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유탄 맞은 창녕 더케이 서드에이지 매각 추진
매일신문 2021년 4월 29일
기사 제목에서 '코로나' 운운하지만 실버타운이 무슨 유흥시설도 아니고...
어쩌면 예견된 일일지도...
실버타운 사업을 너무 쉽게 본 잘못일 것이다. 이 사업이 어떤 사업인지, 얼마나 어려운 사업인지 잘 알아보지 않고...
시류에 편승해서...수많은 퇴직 교직원이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으니 막연히 잘 되겠지하고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참 어이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아무런 대책없이 그냥 그만두면 되는 일일까?
동네 치킨 집인지...공적기관인지...구분이 안 되는 일이다.
그리고 왜 '노인복지법'이란 걸 만들었을까도 의문이다.
그냥 '민법'과 '상법'에 기반해서 하면 되는 영리사업에 불과한 것이라면...
결국 '노인복지법'은 전혀 필요없는 법이라는 이야기다.
문제는 이곳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책임지는 사람 하나 없다.
일본 같은 경우라면 매스컴 등에서 아주 난리가 났을 일인데...
우리나라는 문제가 터져도 그 어떤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각자도생...
문제는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면서도 지금도 계속되는 바람잡이...
마치 성장 가능성이 높은 미래 산업인양 실버타운 사업을 포장하기 바쁘다.
한국교직원공제회에서 설립, 운영하는 실버타운인 더케이 서드에이지에 입주해서 살고 계시는 분의 글을 옮겨왔다.
The-K 서드에이지 유감(遺憾)
나의 인생 후반 6년여를 창녕에 있는 The-K서드에이지에서 보냈다. 비교적 안정되고 풍요로웠다고 할 수 있다. 내 생각이지만 이 시설은 4성급 호텔의 시설과 설비를 갖추고 있다고 보며 행정직, 보건직, 기술직 직원들이 입주 회원을 항시 보살피고 있어서 불편 없는 삶을 누릴 수 있었다.
캠퍼스도 아름답게 조경이 되어있어서 전원생활을 누릴 수 있었고 산야의 아름다움은 낭만적 생활을 가능하게 하였다. 캠퍼스에는 철 따라 아름다운 꽃이 피고 과실수에 열매가 맺어서 입주자들을 즐겁게 해 주었다. 이곳에 입주한 분들은 대개는 교직 생활을 한 분들이다. 평생 교직 생활을 하고 노후를 이곳에서 근심 없이 보내고 있는 편이었다.
회원 간의 동호회 활동 역시 회원들의 활력을 높이는 동인(動因)이었다. 그라운드골프, 색소폰동호회, 오카리나동호회, 서예동호회, 바둑동호회, 합창반, 미술동호회 등등이 활발하였다. 노년을 활력 있게 보내는 힘이었다. 시설 면에서도 사우나, 수영장, 피트네스, 스크린골프, 노래방, 당구장 등이 갖추어져서 건강 유지를 도왔다.
The-K서드에이지는 2007년 11월 영업을 개시하여서 오늘까지 13년여를 운영해왔는데 2021년 3월 24일 한국공제회 The-K서드에이지의 대표이사이신 박석배 씨(한국교원공제회 사업운영부장)와 그 일행이 창녕에 와서 우리 입주 회원을 모으고 사업 중단을 통고하게 되었다. 2021년 8월 말까지만 운영하고 폐쇄하겠다는 통보이다.
입주 회원들은 경악(驚愕)했고 망연자실(茫然自失)했다. 할 말을 잃고 대표이사의 말을 들었고 주어진 시간 1시간은 지나갔다. 일방적 통보였다. 생각하고 토의할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전연 없는 상황에서 통보의례는 끝났고 회원들은 무책임한 이들을 뒤에서 성토하게 되었다.
내가 입주한 2015년 5월 나의 입주순서가 147번이 이었으니 147가구가 살고 있었다는 말이 된다. 그런데 오늘은 83가구가 남았으니 내가 입주할 때에 비해 43%가 줄었다는 이야기이다. 회사는 운영에서 오는 적자를 메우기에 힘들었고 극단적 선택한 것이 사업 중단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는 무책임한 처사이고 이런 결과는 수년 전부터 예상되었던 일이다.
오늘의 사태를 불러온 첫째 이유는 회사의 방만(放漫)하고 경직된 운영이었다. 이 위에 주인의식이 없는 운영자들이 무책임한 운영을 한 결과이다. 이는 우리 사회의 공기업이 갖는 일반적 특성이다. 권한(權限)은 갖는데 책임은 지지 않는 행태(行態)라 하겠다. 그에 따른 피해자는 누구이겠는가!
둘째, 우리 문외한이 보아도 사태가 심각한데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었던 운영자들이 있어서 오늘의 결과를 불러왔다. 2017년 1월 입주 가구 141, 입주 회원 195명, 2018년 2월 입주 가구 136가구, 입주 회원 190명, 2019년 2월 입주 가구 116, 입주 회원 158명, 2020년 2월 입주 가구 97, 입주 회원 127명, 2021년 1월 입주 가구 85, 입주 회원 110명, 2021년 3월 입주 가구 83, 입주 회원 104명이었다. 급격히 감소한 것은 2018년 이후이다. 이때는 어떤 때인가? 문제는 분명하다. 코로나바이러스 19의 문제가 아니었다. 회사는 입주 회원 감소에 대한 진지한 분석이 없었고 돈만 드는 체험 인원만 늘려왔다고 보인다.
셋째, 회사는 독선적 경영을 해왔다. 입주 회원은 생활비만 내고 편안히 지내고 경영은 회사가 책임지겠다는 태도를 견지해 왔다. 이런 실버타운은 입소문이 중요하고 입주 회원이 주인의식을 갖고 같이 만들어가야 활성화가 될 것인데 아주 중요한 발전의 한 축을 제외하고 운영해왔다. 그리고 회사는 이번과 같은 무책임한 처사를 아주 쉽게 결정했다.
현재의 문제점을 보도록 한다
첫째, 현재 회원의 상황을 보면 세월이 지나서 입주회원들의 연령은 상당히 높아졌다. 60, 70대가 입주해서 70, 80대가 되었고 이제는 90대 회원의 수도 적지 않다. 고령화가 된 것이다. 내가 입주한 2015년만 해도 회원들의 발걸음이 활발했는데 지금은 그런 모습을 보기 힘들다. 비교적 젊은 층이 빠져나간 것도 있고 입주 회원의 나이가 많아진 이유도 있다. 이 노인들이 어디에 가야 하는가? 회사는 생각을 해 보았는지 묻고 싶다.
둘째, 입주 회원은 의무로 2년을 거주해야 한다. 오늘 회사를 접을 생각이었다면 2년 전부터 신입회원은 받지 않았어야 한다. 그런데 입주 1년이 되지 않은 회원도 다수 있다. 거대 한국교원공제회가 계약을 파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안다.
셋째, 이곳에 입주할 때 집을 처분하고 입주한 회원이 많다. 알다시피 최근 10년여에 집값 폭등으로 다시 집을 사서 나가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여기 집을 정리하고 입주한 분들은 평생을 살려고 온 분들이다. 몇 년을 더 살는지 모르나 남은 몇 년의 여생이 한국공제회 때문에 망가진다면 공기업으로서 공제회는 어떤 책임을 져야 할까요?
넷째, 지금은 코로나바이러스19로 사회가 위축되어있는 시기이다. 이동도 자유롭지 못하고 더욱이 이사(移徙)와 같은 일을 하기에는 아주 부적절한 때임을 모두가 아는 것이다. 그런데 이 어려울 때 한국교원공제회는 이런 문제를 제기해야 했는가? 미국에서는 세입자를 퇴거시킬 수 없는 법을 만들어 시행하는 주가 많다. 하물며 더케이서드에이지와 같은 실버타운은 말할 것이 없다. 한국교원공제회는 시세를 모르는 무책임한 처사라고 생각지 않는가!
입주민이 바라는 바는
첫째, 우리는 계약에 의해 입주했으니 일방통보로 끝낼 수는 없다. 입주민과 협의로 결론을 내야 하므로 한국교원공제회의 일방적 결정은 수용할 수 없다. 대의원회에서 결론을 냈다는데 그들이 이곳의 사정을 어느 정도로 아는가? 한국교원공제회 대의원 제위에게 물어보고 싶다. 이 일은 상대가 있는 일인데 공제회 측 생각과 입주 회원의 이야기를 다 들어 보았는가? 정중하게 대답해 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재검토해주기 바란다.
둘째, 사회계약은 왜 필요한가? 상호존중의 의미가 내포되어있다. 입주 회원의 의견 없는 일방적 결정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입주 회원은 최소 2년간은 거주해야 한다. 그렇다면 회사청산도 최소 2년여의 유예기간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셋째, 거대 공기관으로서 한국교원공제회는 목전의 이익에 메이지 말고 전 교직원의 복지가 무엇인지? 그리고 한국교원공제회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현명한 판단(判斷)을 내려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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