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시장 독점’ 중국에 도전장 내민 호주 “여러 난관 존재”…전문가들 지적
O 호주 연방정부가 최근 막대한 자금 지원 계획을 발표하며, 세계 희토류 시장을 독점 중인 중국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중국의 아성을 무너뜨리기에는 너무 많은 장애물이 가로막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음.
- 호주 정부는 2년 전 서호주에 희토류 처리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광산회사 일루카(Iluka)에 12억5000만 호주 달러를 지원한 데 이어, 지난 3월 광산회사 아라푸라(Arafura)가 노던 준주(Northern Territory)에서 추진 중인 희토류 광산과 정련소 건설 프로젝트에 8억4천만 호주 달러(미화 5억5000만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히면서 희토류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음.
- 오래 전부터 원자재를 수출해온 호주는 청정에너지 개발 붐과 함께 세계적인 희토류 공급국으로 우뚝 서기 위해, 희토류 수출뿐만 아니라, 중·하류 산업 육성을 통해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에 힘쓰고 있음. 또한 세계 핵심광물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 감축을 위해 미국과도 광범위한 공조 노력을 전개하고 있음.
- 허나, 분석가 및 전문가들은 호주가 과연 아시아 및 아프리카의 저비용 생산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을지 등이 미지수라며, 호주의 희토류 광산 및 정련소 프로젝트 건설 전략에 의구심을 갖고 있음. 이미 니켈, 리튬, 코발트 등 배터리 원료 광물들의 공급과잉으로 기존 프로젝트와 개발 계획이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이며, 희토류(전기차 엔진, 풍력 터빈 등에 사용되는 영구 자석의 17가지 금속 원소)의 가격도 최근 급락해, 중국 외 최대 희토류 생산기업인 호주 라이너스(Lynas)의 반기 실적이 크게 악화했음.
- 현재 중국은 세계 희토류 채굴 공급량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으나, 중국 외 광산이 확대되고 새로운 공급원이 시장에 등장함에 따라 2035년에는 50%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정련소의 경우에도 현재 세계 시장의 85%에 달하는 중국의 점유율이 2035년까지 지금의 2/3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중국의 희토류 공급망 지배력이 지금보다 약화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음. 허나, 시장조사기관 ‘우드맥킨지(Wood Mackenzie)’의 로스 앰블턴은 호주 등이 추진하는 새로운 희토류 개발 사업이 비용, 자금조달, 기술전문성과 인플레이션 측면에서 여러 난관에 직면해 있기에 중국의 아성을 무너뜨리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음. 그는 무엇보다 비용 측면에서 중국과 경쟁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선 매우 어려워 보인다고 밝히고, “중국 외 희토류 공급망 개발 사업이 어느 정도의 성공은 거둘 것이며, 호주도 제 몫을 해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광산 산업의 다른 모든 개발 사업과 마찬가지로 이 사업에도 분명 난관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음.
- PwC의 에너지전환자문 그룹의 데이비드 페어는 아라푸라와 일루카 프로젝트는 경제성보다 전략적 중요성이 관건이라고 지적하면서, 호주의 희토류 밸류체인 점유율이 높아지려면 정부의 지원이 중요하고, 투자자들도 단순 수익률이 아니라, 호주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할 것이라고 밝혔음.
- 허나, 일루카 프로젝트의 경우 벌써부터 예산 초과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루카와 아라푸라 두 프로젝트 모두 당초 예산 혹은 건설 기한을 맞추지 못할 것으로 일부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음. 테라 캐피털(Terra Capital)의 딜런 켈리는, 현재 희토류 가격을 감안하면 투자를 담보할 경제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고, 10년 전 리나스의 상황과는 확연히 다르다고 지적했음. 리나스의 희토류 처리 시설은 말레이시아 콴탄 소재 대형 석유화학 단지에 건설되어 비용 및 기술 노동력 측면에서 이점을 누렸지만, 일루카와 아라푸라가 추진 중인 희토류 관련 시설은 지리적으로 고립되어 있고, 비용도 훨씬 높다고 설명했음.
- 한편, 줄리 클링거 미 델라웨어 대학 조교수는 2010년 중국의 희토류 수출 일시 중단 조치 이후 수백 건의 희토류 개발 프로젝트가 개시되었으나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면서, 물론 중국이 그 이후로는 믿을 수 있는 공급국으로서 자리매김하긴 했지만, 현재 지정학적 긴장 고조 속에 공급망을 둘러싼 담론이 변화하고 있고 다른 트렌드들도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음. 예를 들어, 중국은 자국 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움직이고 있고, 다른 국가들에서는 핵심 원료 확보와 에너지 전환 달성에 정책 포커스가 맞춰지면서 정부 보조금 정책 등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는 것임.
출처: 닛케이아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