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광소녀★`
메일 주소 : -_-flower-_-a@hanmail.net
팬카페 : http://cafe.daum.net/LovelySosu
버디 : 소녀…。
──────────────────────★
※ 불펌은 나쁜거예요 =_=)o 불끈! ※
♣──────────────────────
< 17 >
“이런데 뭐하러 들어와요. 밥도 먹었는데!”
“후식!”
그들이 들어온 곳은 아이스크림 전문점.
혜선은 이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인상을 찌푸리며 싫은 듯 비누를 바라보고 비누는 주문을 할 뿐이
었다. 그리고 주문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이스크림은 그들 앞에 놓이게 되었다.
“먹어.”
비누가 말했다.
먹어? .. 혜선은 비누의 말에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스푼을 들고 아이스크림을 한입 떠 넣는다.
그리고선 먹기 싫다고 할 땐 언제였냐는 듯 맛있게 아이스크림을 먹기 시작한다. 비누는 그 모습을
보고 또 다시 입가에 미소를 그린다.
“아차.”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먹던 혜선이 고개를 들며 말했다. 눈을 살짝 크게 뜨고 비누를 바라보는 혜선.
그 시선에 비누는 왜 그래요? 라는 시선으로 혜선을 바라본다.
“상당히 말이 짧아 진 것 같은데..?”
“그러게.”
“왜 반말이야?”
혜선이 스푼을 입에 살짝 걸쳐 물고 비누를 노려본다. 푸웃 하고 웃는 비누. 그러더니 혜선을 향해
부담스러운 보이스로 이렇게 말한다.
“너도 반말이잖아.”
“……으음. 그럼 너도 반말해. 나도 말 놓을테니까.”
스푼으로 아이스크림을 퍼 먹으며 혜선이 말했다. 비누는 또 다시 웃음 지을 수 밖에 없었다.
맛있게 먹는 혜선을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비누. 그러다 자신도 아이스크림을 떠 먹기 시작한
다. 주변의 사람들이 ‘저 사람 비누 아니야?’ 라는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보내건 말건 비누는 맛있게
아이스크림을 먹을 뿐이었다.
그 모습을 조금 떨어진 테이블에서 이를 뿌드득 갈며 노려보는 채린이 있다. 채린은 자리를 화장실
로 옮긴다. 화장실로 간 채린은 폰을 꺼내들어 비누에게 전화를 건다.
♬~
비누는 아이스크림을 먹다가 자신에게 전화가 걸려오자 누구인지를 확인하고 살짝 인상을 찌푸린
다. 채린에게서 전화가 온 것이었다.
“여보세요.”
-비누씨~ 호호호.
“잠시만요.”
채린이 웃으며 전화를 하고 비누는 전화를 끊을까 하다가 그냥 통화를 하기로 마음 먹고 혜선에게
눈빛과 함께 고개를 살짝 까닥이며 화장실로 향했다. 잠시 자리를 뜬다는 예의상하는 끄덕이임었
다. 혜선은 그런 비누를 살짝 보다가 다시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그리고 비누가 화장실로 사라졋음
을 확인하고선 씨익 웃고 비누의 아이스크림을 한숟갈 퍼먹는다.
# 화장실.
“어쩐일로?”
-호호, 꼭 어떤 일이 있어야 전화를 하나요?
“그런 건 아니지만….”
-호호호, 시간 있으면 좀 만나자구요.
“시간이 있을리가 없죠. 지금 한창 바쁠때잖아요.”
비누는 능청스럽게 바쁘다고 말을 했다.
그리고 채린은 그런 비누의 행동에 여자 화장실에서 이를 뿌드득 갈 수 밖에 없었다.
-바쁘세요?
“아! 누가 저 부르네요. 제가 다음번에 전화 드릴게요.”
비누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리고 이왕 화장실에 온 거 머리도 살짝 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머
리를 다 만지고 난 후 화장실을 빠져나와 혜선에게로 향했다.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던 채린은 주먹을 꾸욱 쥐고 폰을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했다. 그리고 씨익
웃고선 비누의 뒤를 따라갔다.
# 아이스크림 가게 안.
“똥 누다 왔나? 시간이 상당한데. 쯧쯧. 젊은 나이에 벌써 변비라니.”
어느새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 입 맛을 다시고 있던 혜선이 비누를 향해 이렇게 말하고 그 말에
“푸웃.”
하고 웃어버리는 비누다.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는 비누. 그리고 폰을 톡톡 건드리며 전화를 하고
왔다는 걸 알린다. 하지만 혜선은 이렇게 말한다.
“누가 전화했다는거 모른다고 했나. 전화 받으면서 화장실로 갔는데~”
“속 박박 긁는게 재밌나봐?”
혜선이 창밖을 바라보며 비누에게 말하고, 비누는 자리에 앉으며 혜선에게 반박했다. 그리고 자신
의 아이스크림을 내려다본다. 텅텅 비어있는 유리그릇. 그리고 고개를 돌린채 비누를 바라보지 않
고 있는 혜선. 비누는 혜선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그리고 유리그릇을 톡톡 친다.
“이거 먹은거예요?”
또 다시 존대로 돌아온 비누였다. 혜선은 비누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골 때리는군.”
비누는 이렇게 중얼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서 뚜벅뚜벅 앞으로 걸어나가고 혜선은 그런 비누의 팔
목을 잡음과 동시에 위로 올려다보며 이렇게 말한다.
“화....났니?”
..
..
..
잠시 뒤. 거리 한가운데.
“쪼잔하게 그거 가지고 화가 날리가 없잖아.”
“그래도 네 표정이 꼭 화난 표정이었는 걸.”
“…화 났다면 어쩔건데?”
“담번에 내가 아이스크림 사줄게요.”
혜선은 앞서 걷는 비누의 팔목을 잡고선 이렇게 말했다. 항상 당당하던 혜선이었지만 비누가 화가
난 듯 하자 안절부절 못하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 듯 했다.
당당한 사람 앞에선 한없이 당당한 혜선이었지만 자신에게 화난 사람이나 삐친사람에겐 어떻게 대
해야 할지 참 난감해지는 혜선이었다.
“풋. 됐거든요? 이제 볼 일 끝났으니까 집에 들어가 봐요.”
“...차가 없는걸.”
“버스나 택시타고 가요.”
“돈도 없는걸.”
“아, 진짜 대체 있는게 뭐야. 이 여자?”
자기가 같이 놀자고 할 땐 언제고, 하루 책임지라고 할 땐 언제고 비누가 혜선에게 성질을 부린다.
고작 아이스크림 하나가지고 마음이 많이 상해버린 듯 해 보이는 비누다. 혜선이 아이스크림을 사
준다고 해도 비누의 화는 그리 쉽게 풀리지 않는 모양이다.
비누가 황당하단 듯 혜선을 바라보자 그제야 혜선은 “아!!!” 라고 소리치더니 폰을 꺼내든다. 그리
고 나서 비누의 팔목을 조심스레 놓더니 손을 마구 흔든다.
“나 우리 이모한테 전화하면 되요. 바이바이~”
그리고 밝게 웃으며 비누에게 손을 흔든다. 비누는 그 모습을 보고 한쪽눈을 찡그린다.
손을 흔들던 혜선은 자신의 폰을 들고 수정에게 전화를 걸려고 하고, 비누는 그런 혜선의 폰을 뺏
어 들더니 탁, 하고 소리가 나게 닫는다.
“미쳤어요?”
그런 비누를 보며 혜선이 말한다. 비누는 혜선의 폰을 한쪽손으로 들더니 폰과 혜선의 얼굴을 마주
본다.
눈을 깜빡이는 비누. 그러더니 머리를 살짝 긁는다.
“다음번에 아이스크림 사준다고 했지?”
“(끄덕)”
“……. 데려다 줄게.”
폰을 다시 혜선에게 건네는 비누. 혜선은 폰을 받아 들었고 그와 동시에 씨익 웃더니 비누의 정강
이를 걷어차 버린다.
“이거 완전 미친~놈 아냐?”
미친놈 할때, 친 에서 강한 바람소리와 함께 발음을 내버리는 혜선이다. 그리고 피식 웃고선 뒤돌
아 걷는다. 뒤에서 비누는 다리를 부여잡고 깡총깡총 뛰기 시작한다.
“야, 이! 싸이코야. 너한테 미안한거 하나도 없다. 너 왜 그렇게 사니?”
그리고 혜선은 천천히 앞으로 전진한다.
비누는 여전히 다리를 부여잡고 있다. 그리고 입가에 미소가 지어져있다. 그리고 혜선이 사라질 때
쯔음 다리를 펴고 쩔뚝 거리며 걷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폰을 드는 비누.
+ 내가 원래 좀 싸이코야 +
혜선에게 문자를 보낸다.
+ 꺼져. 병신아. +
혜선의 답문자.
+ 다음번에 또보자? +
+ 담번에도 이따위면 죽을 줄 아세요!! +
+ 어울리지 않게 왠 존댓말이야. +
+ 내 맘 +
+ 그냥 말 놔. 난 스물 셋. +
+ 전화. +
원래 문자 같은 건 잘 하지 않는 비누였지만 혜선에겐 자꾸 문자를 보내었다. 하지만 귀찮았던 것
일까. 혜선이 전화 라는 짤막한 문구만 비누에게 보내 버리고 비누는 그 문자의 의미를 알아채고
혜선엑 전화를 건다.
컬러링 하나 없는 기본음이 비누의 귀를 울리고 잠시뒤 혜선이 전화를 받는다.
-아, 진짜. 나 길 잃어 먹었어!!!!!!!!!
그리고 대뜸 비누에게 이렇게 말한다.
< 18 >
“아이씨. 왜 이렇게 늦었어!”
존댓말이란 건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듯 혜선이 길가에 쪼그려 앉아 있다가 비누가 자신의 눈
앞에 보이자 대뜸 소리를 질러버린다. 그리고 비누는 그런 혜선을 보며 가만히 미소를 지을 뿐이었
다. 언제봐도 새로운 여자. 그리고 점점 마음에 쏙 드는 여자. 비누는 이런 생각을 조용히 하였다.
“어디있는지 정확히 말하지도 않아놓고선 큰소리냐. 큰소리는!”
“어쨌든!!!”
비누에게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알리지도 않았던 주제에 되려 비누에게 큰소리다.
“아, 더워 죽겠네. 더워 죽겠어.”
거기다가 더워 죽겠다며 칭얼거리기까지 한다.
“찬바람 불고 있거든?”
“어. 알어. 근데 왜 이렇게 덥냐.”
그리 차지는 않지만 그래도 꽃샘추위라고 해야 하나? 그 정도보단 강도가 약한 바람이 거리의 사람
들의 옷깃을 스쳐 지나가고 있는데도 혜선은 덥다고 말을 한다. 햇볓은 그들의 머리 위에서 쨍쨍.
자신의 할일을 열심히 수행중이다.
“우리 저기 갈까?”
덥다고 칭얼거리는 혜선의 손을 잡고 비누는 어느 한 곳을 가르켰고, 혜선은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
를 도리도리 저었다.
“저딴데를 내가 왜 가!!”
라고 말하며 고개를 획 돌려버리는 혜선. 하지만 그녀의 눈동자는 이미 비누의 손끝을 향해 가 있
는 상태다. 비누의 손끝을 따라 간 곳엔 ‘비키니 입고 오는 여자는 무조건 공짜!’ 라는 현수막이 걸
려 있는 PC방이었다.
“..비키니 입고 갈까?”
그리고 진지하게 비누를 향해 말하는 혜선이었다.
“풋. 미쳤냐?”
..
# PC방 안.
어느새 PC방 안으로 들어온 그들은 금연석 2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선 컴퓨터를 하기 시작했다. 비
누는 자신이 팬카페 혹은 홈피라는 것이 존재할 것이 분명하기에 할 일이 많겠지만 혜선은 전혀 그
렇지 않다. 오히려 컴퓨터와 멀리했던 시간이 몇달이었다. 괜히 컴퓨터 했다가 옛 친구들을 넷상에
서 만난다면 안 좋을 듯 해서 컴퓨터를 피했었던 혜선이었다. 하지만 ..
혜선은 용기를 내어 메신져에 접속했다.
홈피 (549) 쪽지 (264) 메일 (120)
참 많기도 하다. 혜선은 귀찮은 표정이 역력한 채로 홈피를 클릭했고 홈피를 클릭하자 마자 방명록
과 게시판. 그리고 질문방엔 온갖 글들이 가득했다. 대분의 내용이 ‘보고싶다.’ 였고…….
“아, 젠장.”
혜선은 인상을 찌푸리며 하나하나 체크를 해가며 읽지도 않고선 읽음을 클릭해 버렸다. 그로서 홈
피의 수많은 글들은 묻혀져갔다. 그리고 쪽지함은 아예 열어보지도 않는 혜선이었다. 메일도 마찬
가지로 확인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귀찮다는 듯 수신거부까지 해버리는 혜선.
그리고 나서 행여나 친구들을 만날까 메신저를 꺼버리는 혜선. 그리고 옆의 비누를 물끄러미 바라
본다. 역시나 비누는 자신의 팬카페와 공식홈페이지 미니홈피 등을 천천히 바라보고 있었다.
“얼~ 팬 많네?”
새삼스레 감탄을 하며 혜선이 이렇게 말하자 비누는 ‘훗’ 하고 한번 웃더니 혜선을 바라보았다. 어
느새 혜선은 자신이 앉아 있던 컴퓨터의 종료를 마친 상태였다. 비누는 어쩔까 하다가 ..
..
..
..
..
“아, 짜증나. 그거 내가 먹으려고 했었거든?!”
“니가 못하는 걸 왜 나보고 그러냐?”
“아, 이새끼 존나 재수없어. 나 집에 갈래.”
지금 그들은 두시간째 테트리스 중.
너무 뛰어난 솜씨로 혜선을 깔아 뭉개버리는 비누로 인해 혜선은 약이 상당히 올라있는 상태다.
볼을 빵빵히 부풀리곤 인상을 찌푸리는 혜선을 비누는 귀엽다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혜선은 그런
비누를 힐끗 보더니 팔꿈치로 비누의 팔을 툭 치더니
“시작해!”
라고 말한다.
그리고 또 다시 시작된 테트리스.
“씨발!!!!!!!!!!”
결과는 .. 역시나 혜선의 패.
..
..
..
“안녕~”
테트리스를 신나게 하다가 혜선은 수정의 전화를 받고 집으로 올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비누는
혜선을 집까지 데려다 줬고. 뭐, 데려다 줬다고는 하지만 비누와 혜선은 같은 곳에 살기에 데려다
줬다는 말이 여기에 쓰여질 상황이 맞나 모르겠지만 말이다.
엘리베이터가 닫기기 전 혜선은 비누에게 인사를 하며 뒤돌아 섰고, 비누는 손을 한번 들어 줌으로
써 그 인사에 답했다.
혜선이 엘리베이터에서 빠져나가고 난 후 11층에 도착해 내리려고 하려는 찰나 비누의 폰이 울렸
고 비누는 그 폰을 받아들었다.
“여보세요?”
-비누씨!
“누구.....”
비누는 귀찮아서 그냥 전화를 받았기에 누군지 자세히 보지 못했기에 누구인지 물었고 상대방쪽에
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저예요. 진채린.
..
..
..
# 채린의 차 안.
비누는 채린의 전화를 받자마자 아래쪽으로 내려와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 채린의 차로 추정되는
차 근처로 가 차를 똑똑 두드렸고, 그때 창문이 살짝 열리며 채린이 눈짓을 보냈다. 비누는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 차 안으로 들어섰고, 차 안은 채린의 독한 향수 냄새로 가득 차 있었다.
“어쩐일로?”
“우리가 꼭 무슨 일이 있어야 만나는 사이인가요?!”
“……그런 사이죠.”
비누는 싱긋 웃으며 채린에게 말했다. 살짝 일그러지는 채린의 얼굴.
비누는 그런 채린의 표정을 유심히 살피며 훗, 하고 웃어버린다. 건방진 비누의 표정과 행동들.
하지만 채린의 눈에는 그런 태도보다는 오직 비누의 잘생긴 얼굴만 보이는 모양인지 비누의 목에
자신의 두 팔을 깍지껴서 앵겨버린다. 비누는 살짝 채린을 밀어버리고 그런 비누의 행동에 채린은
더 심하게 앵겨 버린다.
아무리 썬팅이 진하게 된 차라도 이런 상황은 위험했다. 게다가 진채린 그녀와 함께라면 더 위험했
다. 스캔들 메이커. 모든 남자 집적거리는 것으로 유명한 그녀였다. 유부남이든 아직 젖비린내 나
는 애송이들이든지 간에 채린의 눈에 찍힌 이상 신문 1면에 장식하지 않은 이들은 없었다.
비누는 이런 상황에 처하자 인상을 심하게 찌푸렸고, 채린은 그런 비누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가
져다 댄다. 곧 채린의 입술과 비누의 입술을 포개어 지고, 비누는 채린을 밀어내다 밀어내다가, 어
쩔 수 없다는 듯 그 입술을 받아 들인다.
어느새 비누의 손은 채린의 허리를 둘렀고, 채린은 비누의 몸위에 올라가 있었다.
투우욱_ 하고 비누의 의자가 뒤로 스르륵 어가고 채린은 비누의 몸을 더듬기 시작한다. 그러자 비
누가 눈을 뜨며 채린의 입에서 자신의 입을 뗀다. 그리고 채린을 밀어낸다. 안 밀려날 것 같은 채린
이 비누에게서 떨어진다.
“후, 이제 용건을 말해봐요.”
스르륵_ 비누의 의자가 다시 위로 올라오고 비누는 침착하게 채린에게 말을 한다. 채린은 비누가
자신과의 키스 후에도 아무런 흐트러짐을 보이지 않자 살짝 실망한듯 한 눈초리다.
“류비누씨는 제꺼예요.”
“훗, 언제부터죠?”
“처음 만났을때부터 지금까지 쭈욱_, 그리고 앞으로도 쭈욱!!”
채린은 당당하게 비누의 눈을 바라보며 말을 한다. 비누는 가소롭다는 듯이 또 다시 ‘훗~’ 하고 웃
어버린다. 채린의 자존심이 상하든 말든, 채린이 자신보다 선배이든 아니든 간에 지금 비누는 당황
스러움에 살짝 화가 나 있는 상태였다.
혜선과 재미있게 놀고와서 좋았던 기분이 채린의 키스로 인해 다 날아가 버렸기 때문이다.
“대.선.배.님.”
비누는 한자한자 끊어가며 채린에게 말한다.
“에이~ 왜 그래요오~ 비누씨~ 그냥 채린이라고 불.러.요~”
채린도 강하게 끊어서 말을 한다. 비누는 싱긋 웃으며 채린을 향해 이렇게 말한다.
“그래. 채린아.”
자신이 이름을 부르라고 말했지만 막상 비누에게 자신의 이름이 불려지자 기분이 묘해지는 채린이
었다. 하지만 곧 얼굴 가득 화사한 미소를 짓는 채린이다.
“왜? 비누야?”
그리고 이렇게 말해버린다. 비누는 인상을 잔뜩 찌푸린다. 자신이 이름을 부르라고 채린에게 허락
을 한 적이 없는데 허락도 없이 함부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채린때문이었다. 하지만 채린은 선배
였다. 그리고 자신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여자였다.
“야자타임. 좀 어색하네요.”
“너 답지 않게 왜 그래? 다른 사람들에겐 잘만 이런다며?”
“……후, 그리고 비누라고 하지 말고, 그냥 ‘류’ 라고 하세요.”
“류? 애칭이야?”
애칭? 비누에게 애칭 따위가 있을 리가 없었다. 다만 자신의 이름이 채린의 입에서 나오는게 싫었
을 뿐이었다. 그랬기에 성을 부르라고 한 것 뿐이었다.
“그.......럴 수도 있는거죠.”
“어머, 류씨가 자꾸 존대하니깐 반말하는 제가 어색하잖아요~”
“……대선배한테 제가 감히 어떻게.”
비누는 이렇게 말했고 채린은 그저 한번 웃고나서는 시동을 걸었다. 조금 뒤 차는 앞으로 조금씩
전진해 나갔고 비누가 어디로 가는지 묻기도 전에 채린은 이렇게 말한다.
“곧 그렇게 될거야.”
비누는 채린의 말에 곰곰히 생각에 빠진다. 도무지 시궁창 처럼 더러운 채린의 속내를 알 수가 없
었기에….
< 19 >
혜선은 비누와 헤어져 집으로 돌아왔지만 아무도 반겨주는 이가 없었다. 수정은 아직도 데이트 중
일 테니깐 집에 벌써 와 있을리가 없었다.
혜선은 텅텅 비어버린 집을 정신분열증 환자처럼 왔다 갔다 돌아다니다가 쇼파에 앉아서 TV를 켠
다. TV에서는 시끄러운 잡음만 들릴 뿐이었고(단, 혜선에게만 그렇게 들렸을 뿐이다.), 혜선은 곧
장 TV를 꺼 버린다. 그리고 쇼파에 푹 파묻혀 눈을 감는다.
자꾸만 아른거리는 비누의 얼굴. 고작 아이스크림 하나에 삐져선 화를 내던 비누의 모습이 혜선의
눈가에 아른거리고 혜선은 자신도 모르게 피식 하고 미소를 머금는다.
그러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는 혜선.
“..아이스크림이나 사줄까?”
심심하던 차에 할 일도 없고 혜선은 아이스크림을 사러 나가기 위해 바깥으로 나간다. 그리고 아이
스크림을 사러 아이스크림 전문점으로 들어가 최고로 큰 통에 초코 아이스크림을 가득 사서 부퉁
켜 안고 다시 아파트로 향한다.
아파트 앞에 도착했을 즈음 혜선의 눈은 반짝반짝 빛이 난다. 하지만 그 반짝이던 빛은 어느세 레
이저 광선이 된 듯 활활 불타 오른다.
※ ※ ※ ※ ※
곧 말을 놓게 될 거라는 채린의 말에 잠자코 앉아 있던 비누였지만 무슨 일이었는지 채린이 전화
한 통화를 받으며 입술을 질끈 깨무는 행동과 함께 다시 차를 돌려 비누를 그의 집에 데려다 주고
자신의 차를 몰고 급히 어디론가 가 버리는 채린에 의해 '곧 말을 놓게 될 거야.'라는 말은 무산된지
오래였다. 비누는 아파트 입구에 서서 채린이 사라진 곳을 조용히 응시하다가 피식 웃고는 자신의
집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러다 자신의 뒤통수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시선에 ‘설마.. 파파라치들?’이란 무시무시한 생각을
하며 살짝 뒤돌아본다.
비누가 뒤돌아 봤을때 그곳에선 엄청나게 큰 통을 부여안고 자신을 바라보며 서 있는 혜선이 있었
다. 비누는 손을 흔들며 아는 척을 하려 했지만 혜선이 휙_ 하고 세차게 자신에게서 등을 돌리고 사
라져 버리자 뻘쭘하게 들어올린 손을 내려 버렸다.
엘리베이터 안으로 먼저 들어가 버린 혜선은 씩씩 거리며 색안경을 신경질적으로 벗어버렸다. 뿌
드득. 이가는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아이스크림통 뚜껑도 열렸고 자그마한 플라스틱 숫가락으로
그 아이스크림을 마구 퍼 먹어버리는 혜선이다.
“아, 달아.”
라며 살짝 인상을 찌푸리는가 싶더니, 입 안 전체를 감도는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이제야 느껴지는
지 혜선은 기분 좋은 듯 미소 짓는다.
드드드득_.
혜선의 주머니에서 폰 진동소리가 들리고 혜선은 아이스크림 통을 닫음과 동시에 전화를 급히 받
았다.
“여어세여.”
그녀의 입엔 숟가락이 물려있기에 발음이 세 버리고 말았다.
-봤으면서 그냥 가?
“펫_!! 참나~ 언제 봤다고 반말이세요?”
숟가락을 엘리베이터에 훅~ 바람을 불어 뱉어 버리고 혜선이 상대방에게 말했다. 상대방은 비누.
-와, 이러긴가?
“끊어요. 인조미인이랑 아이스크림 먹던지!!”
말도 안되는 혜선의 말. 앞,뒤가 전혀 맞지가 않다.
붕어빵에서 머리와 꼬리만 있는 것 같달까? 팥이 가득 들어있는 몸통 부분을 고의적으로 없앤듯 한
그런 느낌.
비누는 그런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뭔가 혜선의 말이 이해 될 듯 하면서도 이해가 안 되 었기
에…….
혜선은 엘리베이터가 10층을 알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자 바로 내려서 자신의 집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리고 혜선의 자신의 집으로 들어간지 얼마 되지 않아 엘리베이터가 10층에서 또 멈춰 섰
고, 그 엘리베이터 안에선 비누가 내리고 있다.
“우적우적. 아우 재수없어. 꿀꺽. 그런 인조미인이 뭐가 이쁘다고. 쩝쩝. 저 방청객들은 저게 뭐가.
꿀꺽. 웃기다고 웃는거야?”
TV를 보며 웃기지도 않는데 마구 웃는 방청객을 비웃으며, 아이스크림을 퍼먹는 혜선이다. 채린의
차에서 비누가 내리는 것을 봐 버린 혜선. 채린의 차란 걸 알리가 없는 혜선이었지만 비누가 그 차
에서 내릴때 살짝 비친 얼굴은 분명 채린이었다. 왠지 모르게 기분이 나빠지는 혜선이었다.
그리고 그걸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방청객을 씹는 것으로 대처하는 그녀.
♪~
방청객을 보며 쯧쯧 거리다 초인종이 울리자 인터폰으로 누구인지 확인을 하는 혜선은 자그마한
화면에 비누의 얼굴이 보이자 가만히 서 있는다.
♪~
또 한번 초인종 소리가 집 전체를 울린다.
“왜요!”
혜선이 톡 쏘아 말한다.
-못 본 척 지나친게 괘씸해서라도 인사 받아야겠어. 그러니까 문열어.
“아, 진짜! 아까부터 말했지만 당신 나 알아요? 아는 척 진짜 많이 하네.”
-나 너 아는 척 두번 밖에 안 했그든?
“따지지 말아요.”
-문이나 열지?
“모르는 사람한텐 문 열어주지 말랬어요. 우리엄마가.”
탁_
혜선은 이렇게 말하곤 다시 쇼파로 가 앉아 TV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면서도 가끔씩 시선은 현관에
박히는 것을 잊지 않았다. 하지만 비누가 곧 갔을 거란 생각으로 TV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1분이 지나고.. 3분이 지나고.. 5분이 지났을 때 쯤,
“아이씨!!”
혜선이 이렇게 말하며 현관문을 연다. 그러자 보이는 건 복도 벽에 기대어 서서 현관문을 바라보고
있는 비누였다. 문이 열리자 재빨리 집 안으로 들어오는 비누. 혜선은 설마 아직까지 비누가 있으
리라 생각도 하지 않았고, 그냥 혹시나 해서 열어 본 것이었는데 비누가 있었던 것이었다.
“어! 아이스크림이다!”
혜선의 집 안으로 들어온 비누는 바로 아이스크림을 향해 돌진했고 혜선이 먹고 있던 숟가락으로
아이스크림을 퍼먹기 시작한다. 아주 행복한 듯이 아이스크림을 먹는 비누.
“아, 더러워. 그거 내가 먹던 숟가락인데.”
“나 모른다면서요. 왜 말 거세요?”
혜선이 인상을 찡그리며 비누에게 더럽다고 말하자 이번엔 비누가 혜선을 모르는 척이다. 혜선은
양 볼을 빵빵히 부풀리더니 자신의 방으로 휙 들어가버린다. 그리고 비누는 혜선이 들어가던지 말
던지 열심히 아이스크림을 먹을 뿐이었고.
..
..
..
..
“아이씨! 진짜!!!! 한번만 봐 달라니까?!!”
“승부의 세계는 냉정한 것! 절때 봐 줄 수가 없지!!”
거실에서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커다란 소리가 울려퍼진다. 그 소리가 얼마나 큰지 집 전체를 울리
고도 남았다. 하지만 그들은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듯 했다.
어느새 비누는 자신의 집에서 노트북을 가지고 와선 혜선의 집에서 테트리스를 하고 있었다. 혜선
은 거실에 있는 컴퓨터로. 비누는 자신의 노트북으로.
하지만 결과는 뻔한 것. 비누의 승률은 높아져만 갔고 혜선의 승률은 바닥을 가르키고 있었다.
“아싸아!!!!!!!!!!!!!”
갑자기 이렇게 외친 혜선은 아이템을 몽땅 자신에게 쓰기 시작한다. 비누는 훗. 하고 웃으며 이런
생각을 한다.
‘저렇게 한 뒤 또 바보처럼 나랑 바꾼다는 거 엉뚱한 키 눌러서 소모 시켜버릴 게 뻔하지.’
“악!!!! 씨바! 이럴 순 없어! 이런 씨빠빠 같은 경우가!! 아아악!”
“훗.”
“지금 나 비웃은거지? 그치?!!”
비누는 그럴 줄 알았다는 거만한 표정으로 혜선을 한번 훑어 봐 주었고 혜선은 서서히 죽어가며 비
누를 노려보며 죽일듯이 소리쳤다.
그러자 어깨를 으쓱이며 “전혀~” 라는 혜선의 속을 부글부글 끓게 하는 발언을 할 뿐이었다.
으드득_ 혜선의 이가는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어느새 혜선의 손은 비누의 목으로 가서 흔들고 있었
다.
“윽!”
갑자기 공격당한 비누는 아무런 공격도 하지 못한채 혜선의 손길에 이리저리 흔들거릴 뿐이었다.
하지만 즐거운 지 입가에 미소는 걷히지 않았다.
..
..
..
몇시간을 더 하던 그들이었지만,
“아. 스케줄 있었네.”
비누의 폰이 갑자기 울리며 뭔가를 알리자, 비누가 이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
“응. 담번에 보자~ 친구!”
“응. 친구!!”
어느새 친구를 먹어버린 건지 그들은 어깨를 톡톡 두드리며 인사를 했다. 비누가 집밖으로 나가며
엘리베이터에 타서는 이렇게 말한다.
“친구! 문자할게~”
“응! 친구!! 근데 난 문자는 귀찮으니깐 전화도 좀 하고~”
“Okay!!”
서서히 닫기는 엘리베이터. 그리고 엘리베이터가 닫기자마자 곧장 혜선의 폰이 울린다. 비누의 문
자 였던 것. + 친구. 오늘 즐거웠어~ +
왜 이들은 친구라는 말을 그렇게나 붙이는 걸까?
그리고 비누는 그걸 알까? 혜선은 자신보다 3살이나 어린것을..
< 20 >
“갑자기 무슨 일이예요!!!”
채린의 짜증섞인 목소리가 네모난 공간을 울린다. 크게, 그리고 넓게.
“그건 채린씨가 더 잘 알지 않나?”
채린이 몸담고 있는 기획사의 이사 수혁이 의자에 앉은채 채린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고, 울그락
불그락 채린의 얼굴은 카멜레온처럼, 아니 차마 카멜레온에 빗댈 수 없을 만큼 시시각각 다른 색을
비쳤다. 그 모습을 보고 수혁은 재미있다는 듯 ‘쿡.’하고 웃는다.
털썩_.
채린의 발 밑에 떨어진 신문 하나. 그리고 그 신문 일면엔 ‘연예인 J양의 스폰서는...’ 라는 제목으로
모자이크 된 어느 여자의 얼굴이 보였다. 그 여자는 물론 채린의 사진이 아니었지만 이 기사는 채
린의 기사였다. 하지만 채린은 모르는 척 수혁을 바라볼 뿐이다.
“이.. 이게 뭐죠?”
“으으음~ 괜히 모르는 척 하지 않아도 된다구. 네 뒤를 봐주는 사람 정도쯤은 나도 아니까 말이야.”
“…….”
“그리고 걱정 말아. 그거 날짜를 자세히 봐. 오늘 날짜가 아니라 내일 날짜니까.”
수혁의 능글맞음에 채린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수혁의 비웃음이 진해지면 진해질 수록 채린의
입술은 가지런한 채린의 치아에 의해 무참이 씹혀야 했다.
잘하면 오늘 비누와 스캔들 한건 터트릴 수 있었는데 갑작스런 수혁의 전화에 이런 곳으로 온 것도
짜증나 죽겠는데, 거기다가 내일 터질 사건을 수혁이 알고 있었다. 그 사건의 주인공은 바로 자신
이었고.
“왜 아무런 말씀이 없으실까~? 날 달달 볶을 것 처럼 하더니 이런 기사 하나에 그러는 건가?”
수혁이 얄밉게 채린에게 질문 했고 채린은 고양이 눈망울 마냥 커다란 눈을(물론 짼거지만) 가지고
선 수혁을 그 눈빛으로 죽이기라도 할 듯이 매섭게 쏘아보았다.
하지만 그런 눈빛으로 수혁이 끄떡 할 리 없었다.
“이런 기사 하나쯤이야 막는거 아무것도 아니라구요.”
“훗. 이런 기사 하나쯤이야 막는거 아무 문제 아니겠지. 하지만 이 기사를 넌 몰랐단 거야.”
“어차피 오늘 알았잖아요?”
“그래봤자 넌 이 기사를 못막아. 벌써 인쇄에 들어갔을테니까.”
“…저한테 이러는 이유가 뭐죠?! 우린 같은 기획사라구요! 제가 잘 못 되기라도 하면 기획사에 막대
한 영향이 끼칠텐데 왜 이러는거죠?”
“취소해.”
채린이 분하다는 듯이, 그러면서 수혁을 끌어들일 듯 한 유혹성이 다분한 목소리로 말했건만 수혁
은 냉기가 뚝뚝 묻어나는 목소리로 채린을 향해 말한다.
채린은 수혁의 그 말이 무얼 의미하는지 알지 못해서 가만히 서 있기만 할 뿐이었다.
스르륵_.
또 다른 기사 한 건이 채린의 발 밑으로 떨어졌다. 그건 아까완 다르게 한장 뿐이었고, 그 것을 보고
채린은 주먹을 꾸욱 쥐었다 폈다를 반복했다.
‘제길, 저 능구렁이 같은 놈. 눈치 채지 못하게 했는데 저놈이 어떻게 알아챘담? 이런. 쉣트!!’
채린은 속으로 중얼 거렸다.
“조.. 좋아요! 바로 취소 시킬게요.”
“잊지 말라구. 이 기사를 취소 시키지 않는다면 나도 네 기사를 막지 않을 테니까.”
수혁은 이렇게 말하며 뒤돌아 섰다. 채린은 그런 수혁의 뒷모습을 보며 속으로 욕을 왕창 퍼부으며
이를 뿌드득 갈 뿐이었다.
수혁이 던진 종이에는 이렇게 되어 있었다.
‘A기획사의 이사 B모씨. 연예인을 키워 준다고 일반 사람들에게 돈을…….’
수혁을 골탕 먹여준다는 게 고작 이런 것 뿐이었던 모양이다. 채린은.
괜히 이런 헛 짓을 했다가 비누를 놓친 꼴이 되어 버린 채린은 신경질 적으로 수혁이 나간 곳으로
핸드백을 던져버렸다.
수혁은 밖으로 나가며 피식 새어나오는 웃음을 주체하지 못했다. 이런 기사 따위는 있지도 않았고
(J양의 스폰서 기사.) 설마 이것에 속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
그냥 자신의 기사를 없애기 위해서 이런 짓을 했을 뿐인데 채린이 걸려 든 것 뿐이었다. 수혁은 머
리를 긁적이며 기지개를 폈다. 그리고 이렇게 중얼 거렸다.
“골 빈 기집애. 후아~ 형한테나 가볼까?”
사실 수혁은 그 기사가 터지든 말든 상관이 없었다. 하지만 채린이 오늘 하루 쉰다는 그 말에 순간
골탕을 먹이고 싶어서 이 일을 꾸민 것 뿐이었다. 수혁은 피식 웃으며 자신의 차에 올라탔다. 그리
고 어디론가 전화를 걸며 서서히 차를 몰았다.
“사랑하는 형. 나 형한테 가고 있어. 오랜만에 우리 꼬맹이도 보고. 오냐!!!!!”
수혁은 이렇게 말하며 행복한 미소를 보였다.
자신의 장난에 비누가 스캔들에서 벗어난 것과, 자신이 그 스캔들에 골머리를 썩지 않아도 되었다
는 걸을 수혁이 안다면 아마 기분 좋게 웃을 것이다. 스캔들이란 수습하는게 힘든거니까.
※ ※ ※ ※ ※
“조카~”
“조카 좋아하시네!! 빨리 들어와서 씻기나 해! 술 냄새나!!”
비누가 돌아가고 나서 한참이 지난(다음날 새벽) 시각에 수정이 집 안으로 기어 들어왔다. 술에 잔
뜩 취한채. 그것도 어제 봤던 진호라는 사내와 함께.
“저 사람 길에 갖다 버리고 와요.”
냉정하게 혜선이 이렇게 말했다. 진호는 땀을 삐질 흘린다.
“어..어떻게 그러니.”
“아, 그럼 아저씨 집에 데리고 가서 구워먹던지 삶아 먹던지 하세요. 술 먹으면 냄새 나서 안되요.
주정 부려서 안되요. 나 붙잡고 헛소리 해서 안되요.”
쾅_
혜선은 자신이 할 말만 주절주절 내뱉더니 문을 쾅 닫아 버린다. 문이 닫김과 동시에 난감해 지는
건 진호였다. 더군다나 문을 닫고 흘러나오는 소리는 쑥쓰러움 그 자체였다.
“샤워는 꼭 하고 일 하세요~”
나이 먹을만큼 먹은 진호가 그 말을 못 알아들었을 리가 없었다. 너무나 잘 알아 들어서 얼굴이 붉
어지는 진호였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집 안에서 바라보며 킥킥 웃던 혜선. 그러다 진호가 어쩔 수 없
다는 듯 수정을 데리고 뒤돌아 서자 돌연 얼굴을 확 굳히곤 문을 연다.
“데리고 가랜다고 진짜 데리고 가요? 어우, 짐승!!”
그리곤 수정을 잡아 당겨 집 안으로 데리고 들어간다. 쾅_ 하고 또 다시 문 닫기는 소리가 들리고
또 다시 바깥에 홀로 남겨진 진호는 난감하기 이를 데 없었다.
멀뚱히 서 있던 진호는 쑥쓰러운지 후다다닥 엘리베이터를 타러 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에 도
착했을때 그때서야 집으로 돌아오는 비누가 눈에 보였다. 진호는 아는 척을 하려 손을 흔들었건만
비누는 피곤한지 눈을 부비적 거리며 진호를 보지 못하고 스윽 지나쳤다.
진호는 또 다시 민망함을 느꼈다. 진호의 어깨가 축 처진 듯 해 보이는 건 착각일 뿐인걸까?
..
..
..
한편 집에선.
“아이고! 이 화상! 왜 이렇게 만취 상태로 들어온거야.”
술에 취한 이모의 등을 손바닥으로 탕탕탕 두드리며 화장실에서 혜선이 소리쳤다.
“우웨에에엑!”
대체 뭘 먹었는지 오늘 수정의 오바이트속에 섞인 무언가들은 그 색이 화려함을 뽐내고 있었다.
“으으윽!”
혜선은 더럽다는 듯 고개를 돌리고 코를 막아 버렸다.
그리고 그러기를 수차례. 아침 동이 틀 때 쯔음 그들은 잠을 청 할 수 있었다. 수정이 속을 다 비워
내고 잠잠해 질때까지 그 모든 걸 다 봐버린 혜선이었기에 아침이 되어서도 쉽게 잠을 청하지 못했
던 혜선이었지만 수정이 새근새근 자는 모습을 보고서 자신도 모르게 잠의 나락에 빠져들어 버린
혜선이었다.
..
..
..
“내가 그랬다고?”
-그래!!!
“어우~ 아냐~ 얘는. 내가 그런 실수를 왜 하겠니!”
-왜 하겠니가 아니라, 했다니까?!
“호호호. 아니라니깐? 너 오늘 다시 나 보고 싶어서 그러는 거야? 몇대 살짝 손 좀 볼까?”
-…그래. 너 실수 하나도 안 했어. 씨앙...
“스물 여덟이나 되 가지고 입에 욕 달고 있는 것 봐라. 쯧쯧쯧. 그러니까 일찍부터 출세 하는 건 안
좋은거야. 싸가지가 없어. 싸가지가. 애가 덜 되어 먹었어. 고등학생때도 그렇게 애가 싸가지가 없
더니 입에 욕이 달렸어. 아주 그냥!!”
-..그래, 너 잘났다. 하암. 아침부터 전화 해서 엉뚱한 소리나 해대고. 그러는 너도 일찍부터 출세
한 거거든?
“글쎄. 잠온다고? 그래. 잘자! 그럼 다음에 보자?”
-..잠 다 깨워놓고 저러는거... 하아암~ 봐!!!
해가 중천에 떴을 쯔음 재잘거리는 수다소리에 혜선의 미간이 꿈틀 거렸다. 제기랄 스럽게도 상대
방의 목소리까지 혜선의 귀에 고스란히 들려왔었던 것이다. 혜선은 짜증스럽게 침대에서 몸을 일
으켰고 그제서야 자신이 수정의 방에서 잠이 들었음을 알 수 있었다.
“시끄러!!!!!!!”
혜선이 소리치고 수정이 그런 혜선을 한번 힐끔 보더니,
“야. 조카가 늦잠 자고나서 소리친다. 자던 잠 마저자고 나중에 또 보자~”
-하아암. 그래~
얼씨구. 혜선은 그런 수정을 보며 다시 침대에 털푸덕 몸을 뉘인다. 그리고 나서 이렇게 소리친다.
“내가 누구 땜에 못 잤는데!!!!!!!!!!!! 시끄럽게 굴면 모래주머니 던져 버릴거야!!!”
수정은 피식 웃음지으며 거실로 나갔다.
..뛰어난 체력이었다. 어제 그렇게 속을 비워대더니 아침에 속이 쓰리지 않을 수가 있는 걸까?!!!!
그녀는 실로 대단했다.
☆──────────────────────
발광소녀★`
메일 주소 : -_-flower-_-a@hanmail.net
팬카페 : http://cafe.daum.net/LovelySosu
버디 : 소녀…。
──────────────────────★
※ 불펌은 나쁜거예요 =_=)o 불끈! ※
♣──────────────────────
팬카페에는 이ㅈㅔ
완결을 한편 앞두고 있답ㄴㅣ다! 하하하!!!!!!
카페 게시글
하이틴 로맨스소설
[ 중편 ]
스캔들 <17~20>
발광소녀★`
추천 0
조회 98
05.08.20 02:20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