상징하며, 물수리 두마리는 [시경]의 주남관저 시에서 유래한 것으로 부부간의 정다운 신의와 애정을 상징한다.
효제문자도 염
'廉'자에는 복숭아꽃이 만발한 곳에 누각이 세워져 있고, 아래에는 국화가 표현되어 있는데 이곳은 주돈이가 살았던 청계를 표현한 것으로 세파에 물들지 않은 청렴한 삶을 표현하고 있다.
효제문자도 치
'恥'는 백이숙제의 고사를 표현한 것으로 보름달 안에 토끼가 방아를 찧고 있고 게 한 마리와 수양산이 그려져 있다. 달과 매화가 그려진 것은 백이와 숙제가 수양산에서 의리와 절개를 지키기 위해 자연과 더불어 일생을 보냈다는 고사를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